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것들/나의 주변 이야기

예전에 살던 집

꿈꾸는 세상살이 2010. 5. 10. 11:30

예전에 창암 한호철이 살았던 집이다. 지금은 이사를 가서 다른 곳에서 살지만 그 당시의 모습을 담아두고 싶어 사진을 찍어보았다. 이곳은 황등리 317-3번지인데, 예전에는 이곳이 318번지 인줄 알고 있었다. 그 이유로는 당시 아버지께서 318번지인 아랫집에 사시다가 윗집으로 이사를 하였는데 주소를 옮기지 않고 그냥 살았다. 그리하여 윗집에서도 그냥 예전의 318번지로 통하였던 것이다. 물론 시골이라서 우체부도 살고 있는 집을 그냥 잘못된 번지로  계속하여 알고 있었다. 지금도 시골은 사람이름이 우선이고 나중에 따라 다니는 것이 번지수이지 주소인 번지가 먼저는 아닐 정도다.

 

지금은 남의 집이 되었기에 대문을 열고 들어가서 찍지는 못했다. 지은지 25년이 넘은 것 같은데 당시 전문 건축가가 지은 것이 아니라 식구들이 짓고 동네 목수 한 명을 동원하여 지은 것이기에 볼 품은 없다. 대지도 100평을 조금 넘기는 한데 집의 좌우로 공간이 있어 마당이 좁다. 집의 좌측으로 난 작은 골목길은 뒷집으로 이어지는 사도를 내준 것이다. 그러나 집은 황등산의 동남측 경사면으로 제법 전망좋은 곳에 있었다. 

이웃에 충혼탑도 있었고 활을 쏘는 관덕정도 있었다. 들어서는 초입에는 황등경로당도 있어 사는데 불편하지는 않았다. 황등리는 황등면의 소재지로 우체국과 면사무소 파출소 등 모든 기관이 몰려있고 황등초등학교와 황등남초등학교, 황등중학교와 성일고등학교, 진경여중과 여상이 따로 있는 아주 번잡한 마을이다.  

황등에서 이리로 열차통학을 할때면 이곳에서 열차 들어오는 소리를 듣고 달리기 시작하여 막 출발하는 기차를 탈 수 있는 곳이었다. 집에서는 약간 내리막길을 내 달리다가 신작로에 닿으면 평지였지만 샛길을 달리다보면 어느새 황등역의 동쪽인 열차 출발방향에 닿았던 것이다.  이것은 굽은 철로를 따라 역에 들어오는 열차가 기적을 울리기때문에 미리 예측할 수 있었다.

당시에는 집에서 철로와 들판이 내려다보였고, 열차가 오고가는 것도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고층 아파트가 들어서고 높은 집들이 생겨서 시야를 가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