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들의 새로운 일상
서민들의 새로운 일상
내가 요즘 아침 운동을 하고 있다. 그런데 이 운동은 체력단련실 이른바 헬스클럽에 가서 하는 것이 아니라 간단한 복장으로 운동장을 도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걷기운동은 많은 도구가 필요한 것도 아니고, 특별한 장소가 필요한 것도 아니다. 길을 가면 그냥 길에서 운동이 되고, 공원에 가면 그냥 공원에서 운동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일부 사람들은 특별한 장소에서 엄선된 장구를 통하여 운동을 하는 경향이 있다. 실내 체육관처럼 넓은 장소를 택하여 운동을 하여도 좋겠지만, 특정한 기술을 연마하는 방법이 아닌 일반적인 경우는 그냥 운동장을 도는 방법도 아주 좋은 방법에 속한다.
그런데 이런 방법은 나이 드신 분들이 즐겨 찾고, 젊은이들은 실내체육관이나 특정한 도구를 갖춘 전문 운동장소를 찾는 편이다. 필요한 기능을 위하여 필요한 도구를 사용하여 운동하는 것이 무엇이 문제일까 마는, 요즘 추세가 실내 운동으로 기울고 있음을 느낀다.
운동장을 도는 운동은 비가 오고 바람불면 할 수 없으니 불편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적지 않은 돈을 들여 계약한 실내 운동권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기간을 넘기는 예는 얼마나 많은가. 무엇이든지 자기 마음먹기 나름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그래서 어떤 일이든 어떤 방식이 맞고 틀리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내가 근무하는 곳에는 나보다 젊은 사람들로만 구성되어 있다. 말하자면 내 나이가 가장 많다는 뜻이다. 그런 내가 중형 스포츠유틸리티 차량을 구입할 때만 하여도 회사 내 최초라는 대명사가 따라다녔다. 그때는 부장으로 직급도 가장 높았었다. 하지만 약 5년 사이 차량 구입에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최근 유행하는 중형 승용차는 물론이며, 대형 승용차를 비롯하여 대형 레저용 차량을 구입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그런데 이 사람들을 무시해서가 아니라, 나이도 어리고 다른 할 일이 많을 것인데 차량에 이렇게 많은 돈을 들여야 하는 가라는 의문이 생겼다. 그 사람들이 나보다 수입이 많으니 그럴 것이라는 점은 인정을 한다. 그런 반면에 나보다 지출도 더 많을 것임을 감안하면 그것이 만사는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다.
최근 들어 우리 생활의 양상이 변하고 있다. 큰 집을 사야하고, 큰 차를 사야하고, 편리한 놀이시설에 가야하고, 내 몸에 많은 투자를 하여야 하고, 내가 옳다고 생각하면 그것쯤이야 실행하면 되는 쪽으로 흐르고 있다. 그것이야 자기 생각하고 자기가 판단해야 할 문제지만 예전과 많이 다르다는 생각을 해본다. 개인의 수입이 늘어났다고 하는데도 금융권의 가계대출은 늘어만 가고, 아직도 88만원 세대가 부지기수임을 생각하면 비교가 되는 대목이다. 그럼에도 그들 판단이 잘못되었다고는 할 수 없는 것이다. 그들이 귀족노조의 일원인지 아닌지는 따져볼 필요도 없이 말이다.
물론 이런 분위기를 만든 것은 기성세대임에 틀림없다. 그러기에 윗사람이 잘해야 아랫사람도 잘한다고 하였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는 말과도 같은 이치다. 그렇다면 우리 기성세대들은 왜 자신이 살아왔던 삶과 다른 생활양상을 전해주려 하는 것일까. 사실 기성세대들은 그럴 의향이 전혀 없지만 신세대의 욕구가 그런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남들과 비교하여 좀 더 우월해지고 싶고, 남들과 비교하여 좀 더 편해지고 싶고, 남들과 비교하여 좀 더 많은 것을 내 것으로 만들고 싶은 것이 현실이다. 그런데 모두가 이런 마음을 갖게 된다면 사회는 경쟁일변도가 되어 삭막해질 수밖에 없다. 그리고 경쟁이 심화되면 될수록 얻는 것이 많아지면서 잃는 것도 많아진다는 이치를 깨달아야 한다. 세상에 음과 양이 존재하듯이, 내가 나를 위하여 많은 것을 행할 때 우리를 위하여는 그만큼 소홀해진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내가 소형차를 타고 내가 헬스클럽에 가지 않는다고 하여, 남들보다 더 우리나라를 생각하고 우리민족을 생각한다는 얘기는 아니다. 내가 빚을 내어 많은 부담을 지느냐 아니면 적게 벌어도 나중을 생각하여 절약하느냐도 자신이 판단할 사항이다. 어떤 결정을 하든 그것은 자신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내는 지금 내가 살아가는 생활 양상이 어떤가를 생각해보았느냐는 것을 묻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