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것들/산문, 수필, 칼럼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를 보면서

꿈꾸는 세상살이 2011. 4. 4. 10:09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를 보면서

 

이제 며칠 있으면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를 치른다. 날짜로는 4월 29일이라고 한다. 이는 일부 지역에서 작년 선거후에 나타난 당선 무효나 결원이 생긴 지역의 국회의원을 다시 뽑는 것이다.

재·보궐선거 시기가 되니 작년 국회의원 선거의 어느 후보자가 생각난다. 나에게도 선거운동에 참여해달라는 요청이 왔었다. 현 주소지에서 15년 넘게 살아왔고, 지역의 공단에서 근무한지도 15년이 넘었기에 아주 좋은 조건이라는 말도 있었다. 물론 그것만으로 엮여지는 것이 세상사는 아닐진대, 주소지가 고향이 여기라는 것과 후보자와 같은 학교를 졸업하였다는 점이 더 큰 이유였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분야에는 전혀 관심 밖이었던 나는 거절하였다.

그 후보에게는 너무 늦게 시작한 선거운동이 부담이 되었고, 유권자들에게 너무나 생소한 이름이었다는 점이 불리하게 작용하였다. 거기다가 아직 경륜이 짧은 선거 운동원들이 주류를 이루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는 요인 중 하나였다. 내가 처음 방문해본 그의 선거사무소 개소에서 느낀 감정은 그러했었다.

선거를 치르겠다는 사람들이 의욕에 넘치고, 사무실 분위기가 깔끔하여 보기 좋았으나 내가 어떤 일을 하여야 할지가 보이지 않았다. 지역의 주민들의 관심사와 그것을 실행하기 위한 접근이 전혀 현실적이지 못했다. 작전 상황실과 운동원들이 머무는 사무실에서 그런 분위기를 느꼈다. 그렇게 시작한 선거 운동은 결국 정당공천 경선에서 패배로 끝을 맺고 말았다.

언론에 보도된 어느 국회의원 후보자의 선거비용은 대략 잡아 1억 1,830만원이라고 하였다. 물론 정당공천 경선에 따르는 비용은 별도다. 사무실 임차료에 800만원, 유세차량 임차에 1,300만원, 확성기 등 홍보시설에 300만원, 발전기 임차에 250만원, 간판 및 조명장치 등에 30만원, 사무실 집기류에 1,400만원, 현수막 등 150만원, 여론조사 등 일반비용에 2,000만원, 선거운동원 식대 등에 2,000만원, 사무실 운영비에 3,000만원, 명함 등 안내장에 600만원을 꼽았다. 이 금액이 정확한지 아닌지는 따지지 않아도 된다. 꼭 그만큼을 썼다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남들이 뭐라고 하더라도 대부분의 많은 후보자들이 깨끗한 선거, 깨끗한 공약을 내세우고 선거전에 돌입한다. 그럼에도 결과는 그렇지 못한 후보자가 있었고, 그렇지 못한 당선자가 있었다는 것이 문제로 나타난다. 그래서 새로운 사람을 뽑아야 하는 보궐선거나 재선거를 치러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의 재·보궐선거 역시 아쉬운 점이 많은 선거가 되었다. 한 지역에서 국회의원을 세 명 선출했는데, 그 중 두 명의 국회의원을 다시 뽑아야 하기 때문이다. 선거가 국민을 위한 선거가 되고, 유권자는 나 자신의 권리를 지키기 위한 유권자가 되어야 할 것이다. 선거는 허가 낸 한 사람의 월급쟁이를 뽑는 것이 아니다. 내가 속해 있는 지역이나 국가를 대표할 사람이며, 나를 대신하여 내 뜻을 전달할 사람을 뽑는 것이다. 내가 뽑아놓고 돌아서서 욕을 한다면, 그것은 바로 내가 나에게 욕을 하는 것과 같은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내 것들 > 산문, 수필, 칼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신규사업은 왜 필요한가  (0) 2011.06.16
어린이날과 선거  (0) 2011.05.11
선량의 길  (0) 2011.04.04
교인과 교회가 피해야 할 사항들  (0) 2011.04.04
세화로 시작하는 설날아침  (0) 2011.04.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