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것들/나의 주변 이야기

공룡들의 전쟁은 시작되었다

꿈꾸는 세상살이 2007. 4. 21. 15:29

 

 전자랜드가 제1번으로 들어왔다.

(제2번째는 하이마트 영등점)

 

롯데마트는 제3번으로 입점.

제4번째는 하이마트 인화점

 

 홈플러스는 제5번째로 입점

 

 

롯데마트옆에 건물 하나 사이로 홈플러스가 들어왔다.

 

공동 5번째로 이마트가 들어왔다.

 

 

공룡들의 전쟁


이제는 지구상에서 더 이상 볼 수 없을 것 같았던 공룡들의 전쟁을 보고 있다.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하고 있었다하더라도, 거대한 전쟁이 시작될 때면 항상 선전포고를 하고 심판관과 증인을 모으고 있다. 그리하여 어느 날 정해진 시각에 일제히 공격을 하곤 한다. 나는 그들의 싸움을 바라보고 있으면서도 언제든지 불똥이 튈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여 멀리서 뒷짐을 진채 구경을 할 뿐이다.

내가 사는 고향에 공룡이 처음 등장한 것은 2001년 8월 31일로 벌써 6년 전 일이다. 물론 그 전에도 맹금류의 등장은 있었고, 훨씬 오래전부터 영역다툼이 행해져 오고 있는 실정이었다. 그 후로 많은 사람들의 우려와 공포에도 불구하고 어느덧 6년이나 공존하고 있다. 그러한 모습은 다른 별에 살고 있던 공룡들에게 어쩌면 평화롭고 아름답게 비쳐졌는지도 모른다. 아니면 넓은 목초지와 높지도 않는 구릉으로 둘러싸인 생태계에 매력을 느꼈는지도 모를 일이다.

힘이 들고 생활이 고달프더라도 조금씩 적응을 해갈 무렵 또 다른 공룡도 찾아들었다. 2006년 추석을 기점으로 좌우에 중무장을 하고, 문어발처럼 많은 졸개들을 거느린 공룡이 한꺼번에 두 마리나 등장한 것이다. 이 공룡들은 한반도를 휩쓸고 다니는 초대형 잡식성이다. 한번에 많이 먹는 것으로도 유명하지만 그 덩치만큼이나 무시무시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우리는 그때만 해도 커다란 공룡 세 마리가 이리저리 날뛰고 돌아다니면 내 고향이 곧 초토화될 것이라고 걱정을 하였다. 공룡들은 눈에 보이는 모든 풀들을 닥치는 대로 먹어치우고, 토종식물의 씨를 말릴 것이 불을 보듯 뻔한 이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차츰 그 심각성은 잊혀져 가고 있다. 어쩌면 공룡의 비위를 맞추며 기생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할 정도로 친숙해져가고 있다. 이것은 악어와 악어새의 공생보다도 못한 것으로, 푸른 초장의 주인 곧 나의 굴욕인 것이다. 그렇다고 내가 그 커다란 공룡을 몰아 낼 힘을 가지고 있지도 못하다. 그것도 한두 마리가 아닌 세 마리나 되는 것들을 무슨 수로 없앤단 말인가. 내가 먹이를 주지 않고 경계를 해도 아무 소용이 없다. 많은 풀들을 없애기 위하여 산에 불을 질러도 헛일이다. 거대한 공룡은 불이 번지는 속도보다도 더 빨리 달려가서 먹이를 낚아채기 때문이다. 2006년도 최대 흥행작, 최단시간 천만관객 돌파 기록을 세운 영화 괴물을 연상시키는 모습이다.

얼마만큼의 세월이 흐르자 이제는 같이 살아가는 공동 생명체인 듯한 착각도 가져본다. 어차피 힘으로야 밀어낼 수 없다면 스스로 나가도록 하여야 하는데 거기에도 한계가 있다. 워낙 생명력이 강해 메말라버린 건기의 늪 속에서 6개월을 먹지 않고 살아가는 악어와 흡사하다.

나는 공룡의 그늘에 앉아 더위를 쫒다가, 작은 먹이를 떨어뜨리고 가면 얼른 가서 찾아먹는 공룡새다. 공룡이 나를 생각하여 남겨준 것이 아니고, 지난 싸움 때 빠진 이빨 사이로 흘러나오는 부스러기 먹이를 나누어먹는 기생새다. 한때는 까치가 독수리를 몰아내듯이 목숨을 걸더니 이제는 너무 지쳐서 체념하고 말았다. 한때는 단식투쟁으로 대변하더니 이제는 응급실에 실려 가서 내 돈 내고 영양제를 맞고 있다.


그들의 목표는 원대하다. 시민은 시민다워야 하고, 누구나 시민다운 삶을 살 권리를 가진다고 한다. 가진 것이라고는 풀밖에 없는 내 고향에 삶의 질을 높이는 문화를 선물하겠다고 말한다. 나는 원하지도 않는데 내 삶의 질을 높여주겠다고 나선다. 그러나 화려한 포장 속에 감춰진 그 작은 선물은 항상 필요도 없는 것들뿐이다. 즐거운 마음으로 받았으나, 버릴 때는 오히려 종량제 봉투를 사서 버려야하는 이중의 골탕을 먹는 것들뿐이다. 

오늘도 풍부한 일자리 제공과 시민을 위한 문화공간은 열려 있다. 4층 꼭대기 높은 곳에서 독서교실, 교양강좌가 있단다. 그러나 그것도 매일 있는 것도 아니고, 게다가 특정 낮 시간에 한정되어 있으니 과연 누구가 참석할 것인가. 나는 쇼핑하는 사이 아이들을 잠시 맡아줄 또 다른 무료보모를 찾는 중이다. 얄궂은 볼 풀 하나와, 아동도서 몇 권에 환심을 빼앗기고 있는 것이 가슴 아플 뿐이다. 그러나 그런 것 하나도 제대로 제공하지 못하는 나는 그저 유구무언이다.

시내 집중인구 25만에 하이마트가 두개이며, 전자랜드, 롯데마트, 홈플러스, 이마트가 각각 하나씩 들어있는 곳이 바로 나의 고향이다. 거기다가 전국 최대의 재래시장인 북부 5일장이 버티고 있는 곳이다. 30년을 지켜온 중앙시장의 명성이 수그러들자 그것도 바로 세워야 한다고 한다. 세상은 참으로 살기 좋아진 편리한 시대가 되고 말았다. 나의 고향, 지방의 작은 도시를 위하여 이렇게 마음에 드는 시설들이 들어서고 있으니 말이다.

 

 

 

시내 중간중간에 있는 교통섬의 꽃(튜립, 철쭉, 팬지, 보리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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