쟁기와 멍에를 보았다. 직접 소에 씌우고 일을 시키는 모습을 본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러한 물건을 보았다는 것으로도 옛날 생각이 나기에 충분하였다. 요즘에는 소나 말을 이용한 쟁기와 멍에를 이용하는 것보다 기계를 이용하는 것이 편리하고 관리하기도 좋으며 효율도 좋아 거의 없어진 것들이다.
그런데 오늘 시골집 처마밑에 걸려있는 쟁기를 보았다. 농구 박물관이나 부잣집에서 보기 좋으라고 놓은 것도 아니고, 전통 찻집이나 상업적으로 내 건 모습이 아니었다. 시골집에서 자기가 사용하던 것을 하찮다고 버릴 수도 없어 그냥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최소한 토사구팽은 할 수 없음을 잘 알고 있는 것이다.
모양새로 보아 아주 오랫동안 사용했던 것이 분명하며, 아주 오래전에 사용하였던 것임도 분명하였다. 곁에 있는 멍에도 마찬가지다. 요즘 실물을 보기도 어렵지만 그보다 닳고 닳아서 얇아진 모습이 내 마음을 아프게 한다. 그동안 소는 얼마나 허리가 휘었을 것이며, 얼마나 많은 짐을 싫어 날랐을 것인가 생각하니 마음이 짠하다.
반면, 그러한 수고가 있었음으로 해서 우리가 편하게 생활할 수 있었다고 생각하면 고맙기 그지없는 일이다.
예전에는 각종 농구를 보관할 장소가 마땅하지 않아서 이렇게 처마밑이나 화장실, 헛간 등에 매달고 쌓아서 보관하곤 하였었다. 물론 장소가 부족하여 이렇게 하였지만 그래도 눈에 들어오니 찾기도 쉽고 비도 맞지 않아 좋은 점도 있었다.
멍에는 V자 모양의 나무가 소의 목 뒤에 얹히는 것이며, 그림에서 위에 있는 타원의 형태가 바로 소의 가슴에 닿아 묶어주는 곳이다. 다시 말하면 거꾸로 뒤집어 놓아야 하지만 농부는 항상 힘들게 일하는 멍에도 한때쯤 쉬라고 이렇게 거꾸로 메달아 놓았다.
다발로 된 대나무 뭉치 말고 그 가운데 조금 굵은 대나무가 하나 보인다. 이 대나무는 끝쪽에 구멍을 뚫고 나무로 된 축을 넣어 잘 회전이 되도록하여 사용하는 추수도구다. 말하자면 도리깨라는 농구인데 마른 작물을 털어내는 도구다. 특히 콩을 꺾어 �혀 말린 후 이 도리깨로 두드려서 바짝 마른 콩깍지가 부서지거나 벌어지도록 하면 콩만 쏙 빠져 수확이 되는 것이다.
대나무를 쪼개어 다발로 묶어 놓은 것은 모를 심기 위한 못자리용 대나무다. 이렇게 활처럼 휘어서 그 위에 비닐을 덮어 볍씨가 싹이 잘 틔도록 보온해 주는 뼈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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