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장은 무사하였다.
2005년도 겨울의 격납고 전경
2005년도 겨울 눈이 많이 내린 비행장 활주로 1
활주로 2
격납고 가는 유도로
보수전 경사면 무너짐
활주로와 주변정리
활주로 중앙에서 본 한쪽방향
비행장은 무사하였다.
어제는 비가 그치자마자 바로 비행장으로 가 보았습니다. 일기예보에 의하면 태풍이 지나갈 곳이 바로 비행장이 있는 고창지역이며 집중호우나 바람이 센 중형 태풍이라고 하였기에 심히 걱정이 되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 곳에 있는 비행장의 언덕이 처음 무너진 것은 재작년 봄부터입니다. 그러나 본격적인 보수를 하지 못하고 차일피일 미루다가 배수로를 손보는 정도에 그쳤었습니다. 주위의 물꼬를 잡아주고, 무너진 곳은 비닐로 덮어두고, 다시 그 위에 흙으로 눌러 주어 바람에 날리지 못하도록 하는 정도로 넘어왔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이번의 비를 많이 가진 에위니아는 겁이 나는 그런 존재임에 틀림없었습니다. 그래서 비가 그치자마자 달려가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을 것입니다.
부랴부랴 달려가서 살펴보니 다행이도 무너지던 경사면은 작년과 재작년 그리고 올해까지 별 탈 없이 지나갔습니다. 그사이 많은 비가 오고 바람도 세게 불었지만 거의 아무런 상처도 없이 지나갔습니다.
비행장에는 단 한대의 비행기만이 우람한 격납고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그것도 작은 4인승 소형 비행기입니다. 다들 태풍을 피해 다른 곳으로 이동한 것이 아닙니다. 이 비행장은 처음부터 한 대의 비행기만이 있었으니까요.
우리나라에는 여러 비행장이 있지만 대부분 군용이거나 국가에서 운용하는 그런 비행장입니다. 그러나 여기에 국내에 단 몇 개뿐인 사설 비행장이 있으니 그 중 하나가 바로 고창비행장입니다. 그리고 제주에 있는 정석비행장과 서산의 현대비행장이 있는 정도입니다.
더 넓게 생각하여도 항공대학교가 가지고 있는 비행장이 두 개 더 있을 뿐입니다. 거기에서도 어느 단체나 그룹 차원이 아닌 개인 성격의 비행장은 고창의 비행장이 국내 유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비행장은 변방에 있고, 주변의 유동인구가 적어서 아직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머지않아 이 비행장도 제대로 된 기능을 하리라 생각됩니다. 물론 개설 후 지금까지 짧지 않은 시간이 흘렀지만 그래도 여태껏 참고 기다려온 것이었으니 조금만 더 참으면 아마도 좋은 활용이 있으리라 기대해 봅니다.
비행장은 원래 군사보호지역이 아니라 하더라도 구축물 보호지역은 됩니다. 그래서 정기적으로 점검을 받기도 하고 필요한 설비를 갖추도록 지도를 받기도 합니다. 따라서 비록 개인 소유라 하더라도 국가가 허가 해 준 비행장은 국가 기간산업에 버금가는 시설이며, 유사시 중요한 군사시설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요즘은 이러한 국가의 기간시설이나 중요 시설에 대한 인식도가 낮아지고 있는 듯 합니다.
그래서 비행장을 함부로 드나들고 간혹 시설을 훼손시킬 우려가 있는 행동도 서슴지 않는 것 같습니다. 무단 침입하여 사냥을 하는가 하면, 입구를 차량으로 막아놓고 휴식을 취하기도 하고, 넓은 길을 가로질러 간다고 울타리에 구멍을 내기도 하는 의식들을 보아 중요 시설물 보호에 대한 무관심이 만연해 있는 것 같습니다. 어쩌면 내 것이 아닌 남의 것이라서 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제는 비닐로 덮어 놓은 곳에서도 풀이 자라서 제법 무성해졌습니다. 땅도 보이지 않습니다. 간혹 비닐이 찢어진 곳으로 물이 들어가서 더 패인 곳도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이제는 그대로 아물어 버린 상처처럼 굳어져있었습니다.
이 비행장은 국도 23호선에 닿아 있습니다. 전북 고창에서 부안으로 향하는 중에 흥덕면 소재지를 지나 부안 김제 방향으로 나아가면 바로 거기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흥덕면 시가지에서 자동차로 단 1분 거리에 있는 것입니다. 면적은 자그마치 12만 여 평이나 되며 활주로와 격납고, 관제탑을 갖춘 비행장입니다. 주변에는 민가도 듬성듬성 있어서 소음도 어느 정도는 자연 산발되는 그런 곳입니다.
그리고 항시 이착륙이 이루어지는 그런 비행장이 아니라서 소음은 훨씬 덜합니다. 그런 것보다도 더 중요한 것은 시설물이 소형비행기에 적합하도록 설치되어 있어서 대형 비행기는 이착륙이 불가하여 자체 발생 소음이 적다는 것이 주민들에게 큰 위안이 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 비행장에서 비행기가 뜨고 내리면 조용하던 마을 흥덕면은 아주 바쁘고 활기찬 마을이 될 것입니다. 체험 비행을 하는가 하면, 교육비행도 하고, 사업용 비행도 가능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주변에 많은 변화가 일어 날 것입니다. 물론 벼락부자를 만들어 준다든지 졸부를 만들어 주는 그런 요술을 부리지야 않겠지만 그래도 마음이 밝아지고 생활에 활력을 가져다 줄 것은 확신합니다. 2006. 07.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