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보아서 좋은 것/잡다한 무엇들

정읍 내장산 단풍

꿈꾸는 세상살이 2007. 11. 11. 14:33

2007. 11. 10 (토)

올해는 가을 단풍 맞이를 못하는 것이냐고 성화를 댔다. 결국 갑자기 정하기는 하였지만 그래도 내장산 단풍을 보기로 하였다. 지난 주에 다녀온 지인이 아주 멋있었다고 자랑 자랑을 늘어 놓기에 잡아본 코스다. 몇 차례 다녀온 곳이기는 하지만 아직 내장산 봉우리를 다 둘러 보지는 못했기에 다시 길을 나섰다.

지난 주까지 내장산 단풍 축제가 있었다고는 하지만 아직 모두 진 것은 아니어서 서둘러 길을 떠났다. 아침 5시에 기상하여 아침밥도 챙겨 먹고, 점심은 중간에서 김밥을 사기로 하였다. 김밥 마는 시간도 절약하기 위하여 전화로 예약을 해놓고 떠났다. 아침 6시. 집을 나서는데 좀 이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슨 일을 이렇게 열심히 하면 못 이룰게 없을 것이라는 생각도 들고, 반면에 이렇게 꼭두새벽에까지 나서서 가야만 하는지 생각도 들었다.

오늘 오후에는 추워진다는 예보에 따라 두툼이 채비를 하고 장갑까지 챙겼다. 작은 짐이지만 배낭의 따뜻한 기운이 옷을 통하여 전해왔다.

일찍 찾은 때문인지 길은 한산하다 할 정도였다. 그러나 막상 주차장에 도착하니 가장 가까운 곳은 벌써 만차가 되어 제2 주차장으로 유도되고 있었다. 아! 나보다도 더 부지런한 사람들이 많구나하는 생각도 든다. 단풍철로 보면 약간 늦기는 하였지만 그래도 아직은 볼 만한 풍경이었다.

빨간 단풍이 있는가 하면 노란 단풍도 있고, 아직 초록 그대로 있는 이파리도 있었다. 그런가하면 참나무와 같은 갈색 단풍도 있어 주위는 글자 그대로 형형색색이었다. 뿐만 아니라 오가는 사람들의 옷도 형형색색이다. 그런데 사람들의 옷만 그런 것이 아니었다. 사람 자체도 제각각이었다. 남녀 노소를 막론하고 지방을 불문하고 국적도 불문한 사람들이 줄을 이었다. 거기에 더하는 것은 토박이들의 길가 장사도 그랬다. 들리는 말씨는 자기의 고향을 대변하는 억양으로 울려 퍼진다. 누가 듣든지 말든지 그렇게 고향을 알리고 있었다.

이고 진 보따리들이 풀리자 각양 물품들이 쏟아져 나왔다. 간단한 식사거리부터 시작하여 두고두고 먹을 염장 먹거리와 장아찌 등도 그렇고, 주전부리 간식거리도 풍성하였다. 그냥 그렇게 한데 어우러져 풍성한 단풍을 맞는 것이 바로 단풍맞이 인 것 같았다.

주차료는 승용차 한 대에  \5,000을 받아 두둑히 챙기는 것이 지는 낙엽만큼이나 가슴을 서글프게 하였다. 거기다가 문화재 관람료는 아직도 \2,000 씩 챙기고 있었다. 오늘도 나는 내장사의 문화재 관람은 커녕 내장사 문턱도 넘지 않았다. 그래도 관람료 환불은 받지 못했다. 만약 내장사가 사유지를 표시하고 여기는 들어오지 마시오 한다면, 그곳을 돌아서 다른 산책길이나 등산로를 택하여 갔을 것이다. 혹시 그러다가 온 국민 문화재 관람료를 전기요금에 합산하여 고지하면 어쩌나 하는 생각도 해보았다.

 

 

 

 

 

 

 

 

 

 

 

 

 

 

 

 

 

 

 

'그냥 보아서 좋은 것 > 잡다한 무엇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생활의 지혜 2  (0) 2007.12.08
생활의 지혜 1  (0) 2007.12.08
300억 송이 국화축제  (0) 2007.11.11
오성산 패러글라이딩  (0) 2007.09.26
담장과 담쟁이  (0) 2007.09.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