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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민심서를 잘 활용하고 있는가

꿈꾸는 세상살이 2011. 10. 10. 11:36

목민심서를 잘 활용하고 있는가

 

목민심서는 다산 정약용(1762~1836)이 지은 책으로 목민관들은 이를 본받아 지켜야할 도리를 적은 것이다. 그러면 현재 목민관들은 이 목민심서를 잘 활용하고 있는가 하고 물으면 내가 생각하는 답은 ‘그렇다.’ 이다.

목민심서는 목민관의 책무를 적은 것으로 청렴하고 근검절약하며, 국민을 위하라고 하였다. 그러기 위해서는 덕행을 쌓아 신망을 얻고 위신을 잃지 않아야 한다. 또 명예와 사리를 탐내지 않아야 하며, 뇌물과 같은 부정한 수단을 허용하지 말아야 한다. 하달되는 정책을 잘 설명하고, 국민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소신있게 건의하여야 한다. 자신뿐 아니라 내부에서 벌어지는 부정한 일을 막아야 하며, 국민의 생계를 고려하여 부담을 줄여주면서 나라의 발전에도 기여하여야 한다. 어떤 내용인지 모른 채 손해를 당하지 않도록 충분한 소통을 하여야 한다.

다산이 이 책을 저술한 때는 순조 18년 1818년으로 흐트러진 사회상을 보면서 이를 개선하고자 하는 안타까운 마음에 지도자로서의 덕목을 적은 것이다.

목민관을 요즘의 조직으로 해석하면 넓게는 시도지사가 해당되며, 좁게는 시장군수가 해당된다. 이를 아우르면 대통령도 포함될 것이다. 예전과 달리 행정, 치안, 국방, 조세, 교육 등 각 부문이 분리되어 적용되기는 하지만 일반적인 의미로 든다면 역시 행정이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전과 달라 현재의 목민관은 국민들이 직접 선거를 통하여 결정한다. 그래서 목민관도 국민들을 무섭게 여기며 국민들을 위한 행정을 펴기 원한다. 그러나 선거철만 되면 항상 입에 발린 목소리와 굽신거리는 허리로만 위할 뿐 평상시에는 군림하는 자세가 여전하다. 목민심서가 쓰여 질 당시의 사회상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말이다. 그러면서도 이들이 선거판에 뛰어들 때면 제일 먼저 내세우는 것이 다산의 목민심서다. 그래서 이들은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목민심서를 잘 활용하고 있다는 해석을 하게 한다. 여기에서 책의 내용대로 잘 지키고 있느냐는 별개의 문제다.

이들 중에는 선거 전부터 부정과 부패를 일삼은 사람이 있는가 하면, 선거를 치르는 과정에도 부정을 대입하는 예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 세상의 이치가 음과 양이 있고 선과 악이 존재하는 한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조선에서 가장 국민을 위했다는 영조와 정조 시대에도 모략과 배신이 난무하였다. 그보다 훨씬 빠르게 성경에서 지적하는 인류 최초의 순간에도 선과 악은 대치하였고, 가장 오래된 직업이라고 평하는 매춘도 존재해왔다.

영조 때의 어사 박문수(기은:1691~1756)가 이런 내용을 잘 파악하였다면, 중국의 송나라 포증(포청천:999~1062)은 이를 잘 집행한 사람이라 할 수 있다. 지금 우리 시대는 박문수와 같은 사람이 필요하고, 이를 잘 처리하는 포청천과 같은 사람이 필요한 때다.

우리는 강점기에 그토록 시달렸으면서도 친일파를 청산하지 못하였고, 다시 친일파 후손들의 지휘를 받아 살아가고 있는 것은 부끄러워 얼굴을 들지 못할 일이다. 우리는 그들을 마땅히 치리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비위를 맞춰야 하는 현실에 살고 있다. 학교법인은 매년 일정금액을 학교에 기부하여야 하지만 이런 것은 하나도 지키지 않으면서, 등록금을 올려 남는 돈으로 축재하는 학교에 다니고 있다. 공명사회를 부르짖는 사람이 불법으로 선거에 임해도 그를 연호하며, 국가와 국민의 안위보다는 개인의 부를 먼저 생각하는 사람에게도 박수를 보낸다. 빌붙어 아부하여 얻은 권력이지만 약자에게 양날의 칼로 휘두르면 오금을 저린다.

선량한 국민들은 이런 지도자들을 지탄하고 증오한다. 이런 사람들은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고 상황을 회복시킨 후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할 것이다. 이들이 정말 목민심서를 읽고 뼈저리게 느꼈다면 그렇게 쉽게, 그리고 그렇게 많은 역행을 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오늘도 목민심서를 들고 다닌다. 책의 내용을 잘 이해하고 행하기보다는 오히려 그것을 잘 파악하여 역으로 이용할 요량으로 말이다. 국민들은 나와 나라를 위하여 눈을 부릅뜨고 지켜보아야 한다. 그리고 박문수와 같은 조사를 하고 포청천과 같은 결단을 내려야 한다. 최소한 작금의 우리 시대에 살아가고 있다면 말이다. 그렇게 해서 역사는 흘러가는 것이니, 행하지 않으면 고인 물이 썩는 것과 같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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