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보아서 좋은 것/독립, 독도, 위안부, 일본 이야기

中 "아베의 물타기 사과는 진정성 시험서 불합격"(종합)

꿈꾸는 세상살이 2015. 8. 15. 00:04

中 "아베의 물타기 사과는 진정성 시험서 불합격"(종합)

"'언어적 트릭'으로 줄타기..무라야마 담화에서 후퇴" 관영 신화통신 영문논평 발표..중국 외교부 밤늦게 공식 논평 예정연합뉴스 | 입력 2015.08.14. 22:08 "'언어적 트릭'으로 줄타기…무라야마 담화에서 후퇴"

관영 신화통신 영문논평 발표…중국 외교부 밤늦게 공식 논평 예정

(베이징=연합뉴스) 이준삼 특파원 =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14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전후 70년 담화(아베 담화)에 대해 "아베의 물타기 사과(watered-down apology)는 '진정성 시험'(sincerity test)에서 불합격(fails)했다"고 비판했다.

신화통신은 이날 저녁 발표한 논평(영문판)에서 아베 총리가 역대 내각의 사죄를 언급하며 이웃국가들과의 화해를 향해 한 걸음 더 내딛기를 희망했지만 "너무나 기본적이어서 피할 수 없는 (반성·사죄·침략·식민지배 등의) 용어들을 조심스럽게 조정된 문맥(calibrated context)에 넣음으로써 사죄는 최대한 물타기(희석)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또 이는 이웃국가들과의 신뢰를 쌓기 위한 측면에서 볼 때 "단지 '망가진 출발'(clipped start)"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신화통신은 일본 안팎에서 주시하는 가운데 아베는 자신의 기반이 되는 우익세력을 만족시키는 한편 일본과 이웃국가들과의 관계를 더는 악화시키지 않기 위해 시도하면서 '언어적 트릭'으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했다고 지적했다.

희석된 담화는 근본적으로 볼 때 1995년 무라야마 도미이치 전 총리가 발표했던 일본의 식민 지배와 침략 전쟁을 인정하고 사죄한 담화(무라야마 담화)에서 후퇴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분명한 사과 대신 "우리의 사죄 입장을 유지한다" 등과 같은 비비 꼬아놓은 수사로 가득 차 있다며 이는 일본과 이웃국가들의 관계를 괴롭혀온 아베 총리의 뿌리 깊은 역사적 수정주의에 대한 결정적 증거라고 거듭 몰아붙였다.

반면, 무라야마 담화에 대해서는 "용감하고 솔직하게 일본의 전쟁 과거를 인정하고 전쟁 범죄에 대해 '깊은 후회', '마음으로부터의 사죄'를 표시했다"고 치켜세웠다.

신화통신은 아베 총리가 "차세대 사죄가 불필요하다"고 언급한 대목에 대해서도 "그는 (자신의) 한 번의 사죄로 역사의 페이지를 닫을 수 있다고 말하는 것 같다"며 "그러나 일본의 침략으로 고통받은 국가들은 일본이 공포스러운 히로시마, 나가사키 원폭 피해를 항상 기억하는 것처럼 어두운 역사를 결코 잊을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같은 내용의 전후 70년 담화는 결국 일본과 이웃국가들과의 신뢰를 증진하는데 실패한 것이며 아베 총리가 지금까지 선전해온 '보통국가'의 꿈 역시 결코 가까워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신화통신은 끝으로 "물타기한 사죄는 일본의 이웃국가들과 국제사회의 (일본에 대한) 경계심을 결코 완화할 수 없다"며 "세계는 앞으로 계속해서 일본의 역사에 대한 언행을 주시해야한다"고 촉구했다.

신화통신 논평은 사실상 중국 중앙정부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는 만큼, 중국 외교부 역시 상당히 강한 어조의 논평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실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현재 '아베 담화'에 대한 논평을 준비하고 있다며 이날 밤 늦게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jsl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