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것들/나의 주변 이야기

모든 일은 결심으로부터 시작된다.

꿈꾸는 세상살이 2007. 12. 13. 12:49
 

모든 일은 결심으로부터 시작된다. 

해마다 이맘때쯤이면 많은 사람들은 새로운 결심을 한다. 주위 사람들에게 대놓고 약속을 하기도 하고, 혼자서 다짐하기도 한다. 직장인들은 자기계발을 위하여 노력할 것을, 학생들은 열심히 공부하여 성적을 올리려고 채찍질하기도 한다. 혼기를 놓친 사람들은 올해에 꼭 짝을 만나기 원하며, 병석에 누워있는 사람들은 언제쯤 털고 일어날 수 있기를 바래본다. 이처럼 누구나 각자의 위치에 따라 다르겠지만, 국민 전체로 보면 운동을 하겠다는 것과 금주 금연이 압도적으로 많을 것이다.

이런 것들은 우리 생활과 밀접하게 얽혀있으면서 꼭 달성해보고 싶은 매력도 가지고 있다. 반면에 이것들은 아무리 각오를 해도 밀려오는 유혹을 떨쳐버리기 어렵고, 계속하여 실천하기가 쉽지 않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나에게도 이런 금주와 금연을 약속하던 때가 있었다.  별 생각 없이 그냥 마시는 것으로 알았던 것, 그냥 피우는 것으로 알았던 술과 담배를 어느 계기로 중단하기로 한 것이다.

어느 날 술과 담배를 끊어야겠다고 말한 이후로 지금까지 그 약속을 지켜오고 있다. 철모르던 20세 때부터 시작하여 둘째아이가 돌을 맞을 때까지 11년간 계속되었던 것을 하루아침에 그만 둔 것이다. 그 첫돌박이가 지금은 벌써 대학을 졸업하게 되었다. 사람들은 말한다. 어떻게 그렇게 쉽게 끊었느냐고, 혹은 그렇게 독한 사람하고는 상대조차 하지 말라고.

그러나 나는 금주 금연에 대한 자신과의 싸움보다, 오히려 주변 사람들을 상대하기가 더 힘이 들었다. 모임 때마다 술과 담배 그리고 화투까지 한 번에 끊었다고 광고를 하였지만, 인심이 후한 동료들은 그냥 내버려두지 않았다. 오늘까지만 하고 내일부터 끊으라는 둥, 내가 주는 것도 마다하면 예의가 없는 것으로 알겠다는 둥 많은 실랑이가 이어졌었다.

계속되는 광고방송이 5년을 지나면서 사람들이 인정해 주기 시작하였다. 어렵게 결심하고 힘들게 실천하는 사람을 옆에서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훼방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우리 사회가 누구의 말처럼 술 권하는 문화, 담배인심이 후한 조직이라면 그 안에서 자기주장을 맘대로 펴는 것도 쉽지만은 않다.

최근의 사회 분위기처럼 금주와 금연을 권장하기 이전인 예전의 문화에서 보면 피하기 어려운 고비들도 많이 있었다. 하지만 일관되게 버텨온 힘은 상당부분 내 의지였음도 사실이다. 그렇다면 정말로 내가 그만큼이나 독한 사람이었는지 아직도 나 자신을 모르겠다.

그런 내가 올해 초 새로운 결심을 했었다. 어느 자격증을 따기 위하여 책도 사고 강의도 등록하였던 것이다. 작년에는 단기간의 노력으로 한 가지 자격증을 딴 적이 있었는데, 올해는 1년 내내 준비하여 단 한 번의 기회만 주어지는 그런 시험이었다. 그러나 결과는 책을 한 권도 떼지 못한 체 보기 좋게 실패하고 말았다. 책꽂이에 ‘바보들은 항상 결심만 한다.’라는 책이 꽂혀있다. 아직 이 책도 다 읽지 못한 체 나는 또 다른 결심을 하고 있다. 내년에는 어떤 일을 하고, 지금 당장은 어떤 일을 하여야 한다고 걱정하면서 말이다.

돌이켜보면 내가 세운 계획을 다 이루지 못했다 하더라도 계획은 필요한 것 같다. 계획을 세우고 결심을 하여야만 목표를 달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떤 일의 목표와 그의 결과는 누가 그냥 가져다주는 것이 아니다. 모든 일의 시초인 결심만으로도 나는 벌써 그 일을 달성하도록 도와줄 응원군을 얻은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