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세상살이 2009. 12. 24. 10:41

가을

                                  창암  한호철

 

태양이 눌러 짓이겨놓은 자리에

가을이 걸터앉았다

행여 늦을세라 바쁜 마음에

성질 급한 밤톨 또ㅡ르르 마중 나오는데

남들은 수확이라 논하지만

나에게는 불씨다

 

이놈은 대를 이어야하니

움을 틔울 산 생명.

이놈은 당장에 배불러야하니

내가 먹을 죽은 목숨.

 

저승사자에 쫓기는지 그놈을 쫓아가는지

남은 한 뼘 가을볕이 달려 나간다.

그 자리에는 한줌 온기만 엉거주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