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보아서 좋은 것/익산 00 교회 이야기

교회 종소리는 어떤 소리인가

꿈꾸는 세상살이 2007. 12. 9. 17:18
 

교회 종소리는 어떤 소리인가.

 

어디선가 닭 우는 소리가 들렸다. 두세 번 홰를 치는가 싶더니 이내 우렁차게 들리는 소리, 그리고 뒤이어 확인하는 소리까지 닭울음소리가 분명하였다. 이 소리는 어둠을 헤치는 소리이며 동시에 시각을 알리는 소리였다. 이 소리를 듣고 사람들은 활동하기를 멈추며, 어둠의 세력들은 활동하기 시작하였다.

 

요즘 같은 시내에서도 새벽 닭 우는 소리는 분명 양지와 음지의 경계를 알리는 소리이며, 나아감과 멈춤을 알리는 소리였다. 툭툭 홰를 치는 모습은 세상에 두려울 것이 없다는 증거이며, 선홍색의 도톰한 벼슬은 최고의 권위를 상징하였다. 거기다가 울을 넘는 소리는 휘하를 호령하며, 영역의 한계를 알리는 구분점이기도 하였다. 날카로운 발톱은 마귀를 물리치기에 부족함이 없고, 튼튼한 다리로 한발 한발 내딛을 때면 믿음직한 호위무사의 대장에 진배없다. 사람들은 닭 울음소리를 듣고 가솔이 무탈함을 알았다.


한동안 잠잠하더니 개 짖는 소리도 들렸다. 개는 사람에게 있어 가장 충성을 보이며, 목숨까지도 불사하는 영물이다. 추운 겨울날에도 개는 오로지 주인을 위하여 보초를 섰다. 작은 소리에도 귀를 기울이고, 미세한 냄새에도 민감하게 반응을 한다. 

 

자신이 할 수 있는 경우는 물고 뜯고 혼자서 처리하지만, 힘에 겨운 상대를 만나면 미리부터 경계를 하고 응원군을 청하기도 한다. 주인은 이런 충성스런 개의 행동을 통하여 대비를 할 수가 있다. 인기척도 없고 아무런 변화가 없는 밤에도, 사람에게는 들리지 않고 보이지 않는 속에서도 분별하는 혜안을 가지고 있는 때문이다.

 

개는 캄캄한 밤에 허공을 떠다니는 죽음과 사망의 권세들을 보고 경계하는 신호를 보내기도 한다. 꿈속에서 헤매는 주인을 깨워 조심하라는 보고를 하며, 동료들과 합세하여 직접 대항하기도 한다. 사람들은 이런 개를 가까이에 두고 사람이 먹는 음식으로 또는 사람이 덮는 이부자리를 주어 보답하기도 한다. 무슨 일이 있는가 근심하는 창문너머 밖에는 아무런 기운도 없다. 어둠에 쏘다니던 것들이 벌써 달아난 것일 게다.


한바탕 어수선 하던 분위기를 가라앉히고 잠을 청하려는데 때앵~ 때앵~ 종소리가 들린다.  요즈음엔 소음공해라 하여 많이 사라졌지만 아직도 가끔씩 들리는 교회 종소리다. 이 소리에 모든 사람들이 안도의 숨을 쉰다. 교회에 나가거나 나가지 않는 사람을 가리지 않고 마음이 평안해짐을 느끼는 소리다. 기나긴 밤의 어둠을 물리치고 밝은 빛의 불씨가 되는 개벽의 소리다. 사나운 발톱과 용맹스런 충성심을 가진 가축에게 천군만마의 힘을 더해주는 종소리다. 어둠의 권세를 일거에 물리치고 오로지 밝은 새날이 있을 뿐이다.  

 

사람들은 이제 활기를 띠고 움직인다. 땡그렁 땡~ 땡그렁 땡~ 두부장수도 지나가고, 찹쌀떡 메밀묵 장수도 지나간다. 요즘 들어 콩나물과 해장국 장수도 등장하였다. 많은 사람들이 분주한 아침을 맞고 있다.

 

그들 속에 교회를 향하는 발걸음이 있다. 차가운 공기를 가르며 종종걸음으로 걷는다. 이번 시험에 좋은 성적을 얻기를 바라는 부모마음도 있다. 이들은 구하는 당사자와는 직접 관계가 없는 사람들이 가지는 마음이다. 어떤 사람은 아픈 몸을 이끌고 가는 사람도 있다. 그는 교회에 가는 것이 힘든 고행이지만 그래도 차가운 공기를 마시며 숨가쁘게 가고 있다. 어떤 사람은 취업에 대한 조바심을 가지고 가는 사람도 있다. 따지고 보면 교회에 갈 시간에 한 곳이라도 더 알아보고 준비를 하여야 할 형편이지만, 그래도 교회에 가는 길을 택하고 있다. 또 다른 사람은 어제 일에 대한 감사의 표현을 하고 싶은 사람도 있다. 행복한 가정이 있고, 건강한 몸이 있으며, 일할 곳이 있음에 감사하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축복에도 감사하며, 작은 시련에도 감사할줄 아는 사람들이다.

 

교회에 가는 사람들은 각자의 고민과 바람을 간직하고 있지만, 그들이 가지는 공통점이 있다. 교회는 그들을 어루만지고 감싸준다. 교회는 그들을 영육간에 축복한다. 교회는 십자가를 통하여 지은 죄를 사하고 용서한다. 이런 연유로 교회에 가는 사람들은 고통 받고 힘든 상태에서도 마음의 평화를 얻고 거듭남을 입는 것이다.

 

새벽 종소리는 어둠의 권세를 물리치고 밝음을 부르는 그 시작인 것이다. 교회의 종소리를 통하여 새로운 하루를 열듯이, 우리 인생에 있어서도 새로운 삶을 여는 순간이 되기를 기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