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것들/익산! 3000년 세월의 흔적

익산 함라마을 돌담길

꿈꾸는 세상살이 2009. 6. 13. 07:49

익산 함라마을 옛 담장


구분 : 등록문화재 제263호( 2006.06.19)

위치 : 전북 익산시 함라면 함열리 314번지 등

규모 : 일원


익산시 함라면 함열리에 가면 삼부자(三富者)집으로 통하는 마을이 있다. 함라 소재지의 함라 파출소 옆으로 난 길로 들어서면 작은 주차장이 보인다. 여기가 바로 문화재로 새로 등록된 ‘함라마을 옛 담장’의 중심점이다.


이 마을의 담장은 토석담이 주류(主類)를 이루고 있으며, 이 외에도 토담, 돌담, 전돌을 사용한 담 등 다양한 형태의 담이 섞여있다. 돌담은 대체로 평쌓기 방식으로 축조되었으며, 지붕은 한식(韓式) 기와가  아닌 시멘트 기와를 써서 처리되었다. 담장의 높이는 일반 농가의 담장이라든가 주택의 규모가 그리 크지 않은 집들에 비하여 약간 높은 점이 특징이다.

여기에 돌담길이 형성된 사유는 누가 뭐래도 삼부자(三富者)집의 영향(影響)이 크다. 이들은 넓은 대지(垈地)와 많은 가옥(家屋)을 가지고 있었으며, 아울러 기다란 담장을 필요로 하였다. 이런 담장들은 자연스레 골목길을 형성하였고, 다른 집들에게도 돌담을 권(勸)하는 분위기가 조성되었을 것이다. 특히 차순덕 가옥의 담장은 담장의 외벽(外壁)에 거푸집을 대고 황토 흙과 짚을 혼합하여 쌓아 보기 드문 전통적(傳統的)인 방식으로 축조(築造)되어 있다.

당시 전국에서 단 90여 명만이 만석꾼으로 통하던 때에, 이곳 함라의 함열리에 3명이 살았다는 것은 진기록(珍奇錄)이 아닐 수 없다. 그것도 담장 하나를 사이에 두고 혹은 작은 골목길을 건너서 사이좋게 모여 살았다는 것이 신기할 정도다. 그 원인은 이곳 함라가 산이 높지 않으면서 들이 많고, 교통(交通) 또한 편리한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빼놓을 수없는 것은 무엇보다도 사람을 대하는 마음이 어질고 공정(公正)하며, 인심(人心) 좋은 후덕(厚德)함이 그 첫째 아니었을까 생각해본다.  


전통가옥들과 함께 마을 한편에 자리한 문화재자료 제85호 ‘함열향교 대성전(大成殿)’은 전통(傳統)마을로서의 품위(品位)를 더해주고 있다. 물론 새로 쌓은 돌담이 많이 있기는 하지만, 아직도 마을의 역사(歷史)와 함께 해온 옛 돌담길의 보존(保存) 상태(狀態) 또한 양호(良好)하다. 인근에는 돌담과 어우러지는 오래된 건축물로 삼부자(三富者)집 이배원가옥, 조해영가옥, 김안균가옥이 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다. 또 조해영가옥의 입구에는 향토유적(鄕土遺蹟) 제11호 ‘김육불망비(金堉不忘碑)’도 같이하고 있다.

예전에 호남선 철도(鐵道)가 놓이게 될 때 함라의 유지(有志)들과 지방 유력가(有力家)들이 반대하여 함열로 변경되었다는 얘기도 전한다. 그러나 지금 이곳 함라면 함열리 마을 앞에는 기존 도로 외에 새로운 4차선 도로가 생겨났다. 세월 앞에는 장사(壯士)가 없다더니 아마도 함라의 영혼(靈魂)들도 그만 허락하였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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