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에는 교인들이 모여 등산을 갔었다. 장소도 가까운 곳으로 하고 산도 높지 않은 산이었다. 인근에는 시에서 지은 체육시설이 있어 실내 경기도 가능한 곳이다. 마침 바람이 드세게 불고 마지막 떠나는 추위가 인사를 하는 듯한 날씨였다.
처음 계획과는 다르게 우리는 모이자마자 바로 등산을 하지 않고, 체육관에서 실내 경기를 하였다. 추위가 가실때까지 잠시 시간을 벌자는 속셈도 있고, 등산을 하기 전에 준비 운동을 하자는 계산도 있었다. 모두들 오랫만에 즐기는 경기에다가, 승패를 떠나 부담없이 즐기는 운동이라서 기분이 다들 좋아보였다.
운동 경기가 끝나고 등산은 가볍게 하였다. 산을 한 바퀴 돌아오는 데는 약간의 시간이 걸리니, 중간에서 계곡을 타고 돌아 내려오는 코스로 택하였다. 회원 25명중에 15명이 참석하였으니 이날 참석율은 역대 최고였다. 다른 때 모임은 훨씬 적은 숫자가 모였으나, 봄맞이 등산이라서 좋았는지 아니면 시간적으로 좋았는지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나와서 참석한 모든 회원들이 기뻐하였다. 세상에 살면서 항상 기뻐하고 즐거운 일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도 해본다.
다 다음 주일인 3월 29일은 전교인 택시 타고 교회가는 날로 정했다. 예전에 실시하던 일이건만, 이번에 교회가 이사를 하고 내부 수리를 하는 바람에 정신이 없어 늦추고 있던 일이었다.
그런데 교회에서 숙제를 내 주었다. 그날은 교회 버스도 운행하지 않으니 반드시 택시를 타고 오라는 것이야 물론이지만, 개인 승용차도 타지 말라고 엄명이 내렸다. 거기까지도 이해가 간다.
그런데 가까운 곳에 사는 사람도 반드시 택시를 타고, 한두 블럭을 돌아서 교회로 오라는 것까지 지시를 하였다. 택시를 타려면 그정도 거리는 되어야 타는 사람도 그렇고 기사분도 미안해 하지 않는 다는 것이 그 이유다. 그것도 이해가 간다. 왕복 택시요금을 개인이 내지 않고 교회에서 지불하니 교회가 시키는 데로 하는 것도 당연하다 하겠다.
그런데 숙제는 다른 것이었으니, 교회가 알려주는 문장을 외워오라는 것이다.
'태워 주셔서 감사합니다.' ' 남중교회까지 가주십시오.' ' 요즘 경제가 어려운데 힘내십시오. 남중교회는 익산시민과 함께 합니다.' 이런 내용이다.
그런데 올해는 한 구절이 더 늘었다. '있다가 8시에도 택시타고 갈 것이나 그때 남중교회 앞으로 오십시오.'
택시를 타고 교회에 왔는데 마치고 돌아갈때에도 택시를 타고 갈 예정이니 그 시간에 맞추어 교회앞으로 와 달라는 내용이 추가된 것이다.
이글을 쓰는 나는 천천히 생각하면서 쓰고 있지만, 여러 문장을 안 보고 위워야 한다고 생각하니 머리가 좋지 않는 나로서는 부담이 백배다.
얼마 살지도 않은 인생이지만, 얼마 다니지도 않은 교회생활이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교회 다니기도 힘들어진다. 그래도 아직까지는 다닐만한 교회라는 생각이 들어 숙제가 없는 교회로 옮길 생각은 없다. 다음에 책을 한 권 외워오라든지 또는 나로서는 도저히 처리하기 힘든 숙제를 내준다면 몰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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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지난 번 택시타고 교회오기의 아침 6시40분경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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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교회가 이사를 하였으니 어떤 모습일지 자못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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