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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문난 맛 집 맛의 평가기준

꿈꾸는 세상살이 2011. 12. 10. 19:51

소문난 맛 집 맛의 평가기준

 

요즘은 많은 신문이나 방송매체 그리고 쉴 새 없이 흘러나오는 인터넷내용으로 빠른 정보, 정확한 정보를 얻는 시대가 되었다. 만약 여기서 조금이라도 늦은 정보를 알고 있다면 마치 그 사람이 시대에 뒤떨어진 사람인양 해석되기도 하고, 자신도 세상에서 소외당하는 듯한 느낌마저 들기도 한다. 이런 때에 어느 누가 잘못된 정보를 유포하다라도 그대로 전파되어 많은 사람들이 그 방향으로 공감하게 된다. 이런 내용들은 선거철에 주로 이용되고 자신의 이익을 위하여 남을 속여야 하는 경우에 많이 나타난다. 이것은 하찮은 일인 것 같지만 사실은 거짓이 진실을 덮어버려 정확한 정보를 전혀 알지 못한 체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의 인생을 망치는 것으로, 아주 비열하고 파렴치한 행동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쏟아지는 정보 홍수 속에 맛있는 음식을 소개하는 내용도 들어있다. 나도 10년여 전부터 매스컴에서 보도된 맛 집을 찾아 나설 정도로 인기 있는 프로였다. 물론 그런 집을 어렵게 어렵게 찾아가더라도 먹어보는 대로 다 만족하고 오는 것은 아니었다. 어떤 때는 짜다거나 싱거울 때도 있었고, 어떤 때는 재료가 너무 질겨서 먹기 힘든 경우도 있었다. 그런데 대체적인 공통점은 푸짐하다는 데에는 어느 정도 공감이 갔었다.

지금도 이 프로는 전국을 돌아다니며 맛 집을 소개하는 아주 유용한 정보로 통한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이런 맛 집을 소개하려면 비용이 들어간다고 하는 소문이 나 돌았다. 말하자면 진행자가 맛 집을 찾아나서는 게 아니라, 맛 집이 프로그램 진행자를 찾아 나선다는 것이다. 좀 더 직설적으로 말하자면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로 만든다는 것이다. 이것은 이럴 수도 있고 저럴 수도 있다는 것을 명확한 이것으로 만들어 내기에는 아주 확실한 방법에 속했다. 그 결과는 특정인의 맛 집을 마치 불특정 전 국민의 맛 집으로 둔갑시키는 효과를 얻어냈다.

그런데 최근에는 일본인 출신 방송인을 내세워 새로운 방식으로 맛 집을 소개하는 프로가 생겨났다. 이 사람은 기존의 맛 집으로 통했던 음식점이었을 만한 곳을 찾아 맛을 평가하는 방식으로, 좀 더 가식 없이 소개하는 것처럼 보이기는 한다. 그러다보니 등장하는 식당 주인은 황당스럽다는 표정도 짓고, 사실 알려주고 싶은 맛은 이게 아닌 데 하면서 당황하기도 한다. 맛 평가에 대한 새로운 발상이라 할 수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 새로운 맛 평가 방법에 대해서도 한 마디 하지 않을 수 없다. 우선 외국인으로서 어눌한 발음이 문제다. 우리 국어사용에 대한 전 국민 대상 프로에서 잘못된 발음을 계속하여 세뇌시키는 듯한 인상을 주는 것은 지양하여야 한다. 얼마 전 방송인이 특정지역 사투리를 너무 자주 사용한다는 말들이 많았었는데, 어찌하여 자주 사용되는 잘못된 일본식 발음에는 호의적이고 관용을 베푸는지 모르겠다. 얼굴이 예뻐서일까? 목소리가 고와서일까? 친일사상을 주입시키기 위해서일까? 물론 이 속에 정답이 없기를 바라지만, 얼굴 때문이라면 미인계에 활용된 첩보영화를 떠올려야 하고, 목소리가 고와서라면 눈 가리고 잎 가리고 귀만 열어놓아야 하는 처지에 속하며, 만에 하나 친일사상이라면 지금 당장이라도 때려치워야 한다.

내가 지금 새로운 방식의 맛 집 소개를 생각하면서 너무 앞서가는 것은 확실하다. 나도 이런 내용을 말하고자 했던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가 알아야 하는 것은 새로운 맛 집을 소개하는 방식이 보편타당성이 있는 방식이냐 하는 것이다. 그리고 간과해서는 안 되는 것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한국인과 일본인이 느끼는 맛의 감각이 다르다는 것이다. 싱겁고 담백한 맛에 길들여진 일본인과 약간 짠 듯하면서도 매운 맛에 익숙해 있는 우리 국민들의 맛 감정은 다를 수밖에 없는 것이다. 물론 같은 한국인이라 하더라도 각자가 느끼는 맛의 척도는 일정하지 않기 때문에 유명한 맛집이라 소문난 경우에도 공감을 얻지 못하는 예도 많다. 그런 판에 일본인의 입맛을 가지고 평가하는 한국음식의 맛이란 정말 어울리지 않는 것이다. 그것은 단지 일본인이 먹어 본 한국음식의 맛 평가에 지나지 않는다. 그런데도 그런 맛감정을 가지고 이집의 음식이 맛이 있다거나 저집의 음식이 맛이 없다는 평가는 해당되지 않는 다는 말이다. 예능 프로그램에서 웃자고 하는 프로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그것은 엄연한 정보의 전달은 물론이며, 한 음식점의 맛을 평가하여 전국에 알리는 것이라는 사실을 인식한다면 당장 그만 두어야 할 것이다.

우리가 보통 느끼는 얼큰한 맛은 맵다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 또 짭조롬하다는 맛은 짜다는 것과도 다른 표현이다. 이런 것들은 뜨거운 국물을 먹으면서 시원하다고 표현하는 우리의 감정 표현 범주에 속한다. 그런데도 일본인이 그런 맛의 차이를 느끼고 제대로 표현할 수 있다고 보는 가가 문제다. 가냘프고 예쁜 아가씨의 부드러운 혀끝에서 느껴진 맛 감정을 마치 애매한 맛을 명확하게 평가해주는 것처럼 표현하는 것이 정말 안타까운 현실이다. 그러므로 지금까지 자신이 먹어본 음식 맛에 비하여 그냥 짜고 맵고 싱거운 맛의 표현을 마치 절대적인 맛의 평가로 치부한다면 그것은 한국인에 대한 모독이다. 구체적으로 말해서 짠 맛을 맛있다고 했던 한국인이 거짓말쟁이가 되고, 뜨거운 맛과 시원한 맛조차 구분하지 못하는 어리석은 사람들이 되는 것이다.

정말 예능 프로로 웃자고 편성한 것이라면 어떤 경기를 하여 이기고 지는 것 외에 웃음을 주는 것이라든지, 소외된 이웃을 도우면서 느끼는 감정을 이야기 하는 등의 프로가 적당할 것이다. 주어진 우리 것도 제대로 지키지 못하여 남에게 평가를 부탁하는 어리석음에 가슴이 저미는 것을 느낀다. 이 표현을 일본인은 어떻게 말해줄지 의문이다. 우리 국민들은 우리의 우수성을 인식하고 계승 발전시켜나감은 물론, 절대로 남에게 비굴하게 굴지 않는 다는 선비정신을 지켜나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