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것들/익산! 3000년 세월의 흔적

미륵사지 석탑내 발견된 금제사리봉안기

꿈꾸는 세상살이 2010. 4. 19. 08:10

금제사리봉안기(金製舍利奉安記)

(가로 15.3mm, 세로 10.3mm, 두께 1.3mm)

 

위 사리봉안기는 전북 익산의 미륵사지에 있는 국보 제11호 미륵사지석탑의 해체보수과정에서 발견된 것으로, 얇은 금제박판에 미륵사를 창건하게 된 경위를 기록하고 있는 아주 중요한 역사적 기록물이다. 이는 2009.01.14 탑 1층의 심초석 중앙 사리공에서 금제사리호와 함께 발견되었다. 물론 이 외에도 많은 수의 장식품이 발견되었는데 모두 19종에 683점이었다.

 

사리봉안기는 앞면에 9자씩 11줄로 99자, 후면에는 9자씩 11줄인데 94자가 기록되어 있었다. 글자는 모두 193자로 각자(刻字)를 한 후 주묵(朱墨)을 사용하여 글자가 선명하게 보이도록 배려하였다.

 

전면(前面)

가만히 생각하건데, 부처님(法王)께서 세상에 출현하시어 근기(根機)에 따라 달릴주변에 점아 감(感)하시고, 중생에 응(應)하여 몸을 드러내신 것은 마치 물속에 달이 비치는 것과 같으셨다. 그래서 왕궁(王宮)에 태어나시고 사라쌍수(紗羅雙樹) 아래에서 열반을 보이셨으며, 8곡(斛)의 사리(舍利)를 남기시어 삼천대천세계(三千大天世界)를 이익되게 하셨다. 마침내 오색(五色)으로 빛나는 사리로 하여금 일곱 번 돌게 하였으니 그 신통변화(神通變化)는 불가사의(不可思議)하였다.

우리 백제왕후(百濟王后)께서는 좌평(佐平) 사택적덕(沙宅積德)의 따님으로 지극히 오랜 세월(曠劫)에 선인(善因)을 심으셨기에 금생(今生)에 뛰어난 과보(勝報)를 받아 태어나셨다. 왕후께서는 만민(萬民)을 어루만져 길러주시고 삼보(三寶)의 동량(棟梁)이 되셨으니, 이에 공손히 정재(淨財)를 희사하여 가람(伽藍)을 세우시고,

 

후면(後面)

기해년(己亥年)정월 29일에 사리(舍利)를 받들어 맞이하셨다. 원하옵나니, 세세토록 하는 공양이 영원(劫劫)토록 다함이 없어서 이 선근(善根)으로써 우러러 자량(資糧)이 되어 대왕 폐하의 수명은 산악과 같이 견고하고 치세(寶歷)는 천지와 함께 영구하여, 위로는 정법(正法)을 넓히고 아래로는 창생(蒼生)을 교화하게 하소서. 또 원하옵나니, 왕후 당신의 마음은 수경(水鏡)과 같아서 법계(法界)를 비추어 항상 밝게 하시며, 몸은 금강(金剛)과 같아서 허공과 나란히 불멸(不滅)하시어 칠세(七世)의 구원(久遠)까지도 함께 복되고 이롭게 하시고, 모든 중생들 함께 불도(佛道)를 이루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