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는 예배를 드리는 시간에 맞추어 교통 순찰을 돌도록 하고 있다.
남자신도들 중에서 50여 명이 한달간 맡게 되어있는데, 그것은 한 남선교회가 돌아가면서 담당하는 것이다. 우리도 순찰을 여러번 하였다. 주일날 낮예배와 밤예배,그리고 수요일날 저녁예배 시간에 순찰을 돌면 되는 것이다. 그 이유는 예배보는 시간에 성도들이 타고 온 차량에서 도난 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교회에서는 그때 분실된 금품에 대하여 지원을 해 준적이 있다. 어떤 의미에서 지원을 해 주었는지는 차치하고, 성도가 예배를 보다가 분실을 하였으니 그것도 참 난감할 일이었다. 그래서 교회에서 회의를 한 결과 지원하기로 하였다는 것이다. 듣고보니 그것도 옳은 일인 것 같았다. 그런데 돌아서서 생각해보면 그것이 정답인지는 잘 모르겠다.
그래서 예방차원에서 교통순찰을 돌기로 한 것이다. 행동은 같은 것이라 하더라도 흔히 말하는 방범순찰이 아니고 우리는 교통순찰로 부르고 있다. 듣는 사람 좋고, 부르는 사람 좋으라는 뜻에서 그렇게 하고 있다. 그렇다고 주차장에 울타리를 치고 관계자 외에는 들어오지 마라고 할 수도 없잖은가 말이다.
우리교회의 주차장은 시청의 직원주차장이나 진배없다. 교인들은 일요일에나 수요일 저녁에 오니 그 외에는 비어 있는 형편이다. 그런데 바로 옆에 있는 시청의 주차장이 비좁아 민원인의 주차가 원만하지 못한 실정이다. 따라서 시청 직원들의 주차는 항상 눈치의 대상이 되고 있는 마당에 교회의 주차장은 아주 좋은 공터가 되는 셈이다. 그렇다고 누가 주차료를 받는 것도 아니고, 아침부터 저녁까지 하루 종일 장기주차를 하여도 뭐라고 할 사람도 없으니 안심할 장소였다.
교회의 주차장은 역시 좋은 안식처임에 틀림이 없다. 반대로 일요일에 교회오는 성도들의 주차장소가 부족하면 시청의 주차장을 이용하기도 한다. 시청은 휴일에 민원인이나 직원의 출근이 없기때문에 비어있는 터라 문제가 없는 것이다. 그러고보면 상호 필요한 시기에 적절히 나누어 쓰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안식처에서 교통 순찰을 돌아야 한다는 것은 참으로 서글픈 일이었다. 여름에 덥고 겨울에 추운 것은 고사하고, 좋지 못한 일을 하지 못하도록 막고 다녀야 한다는 것이 짜증나는 일이었다. 하지만 누구 하나 이 일을 싫어서 마다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애초에 이런 일이 없어서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통제하지 않는 주차장이 항상 안전한 것은 아니다. 지난 번에 우리는 주차장에서 차량을 통째로 도난 당했다. 여러사람이 오고가는 장례식장의 주차장에서 장례를 마치고 떠나는 날 아침에 차량을 분실한 것이다. 밤새 주차해 놓아 새벽까지 꼼짝하지 않고 있는 차량은 상주의 차량임을 간파한 자들의 소행이었다. 어제까지의 슬픔을 쌓아두고 화장장을 거쳐 공원묘지로 가는 일정에 분주한 아침이되고 말았다. 장례식장의 비용도 정산하였고, 서류정리도 마친 후에 각자의 짐도 챙겼다. 개인 물품과 공용물품을 가리지 않고 모두 차에 실어 놓았다. 부의함도 정리하였고 현금도 옮겨 실었다. 선도차로 임명하고 휘장까지 두른 차였는데 금새 없어져버렸다.
장례식장에서 때 아닌 차량 도난으로 일이 꼬이기 시작한 것이다. 이리저리 수소문 해보았지만 금새 해결될 일은 아니고 마음만 급하기 짝이 없었다. 그 시간 이후로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우왕좌왕 하다가 시간이 지나갔다. 듣고보니 가끔 한번씩 유사한 일이 있었다는 장례식장측의 말이었다. 다만 그때는 차량 통째가 아니라 뒷유리를 깨고 꺼내갔었다는 얘기였다. 하긴 도둑을 잡는 것보다 예방이 더 쉽다고 하더니 그꼴이 나고 만 것이다.
사람이 사람을 믿고 살 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내가 내 마음을 통째로 줄 정도는 아니라 하더라도 그냥 의심하지 않고 사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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