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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출신 인사의 등용은 필요악인가

꿈꾸는 세상살이 2013. 11. 12. 11:11

전북출신 인사의 등용은 필요악인가

 

새정부 들어 장관과 주요 공직자의 임명을 위한 국회 청문회가 열렸다. 물론 새 정부가 아니더라도 경질되어 새로 임명되는 경우에도 이런 과정을 거치게 되어있다. 따라서 여러 기관장이 한꺼번에 바뀌는 시기에는 여러 명이 연일 청문회를 열게 되는 것이며, 국정감사와 같이 국회의원이 조사를 하는 경우에는 그들을 선택해준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키게 된다.

역대 새 정부 인선에서 많은 화제를 낳았던 것이 청문회이며, 국정감사 청문회에서 숱한 어록을 만들어 낸 것도 다 아는 바와 같다. 그런데 요즘 청문회장에 등장한 인물들을 보면, 자신의 주인 즉 국민에 대한 처신이 올바르지 못한 사람이 많다는, 그것도 많아도 너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위에서 언급한 청문회 어록은 질문자에게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내가 아는 답변자의 어록에는 ‘귀신이 곡할 노릇이라’는 것도 있다. 부동산 투기를 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답변자가 자신은 절대로 그런 적이 없으며,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자신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땅을 사고 그 대금을 지급하며, 가족들의 주민등록 변경 상황이 앞뒤가 맞지 않는 것에 대한 해명이었다. 이 말을 들은 국민들은 웃어야 할지 울어야할지 난감할 뿐이다.

최근에 벌어진 일도 있다. 다양하고 전문적인 지식에 대한 질문에서 명확하고 소신을 담은 답변을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본질은 전혀 대답하지 않고 그냥 ‘흐흐’ 하는 코웃음으로 답한 경우였다. 파헤쳐 보면 본인이야 잘 모르겠으니 그냥 그런 것까지 물어서 무엇하겠느냐는 심산이었을 것이다. 사실 어떻게 보면 장관이라는 자리는 그냥 얼굴마담이고, 정부의 방향을 잡아주는 것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다. 많은 일은 실국장들이 하며, 입안은 차관들이 한다고 가정하면 말이다.

돌이켜보면 김대중정부때 총리임명에 앞선 청문회에서 부동산투기문제를 내세워 장상과 장대환에 대하여 연거푸 임명동의안 거부를 표명한 적이 있다. 내용은 위장전입으로 공직자가 되기 위한 덕목을 갖추지 못했다는 지적이었다. 다른 부분은 잘 모르겠지만 잘못을 저지른 것만은 확실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당시를 그 반대로 해석해보면 위장전입 부분만 제외하면 모든 면에서 충분하였다고도 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얼마 지나서 당시에 야당이었던 한나라당이 여당이 된 후, 이명박정부와 박근혜정부가 되어 개최된 청문회에서는 아주 많은 부분들이 쏟아져 나왔다. 그러나 예전에 그렇게 흠없고 순결하기를 부르짖었던 한나라당 국회의원들은 이번에는 입을 닫았다. 더 무서운 것은 그런 일에 얽히지 않은 후보가, 동시에 여러 개의 문제에 부딪치지 않은 후보가 단 한 사람도 없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그들은 오히려 그런 일들은 업무를 수행하는데 전혀 문제가 되는 사항들이 아니라고 하였다. 나는 감히 이런 사람들에게 강점기의 화신인 친일파의 피가 흐른다고 말한다. 당시 친일파는 자신의 영달을 위해 국가와 국민을 져버리고 오직 목숨 부지와 권력유지를 위해 모든 것을 강취하였던 사람들이다.

그런 정부들어 새로운 공직자를 임명하는데 전북 출신이 많이 등용되지 못했다. 겨우 차관에 2명이 있었을 뿐이며, 청와대 비서관 인선 40명에서도 겨우 2명이었다는 하소연이 전한다. 그러나 16개 광역시도에서 2명이면 서운하지만 그래도 이해는 갈 부분이다. 우리나라 인구 5,000만 명에 비하여 200만 명도 안 되는 전북이 2명이라면 그것도 이해가 되는 부분이다. 그런데 무엇이 아쉬워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고 있을까. 그것은 아마도 기대심리에 미치지 못한 서운함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일에 항상 속고 속아 온 전북인들이 한 번 더 속았다고 기분나빠할 필요가 있을까 되짚어 본다. 정작 속상하고 기분나빠할 일이라면 그런 줄 알면서도 또 속은, 어리석은 전북인들이라는 점에서 반성해야 할 것이다. 이런 일은 이번 18대 대선에서도 확연하게 나타났다. 여당이었던 한나라당 즉 이름을 바꾼 새누리당에 무려 13.2%라는 전례 없는 전폭적 지지를 보냈었다.

그러나 LH본사이전, 국민연금기금운용본부이전, 새만금국책사업실시, 호남고속철설치 등 국민과 정부가 정한 약속을 배반당한 일들이 어찌 하나 둘이었는가.

까도 까도 양파라는 정부에 기대를 하는 것도 어리석은 일이지만, 또 속는다는 것은 더 어리석은 일에 속한다. 이런 정부에 공직자 임명이 2명이라고 서운해 할 필요는 없다. 아니 오히려 그런 무리 중에 끼지 않은 것이 다행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세상이 아무리 더러워도 실세 권력에 아부하는 것이 현실이라지만, 그래도 본질인 마음마저 그렇게 해서야 되겠는가. 우리는 비록 완벽하지 못하더라도 항상 노력하며 양심에 어긋나지 않게 살았다고 자부할 정도면 족하지 않을 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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