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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수명은 30년이다.

꿈꾸는 세상살이 2009. 7. 16. 10:17

기업의 수명은 30년이다.

 

흔히들 우리나라의 재벌그룹들은 짧은 역사 속에서 정부의 도움을 받아 편하게 성자하여 왔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것은 정부의 정책에 맞춰서 사업을 하고, 정부는 의도적으로 어떤 특정 기업을 선정하여 일을 추진하였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러나 다른 면에서는 선진국의 기업활동을 벤치마킹하면서 더욱 발빠르게 움직여왔다는 뜻도 내포되어있다.

실제로 유럽이나 아메리카의 경우 100여 년에 걸친 공업화를 일본은 30년 만에 이룩하는 효과도 있었다. 여기에 우리나라의 경우는 그 절반인 15년 정도의 기간으로 공업국가를 이루었으니 그럴만도 하겠다. 이것은 그간의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의 역할이 컷음은 아무도 부인하지 않는다. 이런 과정에서 어떤 기업에 편중된 지원이 이루어지고, 어느 특정 개인에게 혜택이 돌아갔음도 인정하여야 한다. 하지만 당시 상황으로서는 그것마저도 고마운 일이고 국가에 충성하는 일이기도 하였으니 더 말할 필요도 없겠다.

 

우리의 경제에 있어 공업화가 이루어지자 다음은 서비스업종의 출현이 다가왔다. 먹을꺼리와 입고 생활하는 물품들에 대한 삶의 욕구가 경제의 전면에 나서게 된 것이다. 그와 더불어 정보산업, 서비스산업이 주도하는 사회로 변해가는 느낌마저 드는 정도가 되었다. 이제 우리 산업은 농경과 기초산업 및 사회간접자본의 정비를 벗어나게 되었다. 그리고 선진국물품의 수입대체와 경공업의 육성도 벗어났다. 그런가 하면 벌써 중화학공업의 출발이 이루어졌으며, 어느새 산업구조를 개편하는 경쟁력을 갖추게 되었다.

지금은 현시대가 갖는 최고의 전략산업인 지식정보의 집약화시대에 들어서게 된 것이다.

이런 산업사회에 당도하기까지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미천한 기반시설을 바탕으로 선진국의 문물을 받아들이는 것도 문제였으며, 그것을 소화하는 것도 문제였다. 단기간에 일어나는 것들이 과거의 우리 문화와 너무나 상충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우리는 그것을 잘 극복해 나왔다. 오히려 타산지석의 기회로 삼고 더욱 발전시켜 선진국을 따라잡을 수 있게 되었던 것이다.

 

이런 과정에서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그것도 아주 짧은 기간에 급격하게 변하는 사회는 많은 부작용도 낳았다. 농토만 가지고 있던 사람들이 공업화의 기로에서 갈등을 겪기도 하였고, 때로는 일확천금을 얻으면서 잘못되어 패가망신하는 경우도 생겨났다. 그것은 기업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였다. 한때는 일취월장하던 기업이 새로운 환경을 맞아 도태되기 일쑤였다. 지금까지 영위하던 산업과 앞으로 변화해가는 산업의 사이에서 시대의 흐름을 이해하지 못하는 문제도 생겨났다. 또 한 가지 간과할 수 없는 것은 노동자들의 희생이었다.

그들은 금전적인 혜택은 받았던 세대였지만, 반면에 인간적인 대우는 접어야 하는 상황까지도 감수하였다. 성장을 위하여 기업을 위하여 자신의 수고쯤은 당연한 것이었고, 기업의 성공이 바로 자신의 성공이라는 새로운 등식을 만들어 위로하던 세대들이었다. 문화적인 혜택은 고사하고 육체적인 피로를 풀 기회마저 반납하던 세대였다. 그뿐만 아니라 작업장 환경오염에 자신의 육체가 죽어가고 있다는 사실조차 모른 채 즐거워하는 대신 얻은 결과였다.

 

지금의 사회는 예측을 하기도 힘들게 빠른 변화를 하고 있다. 이제는 산업구조가 어떤 대가를 치르고 나아갈지 아무도 모른다. 예전처럼 계속하여 정부의 정책에 맞추어나갈지, 환경의 변화를 주도하여 산업의 흐름을 창출해나갈지, 어렵더라도 예전처럼 종업원의 희생을 먹고 꾸려나갈지는 기업이 알아서 결정할 문제다. 다만 기존의 누구를 희생하는 방식은 더 이상 통용되지 않을 것임은 분명하다. 이제는 사회가 변했기 때문이다. 예전에 말하던 배고프다는 소리와 요즘에 말하는 배고프다는 소리는 같은 의미가 아닌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다시 생각해보면 어떤 방식을 택하여 성장할 것인가를 선택할 때, 그 기업의 미래도 같이 결정되어짐을 알 수 있다. 정치권과 결탁하여 일부일침할 것인지, 새로운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주도해나갈 것인지, 기업의 운명은 종업원의 희생을 담보로 하고 그냥 시도해볼 것인지가 결정되면서 기업의 미래도 훤히 내다보이는 세상이 되었다.

