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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을 지킬 차례인가

꿈꾸는 세상살이 2020. 10. 6. 09:55

약속을 지킬 차례인가

 

내가 교회에 나간지도 오래 되었다. 유년 때는 기억이 없지만 내 발로 초등 때부터 다니기로 했다. 그러다 중학교에 가면서 뜸해졌고, 군에 갔어도 제대하고도 한동안 다니지도 않았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안정을 찾자 다시 교회에 관심을 두고 나섰다. 버스로 가는데 한 시간 거리는 기본, 자동차로 한 시간 반이 넘는 교회를 찾아가는 열성도 있었다.

근래는 고향에 와서 다닐 교회를 물색하였고, 평범하게 나가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언제 어디서든 사람 일이 마음대로 되는 것도 아니고, 일탈하거나 탈선을 하기도 하는 인간이라서 변화무쌍한 삶을 느꼈다. 그래서 어떤 일로 인해 상처를 받기도 하고, 화가 나면 상처를 주기도 한 여느 인생을 살았다.

교회 안에서도 가끔 우연한 일이 벌어지기도 하고, 어떤 면에서는 계획적으로 수행하는 일련의 진행 과정인 일도 있다. 내가 공언한 사례로 기억나는 것이 몇 번이나 있다. 그 중 하나는, 만약 네가 지도자가 된다면 나는 그런 지도자를 모실 수가 없으니, 나는 교회를 떠나겠다고 말한 적이 있다. 지도자를 모실 교회에서 전부가 모인 곳은 아니지만 가까운 지인들이 모였을 때 공포한 내용이었다.

좋은 것은 이런 일이 벌어지기 전에 마무리하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보았다. 내 말을 들은 교인들 일부도 같은 생각을 가졌다고 실토하기도 했다. 그런데 그런 상황이 바짝 바짝 다가오니 서로의 상체기가 자꾸 부풀어 올랐다. 다수를 위해 소수가 희생되는 수단 밖에 묘수가 없었다. 정말로 그런 일이 벌어졌다. 내정된 예비 지도자가 사퇴하였다. 이유는 몸이 아파서 수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른 교인들도 모두 인정할 만한 사유로 포용하였다. 교회에서 벌어진 일이라니

이번에 거론하는 내용은 더 심각했다. 지역이지만 대형교회라서 숫자가 많다. 그래서 흔한 집사는 시험이나 자격 검정 등의 절차를 거치지 않고 그냥 형식적으로 추대하였다. 장로는 교회법에 따라 교인들이 선출하는 과정을 거친다. 장로는 차후에 진위와 특혜 인정으로 휘둘리면 곤란하므로 보여주는 절차를 거친다.

나는 안수집사 명단에서 빠졌다. 다음 선출에서도 계속해서 나만 왜 제외시켰느냐고 물어보았다. 교회는 안수집사를 노리는 목적이 아닌데, 다 같이 공평한 대우를 주지 않느냐는 항의였다. 집행부에서는 미안하다며 다음에 추대하겠다고 말했으나 또 이루어지지 않았다. 재차 항의성 발언을 했고, 또 다음 기회에서도 지켜지지 않았다.

나는 이런 것이 불거지지 않도록 못을 박았다. 만약 다시 거론된다면 내가 교회를 떠나겠다고, 교회가 많아서 갈 걱정 없다고 말한 셈이다. 그러자 교회와 나의 관계는 잠잠해졌다.

그런데 몇 년이 지난 후, 추대해주겠으나 절차상 신청서를 제출하라는 요청이 왔다. 다수를 위해 소수가 떠날 때가 되었는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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