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것들/나의 주변 이야기

어쩐지 좀 약하기는 하더라

꿈꾸는 세상살이 2011. 2. 9. 09:31

어제는 거주지 익산에서 오전 일을 마치고 출발하여 군산에서 일을 본 후, 다시 김제에 들러 일을 보았다. 오후 다섯 시가 넘어서는 전주에 가서 출판관계로 일을 처리하였다.  

그러는 동안 여러 시군을 거치다보니 나름 시간도 많이 걸리기는 하였지만, 중간에 구제역 확산방지를 위한 방역구간을 통과하여 더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였다. 얼마 전까지는 이 방역이라는 것도 전국에 확산이 안 되어서 그런지 형식적으로 하는 것 같더니만 어제는 그래도 제법 성의를 가지고 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 이유로는 이제 전국에서 남은 지역이 전북과 제주라는 것에서도 엿볼 수 있었다. 이런 때에 나머지 두 곳마저 병마가 휩쓴다면 우리나라는 병원균 천지가 되니 이것은 곧 재앙이고, 사람이 가축 전염병에 지는 꼴이 되고 만다.

 

어느 누가 병원균을 퍼뜨렸는지, 아니면 방역을 소홀히하여 확산이 되었는지 책임을 가리는 일도 무척 중요하다. 그러나 그것은 병원균을 퇴치  시킨 후의 일이다. 우선은 더 이상 확대전염이 되지 않도록 하는 조치가 먼저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우리나라는 그렇지 못했다. 기껏 한다는 것이 최대 명절인 설날에도 고향방문을 자제해달라는 것과 지금 열심히 방역을 하고 있으니 곧 진정될 것이라는 것뿐이었다.

이 정도로 확산 된 마당에는 더 이상 확산될 곳도 없으니 그냥 내버려 두어도 자연히 사그러 들 것이라 생각된다. 마지막 남은 전북과 제주의 가축농가는 전국적으로 보면 그리 많지 않은 양이고, 사실상 그전에는 이 곳에 대해서 축산농가 취급도 해주지 않았지 않는가.

이제와서 세삼스럽게 이곳만은 지켜야 한다고 호들갑을 떨면서, 점차 수그러드는 분위기에 편승하여 공무원들이 열심히 노력한 결과라고 말하는 것에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 축산농가는 공무원들이 길가에서 방역하는 것 보다 몇 배나 많은 방역을 하며, 병의 확산을 두려워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이런 축산농가의 노력은 전혀 언급이 없다. 그저 위험지역에 가지 말라고 하거나 그리운 고향 부모 형제에게도 가지 말아달라고 부탁하는 것이 공무원의 자세라 생각되어 서글픈 마음이 든다.

 

내가 방역담당 공무원이라면 최대 명절에 그것도 다른 해보다 연휴가 두 배도 넘는 긴 기간 동안 고향을 방문하지 말라고 말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 대신 철저한 방역은 물론이며, 이 병원균에 대한 안내와 함께 주의 사항을 홍보할 것이다. 그리하여 국민들이 같이 참여하는 돔질의식을 심어줄 것이다. 무슨 일을 처리함에 있어 그 원인을 찾아 제거하며 그 싪체를 알아 대처하는 것보다 그냥 급한 결과만 놓고 실적내기에 급급하여 고향을 방문하지 말라니 사람 천염병도 아닌데 다른 방법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어제 방역구간을 지나가면서 생각해보니 약 일주일 전이나 열흘전에 비해 소독 강도가 좀 높아진 것은 확실하였으나 예전에 비해 서운한 맘도 들었다. 2006년 12월 익산에서 조류인풀르엔자가 발생하였다고 하였을 때는 처음부터 이렇게 허술하게 대처하지 않았었다. 그 결과 병원균의 잠복기인 3주를 넘기면서 전국에 확산되지 않고 완전히 소탕되고 말았던 것이다.

그때를 기억하면서 당시 내가 썼던 글을 읽어보니 어제의 강도높은 소독은 당시의 기본에 속하는 수준이었다고 밖에 생각되지 않았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물론 내가 익산에 살고 있으니 익산에 대해서 좋은 기억만 남아 그럴 수도 없지는 않겠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없는 것을 있다고 하거나 있는 것을 없다고 할 정도는 아니니 내가 주관적으로 판단할 때에 그렇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그때 익산은 잘 대처하였었다. 그리고 시민들이 잘 협조해 주었었다. 그러면 지금은 어떨까.

