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이섬.
많은 이야기를 남긴 경영의 신화적인 남이섬.
이런 남이섬에서도 남이장군묘를 아니 보면 다 보았다고 할 수 없다. 남이섬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그 원조이기 때문이다. 남이장군의 설명은 생략.
서울에서 가다가 남이섬으로 꺾어 들어가기 전에 가평 읍내를 들러 간식을 사려했다. 마침 큰편에 속하는 마트가 입구에 있어 반갑기도 하였다. 그런데 케이마트에 들러 뭔가를 사고 들어간 도로로 나오려고 우회전을 하였다. 하지만, 그 길은 우회전을 하면 그냥 한바퀴 돌아서 춘천쪽으로 가는 우회전 전용길이었다. 들어가는 길이나 나오는 길이나 모두 일방통행 도로였다. 그러나 난 일방표지판을 보지 못했다.
그리고 만약 케이마트에서 물건을 산뒤 주차장에서 중앙선이 잘라지지 않은 도로를 따라 좌회전을 하였으면 그냥 직진할 수 있었는데, 마음이 약하여 그것을 못하고 도로를 따라 우회전을 하고 보니 그렇게 춘천방면으로 난 길이었다. 남이섬에 가는 사람들이 그렇게 많을 터인데 처음오는 사람은 잘 몰라도 된다고 이런 도로를 만들어 놓다니 참으로 야속하였다.
어쩌면 남이섬은 가평에서 버림받은 유원지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사람들은 남이섬을 욕하는게 아니라 가평읍군을 욕하니, 가평군은 이 욕도 달게 받게 받겠다는 것인지 그것도 잘 모르겠다. 비록 남이섬은 행정구역상으로 춘천시에 속한다 하더라도 , 남이섬을 가기 위하여 가평을 들러야만 한다면 이 얼마나 복 받은 가평인가. 남의 관리하에 있는 유원지를 손 하나 안 대면서, 오가는 모든 사람들을 관리하고 있으니 말이다.
혹시 나보고 이정표를 잘못보았다고 할까봐 그냥 도로를 따라 돌았다. 춘천쪽으로 그냥 그렇게 ... 그런데 강을 건너 조금 가다보니 신호없는 교차로 분기점을 만들어놓아 다행인데, 거기서도 남이섬 푯말은 보이지 않았다. 마침 나는 잔뜩 긴장하여 이 길을 유턴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으니 그나마 다행이었다.
그런데 읍내에 들어오니 또 다른 난관에 부딪쳤다. 분명 남이섬쪽으로 죄회전을 해야 된다고 생각하는 찰나, 남이섬 좌회전 금지 표지판이 보였다. 이러면 남이섬에 갈 수 없는데 하는 생각에, 저 앞에서 미리 안내를 하여 돌아가도록 해주지 하는 야속함이 앞을 가린다. 이렇게 되면 서울방향으로 다시 가다가 시골 어디선가 돌아와야 한다고 생각하니 영 기분이 상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그냥 신호를 위반하고 가보자고 마음 독하게 먹고 좌회전 차선에 섰다. 그런데 앞차들도 모두 좌회전 차선에 서고 그나마 좌측 방향 지시등까지 켜고 있었다. 신호등을 보니 분명 좌회전이 있는 신호등으로 등이 4개가 있었다.
남이섬은 서울쪽에서 오거나 춘천쪽에서 오거나 모두 391번 도로로 꺾어져야 한다. 그런데 이 391번은 도로는 75번 도로를 따라 가다가 갈라지는 도로다. 그런데 46번 도로에서 75번 도로로 좌회전을 하지 말라니, 이것은 분명 춘천쪽에서 오는 사람들은 가평을 지나쳐 서울쪽으로 가다가 어느 시골에서 유턴하여 오라는 말이다. 그러나 막상 가평오거리 신호등 아래에 오니 모든 차들이 줄을 서있었고, 잠시 기다리니 신호도 좌회전을 하라는 신호가 들어왔던 것이다.
그리고 모든 차들이 좌회전을 하였다. 물론 나도 마찬가지.
정말 기분나쁜 가평이었다. 그런데 내가 오늘 가평에 도착하기 전까지는 나에게 가평은 좋은 인상을 준 고장이었다. 내가 32년전 소위를 달고 처음 방문한 도시가 가평이었다. 가평은 당시 군인 자형과 누나가 살던 곳이었고, 집에가면 우물 안쪽 벽은 두레박에서 흘린 물이 얼어붙어 겨우 두레박 하나가 들어갈 정도로 살이 쪘던 우물 내부도 기억나고, 현리 기계화부대나 청평 유원지는 당시로서는 가히 아름답기만한 곳이었다. 그런 나에게 가평은 실망을 안겨 주었다. 내가 가평에 많은 쓰레기를 버리고 가는 것도 아니고, 내가 가평에서 난개발을 하여 어지럽히는 것도 아니고, 내가 몇 백명씩 몰려와서 시끄럽게 소음공해를 주고 가는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불편하게 만드는지 모르겠다.
교차로 이름은 가평5거리인데, 도로 표지판의 그림은 삼거리이다. 이것은 오거리의 도로가 모두 한 곳에서 퍼져 나가는 방사선 모양의 5거리가 아니라 길이 조금 빗나간 오거리라는 뜻이다. 그렇다면 정식 명칭도 오거리가 아닌 삼거리라고 해야 맞을 것이고, 더구나 차량이 많은 삼거리에서 좌회전을 하지 마라는 것은 현실을 무시한 행정편의 위주의 결과라고 보여진다. 그것도 가평읍내 사람들은 가지도 않고 순전히 관광객들이 사용할 도로라면 말이다. 정말 이 표지판은 가평에 사는 사람들이 눈감고 가거나 술먹고 가도 길을 훤히 아는 그런 도로 안내판에 지나지 않아, 객지 에서 오는 사람들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탁상행정의 표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평에도 복잡한 오거리가 있다고 자랑하고 싶다면 차라리 오거리교차로 대신 오거리유원지를 만드는게 맞을 것이다.
그런데 남이섬에 들어오니 생각보다 너무나 많이 개발을 한데 놀랐다. 가는 곳마다 사람의 손이 미치지 않은 곳이 없고, 게다가 10m도 가기 전에 다시 개발을 하여 이곳이 자연을 간직했다고 소문난 섬인지, 아니면 돈을 많이 들인 도심속의 유원지인지 구분이 안되었다. 그나마 체면을 세워주는 것은 곧게 뻗은 나무들이 숲길을 이루고 있는 정도였다. 어디에 있든 돈을 들여 개발한 곳을 보기로 하면 굳이 이렇게 멀리 까지 올 필요도 없을 것인데 조금은 아니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이제 남이섬은 자연을 간직한 숲이 아니라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개발의 현장이 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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