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원불교의 약사
1. 원불교 소개
1891년 5월 5일 전남 영광에서 평범한 농민의 아들로 태어난 박중빈(朴重彬)이 있었다. 박중빈은 7세부터 자연과 인생에 대한 의문을 품고, 약 20여년에 걸쳐 스스로 도를 깨우치기에 이르렀다. 따라서 후에 초대 종법사인 소태산 대종사(少太山 大宗師)가 된다.
장시간에 걸쳐 도를 깨우치고 난 후 ‘물질이 개벽되니 정신을 개벽하자’라는 표어를 주창하고 미신타파, 문맹퇴치, 저축운동을 통하여 민족의식을 일으키고 인륜의 정신을 바로 세우고자 노력하였다.
법신불 일원상의 진리를 깨달은 소태산 대종사는 1916년 4월 28일 버려진 불모의 바다를 막아 2만 6천여 평의 농토를 만들고 법인성사(法認聖事)를 통해 경제적, 정신적 기초를 세우게 된다. 이로써 원불교는 간고한 생활 속에서 교화, 교육, 자선의 이념을 바탕으로 낮에는 근로에 힘쓰고 밤에는 공부와 훈련을 통해 민족갱생 운동을 펼쳤다. 아울러 생활종교, 대중의 종교라는 기치로 정신개벽의 종교로서 발돋움하게 된다.
원불교는 초기부터 공부와 사업을 병행해 왔으며, 원기 9년 1924년에 ‘불법 연구회’를 익산 총부에 정하면서 교서발간, 훈련법, 의례개혁, 체제정비, 산업기관설립 등으로 새로운 제도와 기관을 일으켜 험난한 시국정세 속에서 신앙 공동체를 형성하게 된다.
원불교의 교리로는
1). 물질이 개벽되니 정신을 개벽하자
2). 처처불상 사사불공(處處佛像 事事佛供)
3). 무시선 무처선(無時禪 無處禪)
4). 동정일여(動靜一如)
5). 영육쌍전(靈肉雙全)
6). 불법시생활 생활시불법(佛法是生活 生活是佛法)
7). 이사병행(理事竝行)을 들 수 있다.
교리의 강령을 보면 소태산 대종사는 우주의 궁극적 진리를 일원(一圓)의 진리라 이름하고, 이 일원의 진리를 ‘○’으로 표현하였다. 원불교에서는 이 ‘○’을 법신불 일원상(法身佛 一圓相)이라고 하며 신앙의 대상이요 수행의 표본으로 삼고 있다. 원불교의 교리는 법신불 일원상에 근원하여 불법(佛法)을 주체삼아 한국의 전통사상은 물론 기타 모든 종교의 교리도 원용, 활용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일원상의 진리는 어느 곳에 미치지 않은 것이 없으며, 어느 것 하나 포함하지 않은 것이 없기에 맑고(空), 밝고(圓), 바르며(正), 우주의 모든 존재는 법신불 일원상의 나타난 모습으로 본다. 그리고 삼라만상은 근본적으로 서로 의지하고 돕는 은혜의 관계 속에서 생성변화하며, 법신불 일원상을 종지(宗旨)로 인과보응(因果報應)의 신앙문, 진공묘유(眞空妙有)의 수행문 체계를 갖추고 있다. 인생의 요도와 공부의 요도를 병진하는 원불교의 교리체계는 정각정행(正覺正行), 지은보은(知恩報恩), 불법활용(佛法活用), 무아봉공(無我奉公)의 사대강령을 표준으로 광대무량한 낙원을 개척한다.
역대 종법사를 보면 초대 소태산 대종사를 비롯하여, 2대 종법사에 정산종사가 있다. 경북 성주에서 태어난 송규(宋奎 1900~ 1962)는 구세(救世)의 뜻을 품고 17세에 전라도의 정읍에서 소태산의 제자가 된다. 정산종사는 해방 후에는 ‘건국론’을 저술하였고, 구호사업과 교육사업을 펼치며 삼동윤리(三同倫理)를 통하여 세계는 하나의 진리 속에서 인류는 한 가족임을 천명하며 ‘원불교’라는 정식명칭을 사용하였다.
3대 종법사는 대산종사를 말한다. 대산 김대규(金大擧, 1914~1998)는 원불교 교화, 교육, 자선의 균형발전으로 내실을 기하는 한편 세계종교 활동과 세계평화를 위한 삼대운동으로 심전계발, 공동시장개척, 종교연합(UR) 등을 제창하며 하나의 세계건설에 주력하였다. 원불교는 이때에 국내 6대 종교로 발돋움하였고 세계종교의 기초를 닦게 되었다.
4대 종법사는 좌산 종법사이다. 좌산 이광정(李廣淨, 1936~ )은 인재육성, 체제정비, 경제기반확립, 교서번역, 방송국 설립, 국제교화 등 교단 각 분야의 성숙과 세계적 종교로서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특히 재가, 출가가 다 함께 맑고 밝고 훈훈한 삶을 나누고 창조할 수 있는 교화, 교육, 자선, 문화사업의 기반을 견고히 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2. 원불교의 순례지
원불교를 창시하면서 생긴 순례지나 전도생활을 하면서 겪었던 어려움을 극복하는 과정 중에 등장하는 장소 등이 꼽힌다.
1). 영산성지
영산성지는 전남 영광군 길룡리 일대를 말한다. 교조인 소태산 대종사가 탄생하고 성장하면서 구도한 곳이다. 오랜 고행 끝에 대각을 이루었고 9명의 제자들과 함께 원불교를 창시하였다. 이곳은 소태산 대종사의 생가를 비롯하여 기도터인 삼밭재의 마당바위, 입정에 들었던 선진포, 대각을 이룬 노루목, 제자들과 함께 바다를 막아 이룬 정관평 방언답, 제자들과 함께 기도를 하였던 기도봉, 법인성사를 이룬 구간도실터 등이 있다.
2). 익산성지
익산성지는 현재 원불교의 총 중심지인 전북 익산시 신룡동 344-2 번지 일대로 소태산 대종사가 대외적으로 공식적인 활동을 한 곳이다. 원기 9년 1924년에 건설되어 현재의 모습에 이르고 있다. 현재는 원불교 중앙총부가 있어 교화, 행정, 문화, 산업의 중심지가 되었다. 당시 소태산 대종사가 세웠던 대각전, 본원실, 공회당, 종법실, 금강원, 정신원, 구정원, 대종사의 성탑, 성비, 정산종사의 성탑, 영모전 등 각종 사적과 유물이 있으며, 소태산 대종사의 유품과 대종사의 성상이 모셔진 소태산 기념관이 있다.
3). 변산성지
변산성지는 전북 부안군 변산면 중계리에 있는 변산반도의 내변산 봉래산 일대를 말한다. 소태산 대종사가 교리와 제도를 초안하고 초창기 교화를 시작한 곳이다. 교리를 초안 하고 교강을 발표한 실상사 초당터와 석두암터, 정산종사가 머물렀던 월명암 등이 있다.
4). 만덕산성지
만덕산성지는 전북 진안군 성수면 성수면 중길리 산16-10 의 만덕산 일대를 말한다. 원불교 최초의 선(禪, 訓練)을 났던 곳으로 초선터가 있으며, 지금은 만덕산 훈련원이 위치하고 있다.
5). 성주사적지(星州史蹟地)
성주사적지는 경북 성주군 초전면 일대를 말한다. 2대 종법사인 정산종사가 탄생하고 성장하면서 구도한 곳으로 정산종사의 생가가 있고, 기도를 올렸던 거북바위, 소성구도지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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