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가게 아름다운 세상
2002년도에 불어온 아름다운 가게 열풍은 지난 2008년12월30일을 기해 제93호점을 열었다. 이 가게는 기증받은 물품으로 운영을 하는데 꼭 필요한 사람에게 고루 혜택이 가도록 하고 있다. 물론 여기에서 수고하시는 분들도 봉사라는 이름으로 임하고 있다.
그래도 많은 사람들의 호응을 얻어 날로 번창해왔다니 기쁜 일이다. 아름다운 가게는 이웃과 소통하며 실천하는 열린 생활문화 공간이며, 작은 변화와 실천으로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갈 수 있다는 신념으로 유지되고 있다. 기증된 물품 하나하나에는 소중한 추억이 있으며, 기증하는 손길마다 사랑과 정성이 묻어있는 것이다. 나눔과 순환의 활동에 대한 열정이 바로 아름다운 가게인 것이다.
그러나 가게의 운영이 점차 어려운 국면에 들었다고 한다. 요즘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물품을 기증하는 사람이 적어졌지만, 그보다 더 절실한 것은 가게의 실제 운영에 필요한 비용이라고 들었다. 이러다가는 아름다운 가게의 아름다운 운영이 힘들어질까봐 걱정이 된다.
드디어 우리나라에도 초고층 빌딩이 들어선다고 한다. 서울 상암동랜드마크는 높이가 무려 640m이며, 자그마치 133층이나 된다. 이름하여 서울라이트다. 총 공사비는 3조 3000억 원으로 추정하고 있는데, 이 초고층 건물로 관광객을 모을 꿈에 부풀어있다. 이 건물이 들어서면 서울은 아름다운 도시가 되고, 우리나라는 아름다운 나라가 될 것이다. 그러나 건물 반대편에 사는 어떤 사람은 하루 종일 태양을 볼 수 없는 암흑시대를 맞을 지도 모르겠다.
잘 지어진 상암랜드가 우리 세상을 아름답게 하는 것은 틀림없지만, 그보다 더 아름다운 것이 있음을 알아야 한다. 근래들어 기부에 관한 한 김장훈씨를 치켜세우는데 누구도 반대하지 않았었다. 그는 자신의 수입금 대부분을 기부하면서 정작 자신은 전세방에 산다고 하였다. 우리가 생각하기에 적지 않은 수입이 있을 것이라고 부러워하였는데, 알고 보니 우리가 부러워해야 할 것은 그의 수입이 아니라 사용처였다. 그는 기부할 곳을 미리 정하고 나서 열심히 일하면 그 목표가 달성되었다고 하였다. 그러면서 자신에게는 매우 인색하였다는 점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또 한창 주목받는 컨설턴트 고영씨도 같은 경우이다. 고영씨는 자신이 받는 월급의 80%를 기부하고 나머지로 생활한다고 하였다. 많은 시민단체에 기부하고, 공부를 하고 싶지만 여건이 허락하지 않는 사람들과 소외받고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 위주로 돕는다고 한다. 사정은 딱한데 기부할 돈이 없으면 대출을 받아서 미리 기부한 적도 있다고 한다.
김장훈씨나 고영씨는 남의 슬픔과 고통이 곧 자신의 일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형편이 넉넉한 사람이나 조금은 부족한 사람도 같이 살아가야할 우리 시대의 국민이다. 우리 세상이 아름다워지려면 멋있는 빌딩과 아름다운 채색도 중요하지만 마음으로 감싸주는 따뜻한 배려가 더 제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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