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닐하우스 안에서 담배를 말리고 있다. 담배잎은 1년에 세 번 정도 따는데 2007년도 올해는 작황이 좋아 4번 정도 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럼 수익도 좋겠다고 말을 걸어보니 그렇다고 말하는 농부의 모습이 천진난만하다. 그러면서도 강원도에 우박이 와서 담배 농사를 망쳐서 안됐다고 말한다. 그래서 그게 뭐가 안좋으냐고 응수하였다. 풍작이라고 하더니 다른 농가의 담배가 품질이 떨어지면 내가 지은 담배의 가격이 더 좋은 것 아니겠느냐고 하였더니, 그래도 다 같은 농부의 마음을 어찌 나 몰라라 하겠느냐고 한다.
우박이 왔는지 비가 왔는지 모르겠다고 하니 뉴스도 안 보냐고 한다. 나는 회사 다니는데 뉴스 볼 시간도 없다고 하였더니 동정을 하면서, 그렇게 열심히 사는 사람도 있고 흥청망청하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공무원도 열심히 일하는 사람도 있고, 그냥 시간만 떼우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그러면서 농부들도 되는데로 일하는 사람도 있고, 자기처럼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그런데 며칠 전에 연초 관련 공무원이 와서 이 작황을 보고, 벌레 먹은 것도 큰 문제는 아닌 것 같다고 하면서 갔다고, 자기도 별 것 아닌 것으로 생각은 되는데 이 한 두렁에서만 그래서 다행이란다.
역시 생명을 다루는 농부들은 순박하게 보인다.
사진은 담배잎을 초벌 수확한 것을 말리는 중이다.
두 번째 잎을 따서 다른 건조장으로 가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벌레가 잎을 갉아 먹은 모습, 검은 점들은 벌레의 배설물 흔적.
자기는 담배에 농약을 잘 안 치는데, 심하면 농약도 쳐야 하지만 약을 칠 시간이 없어서 못 친단다.
잘 자란 담배 이파리는 마치 케일처럼 부드럽고 선인장처럼 두툼한 감촉이 있으며 듬직한 느낌이 든다.
벌레가 갉아 먹기에는 전혀 부담이 되지 않을 정도로 연하다.
꽃대가 올라오는 모습. = 중앙부에 연한 당나귀 귀처럼 생겼다.
꽃대가 올라와서 세 군데를 잘라 준 모습.
인근 농지에서 농약이 날아와 입은 피해로 추측.= 잎 끝이 말리는 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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