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의미 / 한 호철
사랑은 상호간에 주고받고 하는 것이지만 역시 주는데 더 가치가 있는 것 같다. 옛날 동화의 한 부분을 인용해보면 어느 왕이 딸의 병을 고치기 위하여 큰 방을 붙였다. 지금 공주가 웃지 않는 병에 걸려있는데 이 병을 고치는 자에게 나라의 절반을 주며, 사위로 삼겠다는 내용이었다. 너무나도 큰 상금 때문에 조그마한 재주라도 가진 많은 사람들이 다녀갔지만 별 효과가 없었다. 어느 날 건너편 산 중턱 갑부의 아들이 세상에서 가장 좋은 망원경을 가지고 창너머로 그 내용을 보았고, 동생에게 이야기하여 둘째가 가지고 있던 날으는 요술 양탄자를 타고 왕궁으로 단숨에 도착했다. 그리고는 셋째 아들이 가지고 있던 만병 통치 특효 사과를 왕에게 바쳐서 그 공주가 병이 낫게 되었다. 그러나 이 세 아들들은 각자 자기의 공로가 더 크므로, 자신이 왕의 사위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자 왕도 고심하게 되었다. 결국 솔로몬의 지혜를 빌어 셋째 아들을 택하게 되었는데, 그 이유인즉 첫째와 둘째는 각자 소유한 그 신비의 물건들을 아직도 소유하고 있는데, 셋째는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그처럼 소중한 신비의 명약을 이미 공주에게 주어버린 후였기 때문에, 그의 공로를 인정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것이었다. 이 말을 듣고 보니 역시 사랑이란 받는 것 보다 주는 것이 더 좋은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그것이 대가를 바라고 한 것이든, 아니면 대가를 바라지 않았던 것이든 상관없이 일단은 주었다는 것은 좋은 것이다. 대신 대가성이 있는 것이라면 그 내용에 따라서 별도로 생각해보아야 할 것 같다. 그러나 역시 사랑은 주는 것이 좋다고 본다. 사랑중의 대표적인 것은 역시 부모의 자식에 대한 사랑인데, 이것은 대가를 바라고 주는 것이 아니다. 그중 극히 일부는 대가를 바라고 주긴 하지만 그때는 이미 사랑의 범위를 벗어난 거래라고 보아야 맞을 듯하다. 세상이 힘들고 어렵더라도 아직은 우리에게 사랑을 주는 마음이 남아있고, 최소한 사랑은 주는 것이 좋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한 살아 갈만하다고 생각된다. 2002. 01.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