내 것들/산문, 수필, 칼럼

지금도 공부 중

꿈꾸는 세상살이 2020. 1. 20. 06:58

지금도 공부 중

 

어제 모임은 중식당에서 진행되었다. 업종으로는 시내에서 가장 크다고 했고 최근에 지은 식당이라며, 느긋하게 만찬을 즐겼다. 상호를 보더라도 중국 중에서 가장 큰 도시라는 이름을 따온 곳이었다. 물론 먹어야할 음식도 많았고 정말 말도 많았다.

시험? 그까이~ ... 자꾸 외우면 되잖아!’ 외쳤지만 살다보면 쉬운 일이 없다는 것이 실감난다. 매사는 곳곳마다 진을 치는가 하면 부비트랩을 설치해놓았으며, 생각대로 호락호락하겠느냐고 은폐엄폐는 물론 매복도 부지기수다.

그러니 살얼음판을 건너고 한발 두발 조심스레 나가는 길이라서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인생길旅程이다. 돌다리도 두드리라는 말이 정답인가 싶다. 그러나 바쁘다면서 무슨! 누가 돌다리를 두드리겠냐?’ 막무가내를 내뱉었다가 바로 블랙아이스로 돌아온 부메랑이 되었고, 정말 어려운 문제는 풀 수 없는 난치(難治) 문항으로 남고 말았다.

현재는 변경된 사법고시와 행정고시, 외무고시를 비롯하여 입법고시라는 생소한 부문도 있다. 삶이 그것뿐일까? 전문기능을 실증(實證)하는 필요충분조건에 충족시켜야만 합격증을 부여하는 기술고시도 있고, 임용고시, 중개사, 변리사, 회계사와 계리사, 법무사, 도선사 등등 모든 항목이 바로 인생사를 다루는 자격증이다.

차치하고 서두른다면 운전면허증, 항해사, 기관사, 조리사, 요양사, 영양사, 항공사, 졸업검정고시, 치위생사, 물리치료사, 언어치료사, 경매사, 보험설계사, 관광안내통역사, 문화관광해설사, 숲해설사 등도 거쳐야 하는 과목이다. 정말 모든 것들이 나의 인생을 엮어가는 세상이다.

그러나 정말, 진짜로 내 인생을 프리상태로 녹녹하게 주무르는 부분도 존재한다. 내가 느끼는 것은 바로 술이다. 어제도 동행인들은 나에게는 술을 권유하지 않았기에 나는 즉각 반향(反響)도 하였다. ‘? 즐기세요?’ ‘아니!’ ‘그럼 왜 술을 주지 않느냐고 물어요?’ ‘그것은 바로 바로...’ 잇지 못했다.

이러다 내가 물러서면 안 되겠다 싶어서 뱉어냈다. ‘그러나 내가 할 말이 없겠냐?’ ‘그래서요.’ ‘나는 술을 배우지 않아서 그렇지 술을 마시라는 법도 있냐?’ 그러나 나에게 돌아온 것은 다음과 같은 멘붕이었다. ‘그럼요~ 국회의원 판검사, 경찰, 도시군의원, 하늘의 별, 공무원 등과 그 가족들은 프리패스권이 있었잖아요그러자 나도 변명을 해보았다. ‘프리패스권? 미안! 나는 아직 시험을 안 보았어. 술 마시는 권리를 부여하는 면허증이라는 제도를 몰랐어. 정말 미안해.’ ‘그러세요. 공부 좀 하시라고요!’ ‘자 그럼 마무리. 술권증을 따고 따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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