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것들/독후감, 독서

나의 아름다운 정원

꿈꾸는 세상살이 2015. 7. 2. 05:16

 

 

나의 아름다운 정원

심윤경/ 한겨레출판/ 2014.06.26

제목이 아름다운 책이다. 내가 쓰는 글 중에 이렇게 아름다운 제목을 가질 글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또한 내용 역시 이렇게 아름다운 글을 포함하고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그러나 책을 펼쳐보면 아름다운 나의 정원은 내가 동경하는 정원이다. 내가 사는 집의 옆에 마당이 크고 아름다운 정원을 가진 집이 있으며, 그 정원을 말하고 있다. 내가 사는 작고 부족하지만 내가 생각하는 아름다운 정원이 아니라, 물리적이고 실체적으로 크고 잘 꾸며진 아름다운 정원을 말한다. 책의 제목으로 보아서는 정신적이고 감상적인 이상적인 정원을 생각하면서 책을 읽고 나니 물리적이고 실체적이며 마음속으로 그리는 이상향이 아니라 그냥 눈에 보이는 정원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럼에도 그 아름다운 정원을 언젠가 내가 꼭 가지고 싶다는 희망을 주는 정원이라고 생각하면 또 말은 된다. 그러나 그런 생각에서 붙은 아름다운 정원이라면 그냥 평소에 가지고 싶어 하는 즉 경제적으로 돈을 벌어 이루고 싶어 하는 정원이 되고 만다. 그러면 형이상학적인 아름다운 정원은 되지 못할 것이다.

이 소설은 작가의 체험담 그리고 희망 사항을 적은 성장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가난한 집에서 태어난 그가 어른으로부터 받는 상처, 동생을 죽음에 이르게 하였다는 죄책감, 그리고 자신을 이해해주는 타인과의 관계에서 겪는 고통을 적었다. 그러면서 살짝 살짝 문틈 사이로 보이는 다른 사람의 아름다운 정원에 대한 동경 등이 그려진다. 그렇다면 이런 성장소설이 가지는 나의 아름다운 정원이라면 슬픈 과거를 딛고 일어나 극복하고 새로운 국면을 헤쳐 나가는 내용이면서 그런 제목이어야 할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그래서 혹시 나의 슬픈 정원이라든지 나의 슬픈 장독대라든지 하였으면 어떨까 생각해본다.

그렇지만 제목은 순전히 작가의 몫이며, 해석은 순전히 독자의 몫이니 굳이 하나하나 따질 필요는 없을 것이다. 작가는 그 물리적 아름다운 정원을 보면서 그런 집에서 사는 사람들은 자기 집처럼 싸우지도 않고 걱정도 없으며 매일 웃으며 살 것이라는 생각으로 아름다운 정원을 꿈꾸며 자신도 그런 아름다운 정원을 가지고 싶다고 결론지었다면 이 또한 맞을 것이다. 마음속으로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그런 내용을 짐작할 만한 단어는 한 마디도 나오지 않는다. 이것은 내용의 전개 과정에서 철저히 배제되었거나 아니면 놓쳤거나 둘 중 하나이겠지만 어느 쪽일지 나는 모른다. 작가의 의도만이 말할 수 있는 답이기 때문이다.

다만 이 소설을 읽으면서 나도 이런 소설을 쓰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다. 이런 것이 바로 소설이구나 하는 생각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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