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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량의 길

꿈꾸는 세상살이 2011. 4. 4. 10:06

선량의 길

 

조용한 줄만 알았던 6․2 동시지방선거가 요란한 천둥을 동반한 후 막을 내렸다. 그러나 아직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다. 정부에서는 이번 당선자에 대하여 시퍼런 칼날을 들이대고 있으니 말이다. 그러나 그것 또한 어리석은 일이라 생각한다. 지금까지의 정부 행태로 보아,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다고 밖에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정말 이러다가는 또 한 번의 쓴맛을 보게 될 정부라는 생각도 든다.

하긴 정부가 쓴맛을 보면 그 고통은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오는 것이니, 어쨓거나 정부가 쓴 맛을 안 보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러려면 정부는 현재의 민심을 제대로 읽고 그에 부응하는 행정을 하여야 한다고 믿는다. 언제부터인가 3권 중의 하나인 행정부의 수반이 입법부와 사법부를 주물럭거리고 있고, 우리는 그것을 모두 바라만 보고 있는 국민들이 되고 말았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자신은 국민이 준 권리마저 포기하고 스스로 행정부의 종으로 자처하는 2권이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는 고무줄 잣대로 재면서, 남는 부분은 제 맘에 드는 칼로 싹둑싹둑 잘라내는 것은 참으로 목불안견이다.

요즘 나는 수명이 많이 단축된 듯하다. 이런 상황을 보면서 분개하다보니 속이 끓고, 그러다보니 혈압이 올라가고, 진정됐다가도 다시 열이 뻗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니 내가 심장병에 걸리지 않을 수가 없는 형편이다.

그러나 이번에 나선 선량들도 반성을 하여야 한다. 특히 국가의 백년대계라는 교육계에서의 문제는 고쳐져야 한다. 아이들을 제대로 가르쳐야 오늘날처럼 심장병을 앓는 사람들이 줄어들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와 관련한 한 예를 들어보자. 내가 아는 교육의원은 참으로 마음에 들지 않았었다. 그때는 직선제가 아니라 학교 운영위원들이 뽑았다던데, 2번이나 교육의원을 지낸 사람의 얘기다. 아침 운동을 하러 가는 사람을 차로 태워 주는 것이 자상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사람은 반대방향으로 나가는 아내를 승용차로 태워다 주고 출근하는 사람이었다. 그 아내는 추석이나 설 명절이 되면 보통 15일 전부터 운동에 참여하지 않았다. 왜 나오지 않느냐고 물으면, 그 기간은 택배로 보내오는 명절선물을 받아야 하니 집에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뿐만이 아니다. 아내는 같이 운동을 하는 사람들에게 먼저 다가가서 자녀가 어느 학교 몇 학년의 누구인지를 물었다. 그리고는 자녀가 착하고 성실하니 선행상을 줄 터이니 그리 알라고도 하였다. 이후에 정말 선행상을 주었다면 그냥 만들어서 준 것이고, 상을 주지 않았다면 이미 다른 학생에게 주어 이제 여유분이 없다고 말하면 그만일 상이다.

상을 당했을 때에도 같이 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참석하여 위로를 하였다. 어떤 사람은 고향의 선배라는 이유로 더욱 슬픈 마음을 전하기도 하였었다. 그런데 다른 사람들이 상을 당하자 자기는 위로는커녕 부의금도 내지 않았다. 그러면서 하는 말은 ‘그것도 다 품앗이인데 자기는 오지도 않았으면서 어떻게 알리느냐’고 했다. 그렇다, 모든 것이 품앗이라면 자기가 먼저 가서 다음에 품을 얻으면 되지 않겠는가. 그것도 자기는 두 번이나 받아먹었으면서, 그 사람이 오지 않았었다고 생각나는 대로 그냥 입 터진 대로 말하는 것은 지금 정부의 행태와 진배없는 적반하장이다. 하긴 그러니 재산을 모으고 부자로 사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우리 후손에게 물려줄 국가의 교육관련 인사에 이런 사람이 있다는 것도 안 되는 것 아닌가.

그 사람은 이번 선거에서 떨어졌다. 정말 속이 시원한 일이었다. 이번 정부도 선거로 인하여 국민들이 속이 시원하다는 말을 해서는 안 될 일이다. 정말 이래서는 안 되는데, 많은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듯하다. 정부도 이제 그만 근시안적인 보복에서 눈을 돌리고, 제발 국가의 영속을 위하여 생각해주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