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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된 국가 준비된 부모

꿈꾸는 세상살이 2014. 9. 15. 22:01

준비된 국가 준비된 부모

지난 대선 때의 일이다. 문 밖에 여러 사람들이 모여 있어 도무지 비집고 나갈 틈이 없다는 핑계로 문은 안에서 걸어 잠갔음에도 불구하고 감금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 이런 일들은 파렴치범들이나 하는 짓이라더니 미문화원에서는 문화원직원과 청와대직원들이 인턴 피해여성에게 문을 열라고 달래며 방문을 지키고 있어도 아무 말이 없는 것, 선거를 관리하는 공무원들이 시간외 근무가 많아져 피곤할까봐 투표 시간을 연장할 수 없다는 것, 시골에 가로등이 없는 곳에서 연로하신 분들이 늦게 투표하고 돌아갈 것이 염려되어 투표 시간을 연장할 수 없다는 것, 지하경제를 활성화시키겠다는 것, 투표시간이 마감되어 출구조사결과를 발표하는 데 자신의 예상치가 틀렸다고 하여 잘못했다고 사죄방송을 하는 나라, 국정원 여직원이 상부의 지시에 의한 선거 개입이 아니라면 후보직을 사퇴할 수 있겠느냐고 묻더니 정작 국정원 지시라는 것이 속속 들어나고 있음에도 아무 말이 없는 것, 국민들이 그렇게 반대를 하여도 기어코 수첩에 적힌 자를 임명하더니 그런 사람인줄 몰랐다고 하면 끝나는 것, 무너진 국격 보다는 여행 잘하고 왔다는 보고서가 더 중요한 것들, 개인의 잘못이 있어도 국가의 큰일을 잘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하더니 결국은 진짜 큰일로 세계사에 남을 국가적 대 망신을 시킬 사람들이 대기하고 있다는 것 ...

지난번에도 이와 다르지 않았다. 731부대는 우리 독립을 염원하여 목숨 걸고 싸우던 독립군이었다는 것, 불에 타다 남은 가정용 보온물병을 놓고 적군이 쏘아서 날아 온 포탄의 탄피였다는 것, 소총을 쏘는 데 개머리판을 눈에 대고 조준하는 것, 바닷물에도 흐려지지 않은 파란 매직으로 쓴 1번이라는 글자는 적군이 어뢰를 조립하면서 순서를 맞추기 위하여 써 놓은 것이라는 것, 동해에서 서식하는 어패류가 서해에서 작전하던 피격 천안함에 붙어있어도 오래되면 다 그렇다는 것, 낙동강에서나 서식하는 민물고기가 수돗물을 보내는 한강의 청계천에 나타나도 생태계가 복원되어서 생겨났다는 것, 삼면이 바다인 그것도 세계 지도에서 어디에 붙어있는지조차 찾기 어려울 정도로 작은 나라에서 대운하를 파야 물류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것, 강에 떠 있어야 할 인공섬이 준공 1년 만에 물에 잠기니 갑자기 쏟아진 폭우에는 어쩔 수 없다는 것 등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많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우리는 이런 사람들을 놓고 준비된 대통령이었다고 한다. 물론 지극히 적은 소수 인원에 한정된 표현이기는 하지만 말이다. 나도 이들이 정말 준비된 대통령이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태어날 때부터, 자라면서, 그리고 정치를 자신의 처신 도구로 활용하기 시작하면서부터, 모든 면에서 준비된 아니 준비하던 그런 사람들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으면 어찌 이리 일사분란하게 한 치의 오차도 없이 국가의 앞날을 흐리게 하며, 국격의 곤두박질을 실천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대표되는 종결편은 바로 직전 대통령이 죽었는데 그 시신을 화장하여 흔적을 없애버렸다는 것이다. 당시 가장 유력하게 의문의 대상자로 지목되었던 사람들이, 무엇이 그리 급하여 서둘러 일을 진행하였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사설경호원이 사고 직전 갑자기 청와대파견 경호원으로 바뀌었는지도 궁금하다. 사고가 났을 때 가까이 있는 당사자의 부인한테 연락하지 않고 왜 청와대에 먼저 보고하였을까 궁금증이 든다. 매일같이 중계방송을 하던 그 많은 기자들이 왜 사건 당일은 단 한 사람이라도 현장은 고사하고 주변에도 남아있지 않고 철수하였는지 궁금하다.

우리는 지금 이런 시대에 살고 있다. 무엇이 참된 것인지 무엇이 그릇된 것인지 구분도 못하면서, 그냥 사탕발림 빵이나 얻어먹고, 영혼을 팔고라도 배만 부르면 탱자탱자하는 현실이다. 5․18기념식에서 금지곡도 아닌데 특정한 노래를 부르지 말라고 하여 출연자가 출연을 거부하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그러더니 주도적으로 부르면 안 되지만 누군가가 부를 때 따라 부르는 것은 뭐라 하지 않겠다고 하였다. 말인지 막걸리인지, 도대체 유식한 자들의 말은 누구를 통해서 해석을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대단히 유감스럽지만 이쯤 되면 막가자는 말이 나오는 것도 당연한 결과일 것이다.

우리는 남이 나에게 잘했다고 했을 때 그냥 해벌래하지 말고 무엇이 잘 된 것인지를 알고는 있어야 한다. 또 잘못했다고 하면 무엇이 잘못 되었는지 알고는 있어야 한다. 그것을 비록 겉으로 드러내고 사과하며 용서는 빌지 않더라도 양심적으로 판단은 하고 있어야 한다. 그것이 사람이 동물과 다른 점이다. 지금 우리의 현실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생각해볼 시점이다. 항상 지나온 역사는 이런 비판의 연속이었지만 그래도 이렇게 심각한 왜곡은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지하철개똥녀, 학교폭력일진회, 아동성범죄, 현대판노예, 고리대금사채업 등을 사라져야할 단어라고 말한다. 말하기 좋게 사회4대악을 근절하자고도 한다. 누가 보아도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좋지 못한 일, 옳지 못한 일이라는 말이다. 그러나 위에 언급한 예들이 이런 일과 비교하여 결코 가볍다고 할 수 없다. 후자를 천둥번개에 비유한다면, 후자는 오히려 국가를 흔들 대규모 지진으로 더 크게 비유할 수 있다. 나라가 바로 서야 그 위에 개인의 집도 지을 수 있는 것이다. 나라야 망하든 말든 나만 잘 살아야겠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국가의 독립을 위하여 목숨을 바친 당사자와 후손들이 고통을 받고 있을 때, 그들을 죽이려 했던 사람 혹은 그 자손들이 칼자루를 쥐고 난동을 부리는 일은 없어져야 한다. 역사를 호도하고 왜곡하며 돌아보기를 거부하는 일은 없어져야 한다. 이제 가정의 달도 하순에 들었다. 해마다 찾아오는 호국보훈의 달이, 배고픈 자에게 빵 몇 조각 주면서 녹음된 노래 한 곡 틀어주면 되는 행사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 빚을 갚아도 어떻게 갚아야 할지 몰라 미안하게 생각하는 후손이 되어야 한다. 내 자식들이 생각하기에 돈을 많이 물려준 부모였다는 말도 좋겠지만, 사람의 도리를 알고 국가와 민족을 통하여 여러 사람에게 도움을 주었다고 생각하는 부끄럽지 않은 부모 소리를 들어야 하지 않겠는가. 내가 이런 부모가 되기 위하여 무엇을 준비하여야 할지 생각해보는 6월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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