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보아서 좋은 것/보고나서 생각하기

선죽교/조수삼의 한 시 감상

꿈꾸는 세상살이 2007. 3. 12. 18:13

善竹橋 (선죽교) / 조수삼


波烟橋根幽草沒

先生於此乃成人

乾坤弊盡丹心在

風雨磨來碧血新

縱道武王扶義士

未聞文相作遺民

無情有限荒碑濕

不待龜頭墮淚人


파연교근유초몰

선생어차내성인

건곤폐진단심재

풍우마래벽혈신

종도무왕부의사

미문문상작유민

무정유한황비습

부대귀두타루인


찬 물결이 안개처럼 일고 풀은 가라앉아 그윽한 다리 밑에

여기가 선생의 인을 이루는 곳이로구나

하늘과 땅이 막혀 없어지더라도 붉은 마음은 여전히 있을 것이니

비바람에 씻겨 닳아져 나가도 선명한 핏자국은 더욱 새롭구나

차라리 무왕은 의사를 도와주라고 하였을망정

문천상이 유민이 되었다는 것을 듣지 못하였구나

황량한 비석은 물에 젖어 축축하지만

눈물 흘려 줄 사람을 기다려주지는 않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