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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운동가 후손 최현열씨, "양심없는 일본, 박근령에 분노"

꿈꾸는 세상살이 2015. 8. 15. 00:07

독립운동가 후손 최현열씨, "양심없는 일본, 박근령에 분노"

분신 전 남긴 최씨 자필성명…1차 수술 받고 2주 후 피부이식 수술 예정머니투데이 | 김종훈 기자 | 입력 2015.08.14. 22:02

[머니투데이 김종훈 기자] [분신 전 남긴 최씨 자필성명…1차 수술 받고 2주 후 피부이식 수술 예정]

지난 12일 일본대사관 앞에서 분신한 독립운동가 후손 최현열(80)씨는 성명서에서 위안부 피해자를 외면하는 일본의 무책임한 태도와 박근령 여사의 최근 발언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시민단체 '일본대사관 앞 분신 최현열 선생 시민사회 대책모임'은 1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전국보건의료노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씨가 남긴 '칠천만 동포에게 고함'이라는 제목의 A4 용지 8장 분량의 글을 공개했다.

↑ 일본대사관 앞 분신 독립운동가 후손 최현열 선생 시민사회 공동대책 준비모임 회원들이 14일 오전 서울 영등포동 보건의료노조 회의실에서 일본대사관 앞 분신 최현열 선생 대책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최씨는 지난 12일 일본 정부를 규탄하며 분신을 시도했다./ 사진=뉴스1

최씨는 글에서 "저는 애국자는 못 됐어도 선친께서 항일운동을 하셨기에 평상시에도 항일문제를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었다"며 "지금은 광주 전남 근로정신대 시민모임의 일원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 12일 오후 일본대사관 앞에서 분신한 최현열씨(80)가 남긴 글./ 사진=뉴스1

최씨는 "올해가 광복 70년이란 세월이 흘렀기에 이제는 모두 잊고 싶은데 일제 시대에 피 흘리고 살아온 과거사의 끈은 왜 그리 길고 슬픈지"라며 "속에서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불타는 정열을 잠재울 수가 없고 가슴이 터질 것 같아 바른 역사 찾기 위해 이곳까지 찾아왔다"고 당시 심경을 밝혔다.

최씨는 위안부 피해자 문제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는 일본에 대해 "양심이라고는 눈꼽만큼도 없는 왜놈들은 아직도 자신들이 저지른 과오를 뉘우칠 줄 모르고 있으니 뻔뻔한 행위를 보고 더는 참을 수가 없다"고 썼다.

최씨는 과거사를 청산하지 못한 현실에 대해서도 불만을 표했다. 그는 "광복이 돼 나라는 찾았어도 친일파 민족반역자들과 일제에 동조했던 부유층 그리고 영어나 소련 글을 좀 배웠다는 친미·친소주의자들은 실권을 쥐고 나라를 다스리고 있다"며 "독립유공자들의 자손들은 거리를 헤매고 있지만 한일관계를 우리 손으로 해결해 놓은 것은 하나도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최씨는 특히 "이웃(일본)을 탓하지 말고 우리 손으로 (위안부 피해자들을) 챙기자"라고 최근 발언한 박근령 여사에게 일침을 가했다.

최씨는 "전 국민더러 들으라고 아버지의 얼굴에 피칠을 하고 국모인 언니의 가슴에 대못을 박고 전 국민이 분노를 터트릴 그런 막말을 세계인이 지켜보는 앞에서 까발려야 되겠냐"며 "이런 친일파 민족반역자는 역사와 온 국민의 심판을 받아야 마땅하다"고 꼬집었다.

그는 또 "이대로 놔두면 언제 한일문제가 풀릴지 모르니 전 국토를 향해 전 세계를 향해 온 힘을 다해 보도나팔을 불어 달라"며 "세계를 향해 일제의 만행을 알리는 힘찬 언론나팔을 불어 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최씨는 오전 10시30분부터 2시간 동안 한림대 한강성심병원에서 죽은 피부를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다. 최씨는 여전히 기계호흡기를 부착한 상태며 약 2주 뒤 피부이식 수술을 받을 예정이다.

최씨는 1932년 6월 조선독립 쟁취를 목적으로 한 '영암 영보 농민 독립만세 시위사건'에 참여한 독립운동가의 후손으로 전해졌다. 그는 국권회복과 민족문제에 많은 관심을 갖고 광주지역 시민단체인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을 꾸준히 후원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종훈 기자 ninachum2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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