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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초복입니까

꿈꾸는 세상살이 2020. 10. 6. 09:53

아직도 초복입니까?

 

뜨거운 여름, 하지를 지나 세 번째 돌아오는 경일(庚日)을 초복이라고 한다. 유래부터 따지지 말고 단어를 알고만 있어도 된다. 바쁜 세상에 살기 편하도록 달력이 알려주기 때문이다. 올해는 716일이 초복이다.

초복은 어떤 음식을 먹을 것인지가 떠오르는 단어로 꼽힌다. 삼복 중에 가장 약한 더위이지만, 그래도 첫 더위라서 무척 덥다고 느껴지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초복은 무엇을 먹을 것인지가 문제다. 아니다, 어떤 음식을 선택할 것인지가 화제다.

예전에는 삼복 기간 중에 항상 보신탕을 먹는 계절적 음식으로 자리매김을 하였다. 나도 그런 습관으로 지나왔다. 보신탕은 몸을 보한다는 탕이다. 옛날에 먹었던 보신탕은 키웠던 개를 음식화시키면서 발전해왔다. 현재는 보신탕을 먹지 말자고 아우성이 넘친다. 그런 음식은 불결하다면서 개를 이용한 음식은 음식화가 맞지 않다고도 주장한다.

나는 이런 주장이 절대로 맞지 않다고 본다. 보신탕은 몸을 보하는 것인데 왜 이리 반대를 하느냐는 말이다. 현재의 보신탕은 닭을 이용하는 삼계탕이 보신탕의 일부에 지나지 않다. 그러면 삼계탕은 되고 개 보신탕은 안 된다는 말인지 의문이다.

원래 개는 가정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동물이며, 누구의 허락을 받지 않고도 필요한 때에 몸을 보신할 수 있어서 애용하는 음식이었다. 또 개 보신탕은 닭 보신탕보다 소화가 잘 되고 흡수력도 좋아서 몸에 활용성이 높아져 선호한 이유였다.

일부에서는 현재도 개고기가 병을 구완하는 음식으로 가장 좋다는 말이 있다. 분명히 맞다. 그러면서도 반대할 용기가 없어서 그저 듣기만하고, 개고기가 몸에 좋다는 말도 대놓고 옹호하지도 못한다. 물론 개고기를 대체할 다른 식육이 없는 것은 아니다. 염소, , 자라, 붕어, 잉어, , 고양이, , , 오리 등등 많고도 넘친다.

그러나 현재까지 알려진 개고기보다 나은 고기는 없다. 물론 개고기를 빼고 다른 고기를 먹어도 몸을 보하는 데는 전혀 지장이 없다. 왜 그럴까? 그것은 단순하다. 모든 사람들이 먹고 살만해져서 조금 못 되는 고기를 먹어도 살아남는다는 해석이다,

다른 나라에서는 전래의 보신탕을 혐오하지만 자기들은 우리가 혐오하는 음식을 먹으면서 우리를 탓한다. 맛보지 못한 보신탕을 안 먹어봐서 그럴 것이다. 보신탕이라는 단어도 우리나라가 자랑할 만한 음식이다. 수술을 하자 쇠해진다. 그때 회복을 희망한다면 보신탕이 필요하다. 현재 개발된 개고기만한 음식이 없다는 말이다. 애견주들이 많다면 아예 초복을 없애자는 주장을 해보라고 권한다. 아니다, 오래된 우리나라 관습을 없애는 것은 역성(逆成)을 맞게 된다. 초복은 그대로 놔두고 보신탕이라는 단어도 놔두고, 간단한 아이디어를 제출한다. 개고기 대신 대체고기를 활용하면 어떨까?

청어 과메기가 꽁치 과메기로 변한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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