 

우리나라 산업화를 돌아보면 1965년도에 경영활동을 하던 기업 중에서 10년 후에도 같은 업종에서 활동한 확률은 다음과 같았다. 10위권 업체는 10%, 20위권 업체는 10%, 30위권 업체는 20%, 50위권 업체는 24%, 100위권 업체는 22%였다. 이들이 각각 20년 후에도 생존한 확률은 0%, 0%, 3%, 12%, 19%에 지나지 않았다. 이 수치에서는 한때 잘나가던 기업들이 몰라보게 변하는 사회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도태되었다는 증거이다.

또 1975년도에 경영을 주도했던 기업들의 10년 후 생존율은 10위권 기업이 20%, 20위권 기업이 25%, 30위권 기업이 33%, 50위권 기업이 28%, 100위권 기업이 30%였다. 한편 이들이 16년 후에도 생존한 확률은 20%, 30%, 33%, 22%, 25%였%음 알 수 있었다. 그리고 10년이 지난 1985년도에 활동하던 기업 중 10위권 기업이 6년 후 생존한 확률은 70%, 20위권 기업은 81%, 30위권 기업은 73%, 50위권 기업은 78%, 100위권 기업은 74%로 나타났다.

이 수치에서 보면 70년대와 80년대는 60년대와 비교하여 그나마 조금 높은 수치로 나타났다. 이것은 농경사회에서 공업화로 가는 변화를 이해하지 못하는 시대였음이 확인된다. 그러다가 경공업에서 중화학공업으로 변하면서 약간의 부침이 있음을 본다. 그래도 예전의 충격보다는 훨씬 적어졌다는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다. 그래도 전체적인 수치가 낮은 것은 변화를 읽지 못하고 기업을 경영한다면, 설사 변화를 감지하였다고 하더라고 빠르게 대응하지 못하면 도태된다는 진리를 만들어내고 있다. 그래서 기업의 수명은 30년이라는 단어가 생겨났다.

 

그러나 세상의 모든 기업이 30년 후에는 도태되는 것은 아니다. 어떤 기업은 그보다 훨씬 긴 수명을 가지고 있으며, 대를 이어 가업으로 영위되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개인이 아닌 경우에도 100년이 넘게 운영되고 있는 기업들도 많이 있다. 이런 경우 기업의 수명이 30년이라는 명제 앞에서 그냥 때가되어 망하기만을 기다리지 않았음을 알아야 한다. 그들은 각자의 업종에서 최고의 기술력으로 주도하면서, 끊임없이 연구하며 소비자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음도 기억해야 한다.

 

기업에서의 2등은 어떤 의미를 가질까. 그들은 때에 따라 선두주자의 허점을 공략하여 좋은 결과를 얻을 때도 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항상 1위의 뒤를 따라 가야하는 신세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소비자의 욕구를 빨리 파악하여 시장을 주도해가는 능력이 부족함으로 좋은 이미지를 얻는 것도 어렵다.

그러면 1등기업은 어떨가. 행여나 누가 따라오지는 않는지 항상 조바심을 내면서 시장을 이끌어가는 것이 선도기업이다. 그러나 이들도 어려움은 마찬가지니 부단한 노력으로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가야 하는 부담감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만약에 이런 부담감을 이기지 못하면 바로 추락하고 만다. 그것은 1위에서 2위로의 한 단계 하락이 아니라 끝이 어디인지 모를만큼 처지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기업은 내가 처한 현재의 환경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 과거의 기업은 기업주가 만족하면 그만이었다. 그러다가 소비자가 만족하는 시대로 변하더니, 급기야 종업원이 만족하여야 한다는 상황이 되었다. 하지만 요구는 이에 그치지 않고 기업가는 물론이고 소비자와 종업원 모두가 만족하는 것이 올바른 기업경영이라는 말이 생겨났다. 거기다가 주주만족, 사회에의 환원까지도 고려하여야 한다는 말이 등장하고 있다.

그래서 기업의 수명은 영원하여야 하고, 그에 속한 사람들 모두도 영원하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업이 도태되지 않고 계속하여 영위되어야 하며, 기업의 수명이 30년이어서는 안 된다.

따라서 기업가는 기업의 수명이 영원하기 위하여 부단한 노력을 하여야 한다. 소비자의 욕구, 사회의 요구사항, 세계환경의 흐름을 읽어 그에 맞는 변화를 해나가는 것이 영원한 기업의 수명을 위한 방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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