전국적으로 확산된 이 마당에 어느 시군이 아닌 정부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 국민들은 이 문제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조금만 생각해보아도 서로 다른 생각들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렇게 급한 때에 거대여당은 대통령의 의중이 확실하다고 하면서 개헌문제나 들먹이고, 아랍에 원전공사시대를 열겠다고 하더니 까놓고 보니 우리가 돈을 빌려주면 그 돈으로 발주를 하겠다는 계약이었는데 이런 말에 대해서는 변명도 없이 쏙 들어가고, 대통령이 직접 작전명령을 내려 세계사에 전무후무한 성과를 얻었다고 자랑하던 해적이야기는 한 달씩이나 이어지고, 사실 작전명령은 부대장이 내리는 것이지 대통령은 그런 일을 하지 않는 것 아니던가. 더 넓게 따지면 아직도 전작권이 미국에 있고, 우리나라는 전쟁이 끝난 것이 아니라 잠시 휴전중이므로 전작권 통제를 미군에게서 받아야 되는 형편이다.

게다가 처음에는 선장의 생명에 이상이 없다고 하더니 이제는 언제 깨어날지도 모르게 위중하다고 하면서 새로울 것도 없는 일을 계속 늘어트려 연일 톱뉴스로 전하고, 최근에는 현지에서 증거로 수거한 총탄 중 한 발을 잃어버렸다고 하더니 언론이 들고 나오니 급기야 여러 총탄 중에 한 발은 우리 아군이 사용하는 총기류에 사용되는 탄알이라고 하는 것은 도대채 어떻게 해석하여야 할까. 대통령은 신년 방송에서 그 말은 표를 얻으려고 말했던 것이며 사실은 처음부터 그렇게 집행할 의도가 없었다고 자기 말을 부정이나 하고, 지도자급 모두가 임시표면 치적 쌓기만 노력하고 있다.

 

그 치적이라는 것도 정말 치적이 되었을때에 하는 말이지, 실상은 그렇지 않고 속으로 곪아터지는 것을 감추고 피부 이식수술만 해놓고 다 나았으니 내 공로다 하는 것과 같다. 이것은 국민에 대한 기만이고 원천적으로 따져보면 대국민 사기행위다. 마치 청계천에 맑은 물이 흐른다고 하면서 1급수에서만 산다는 어종이 있다고 자랑하더니 알고보니 그 수종은 낙동강에서만 사는 아주 희귀종이라던데 어떻게 한강도 아닌 청계천 돌바닥 지류에서 살고 있는지 참으로 놀라운 일이다. 또 지하수를 퍼 올리고 수돗물을 부으면서 이것을 운영하기 위하여 지불되는 전기요금과 수도요금이 얼마인지는 말하지 않고 도심에 맑은 물이 흐른다고만 호도하는 것, 이런 것들이 지금 우리가 전해듣어 알고 있는 치적 중의 하나다. 그러기에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고 있는 국민들도 나을 게 없다.

 

청계천을 공사하면 건져낸 유물들이 얼마나 많은지 아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이 공사를 하면서 너무나 많은 유물들이 올라와서 공사를 중단해야 할 지경에 이르자, 미처 분류하고 조사할 시간이 없어 공터 한쪽에 쌓아놓고 나중에 조사해보자고 한 것을 국민들은 알고나 있을까.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유물들을 포장하였던 재료들이 부패하고 햇빛에 자연훼손되어가자 그 들이 어디서 발견된 것이며 당시에 어떤 형대를 하고 있었는지 불분명하게 되었다는 것을 알고는 있는가. 그 사이 담당자가 바뀌고 보관장소도 옮겨지면서 결국에는 양이 너무 많고 서로 혼재되어 이제는 조사하고 싶어도 알아내지 못할 어려운 실정이라면 국민들은 믿을 수 있을까.

 

혹자는 말할 것이다. 그런 청계천의 유물을 몰라도 살아가는데 아무 이상이 없다고. 그렇다면 청계천을 복원하지 않고 예전처럼 복개천으로 하여 도로로 사용하여도 살아가는데 아무 이상이 없음은 왜 모르는 것일까.

 

나는 지금 어느 개인을 나무라는 것이 아니다. 무슨 일을 함에 있어 그 원인을 알고 조금 늦더라고 명확하게 대처하는 것이 옳다는 것을 주장하는 바이다. 그런데 만약 모든 것을 할 수 있었고 할 줄 아는 데도 하지 않았다면, 그것은 직무유기가 되며 넒은 의미로 보면 국민을 기만하는 행위다. 그것은 바로 대국민 사기라는 단어와 연관된다.

 

국민의 안위를 위하는 일을 하라고 공무원이 있는 것이고 국가지도자가 필요한 것이지, 국민보다 자신의 안위를 먼저 생각하는 것이 공무원이라고 생각되지는 않기때문이다. 열심히 하다가 안되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처음부터 잘못 생각하거나 다른 각도에서 접근한다면 그들은 지금 당장 그만두어야 할 것이다. 그것은 공복의 자세가 아니기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