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것들/익산! 3000년 세월의 흔적

71. 심곡사명부전지장보살 및 7층석탑

꿈꾸는 세상살이 2011. 5. 4. 20:03

 
▲ 명부전 지장보살 
문화재로서는 명부전 건물을 제외하고 지장보살을 위시하여 총 26구의 권속들까지 포함하고 있다.

◈심곡사명부전 지장보살 및 권속(深谷寺冥府殿 地藏菩薩 및 眷屬)

심곡사명부전은 낭산면 낭산리 176번지에 있는 심곡사의 건물 일부인데, 1890년경에 세워졌으며 맞배지붕에 정면 3칸, 측면 2칸이다. 명부전에 봉안된 지장보살상과 시왕상 및 그 권속들을 포함하여 26구의 불상 모두를 지칭한다. 이 유물은 심곡사의 소유로 2001년 9월 21일 시도유형문화재 제191호로 지정되었다.

명부전의 내부에 지장보살을 중심으로 그 양옆에 도명존자(道明尊者)와 무독귀왕(無毒鬼王)이 자리하고 있으며, 그 좌우로 시왕상(十王像) 10구, 판관상(判官像) 2구, 녹사상(綠使像) 2구, 사자상(使者像) 1구, 동자상(童子像) 6구가 자리하고 있으며, 가운데 출입문 좌우에는 장군상 2구가 서있다.

이 불상들은 양식적 특징으로 보아 1634년에 조성된 숭림사 지장보살좌상 및 권속(전라북도 유형문화재 제189호), 1640년에 조성된 완주 송광사 명부전 소조지장보살삼존상 및 권속(전라북도 유형문화재 제168호)들과 비슷한 시기에 조성되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심곡사는 초기 창건시기가 정확하지 않아, 밝혀진 조선 순조 19년 1819년이 중건시기인지 아니면 창건시기인지를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

시왕상은 앉아있는 형태이나 지장보살은 결가부좌를 하였다. 시자와 금강력사, 동자상은 입상이다. 재료는 지장보살과 권속 모두 흙으로 만든 소조상으로 보존 상태는 양호하다.

지장보살은 둥근 얼굴에 전형적인 승상(僧像)의 머리를 하고 있으며, 목에는 이도가 표현되었고 법의는 통견의로 두꺼운 편이다. 아래로 흘러내린 옷 주름은 결가부좌한 다리를 감싸고 있다. 배에는 의대가 있는데, 수인은 엄지와 중지를 맞대고 중생이 원하는 것은 모두 들어줄 듯한 여원인을 하고 있다. 양손은 몸체와 구분하여 별도로 제작하였다.

심곡사의 입구에 있는 소각로는 아주 특이한 형상을 하고 있다. 언뜻보면 태국의 사찰을 축소한 모양 같기도 하고, 커다란 사찰의 탑과도 같이 생겼다. 기와를 얹고 황토를 발라 색채의 대비도 화려하지만, 기와를 쌓은 형상을 보면 연기가 모아져 나가는 첨탑부분이 탑을 닮았다.

심곡사는 미륵산의 북동쪽 등성이에 있다. 사찰에 이르는 길은 산세가 가파르면서도 좁은 길을 가야한다. 예전의 길도 좋지 않고 래왕하기가 불편하던 시절에는 심곡사가 꽤나 근접하기 어려운 사찰에 속했었다. 그러나 시내에서 그리 멀지 않으면서도 깊은 산속에 있다는 장점도 있어 조용히 공부를 하려는 사람들이 자주 찾던 곳이었다. 벌써 30여년이 가까운 지난 어느 여름날, 심한 비바람이 몰아치고 많은 비가 오던 해에 심곡사에 산사태가 닥쳐왔다. 마침 정해진 공부를 마치고 하산하려던 학생들이, 갑자기 들이닥친 비바람을 피하여 하룻밤을 더 묵고 가기로 하였던 밤에 변을 당하는 사고가 있었다. 심곡사는 그만큼 가파른 산의 중턱에 자리를 잡고 있었던 사찰이었다. 지금도 심곡사의 높은 지대는 속세와 구분짓는 듯한 느낌을 주지만, 당시 심곡사가 처했던 상황은 글자 그대로 조용한 산사였던 곳이다.

익산은 비교적 재해가 없는 지역이었다. 한국전쟁시 이리역 폭파사건은 인위적인 사건이었으며, 한국화약의 이리역 폭발사고가 있기는 하였지만 그것은 어처구니없는 실수였었다. 홍수나 가뭄, 혹한 등 자연 재해에서도 비교적 멀리 비껴서있던 지역이었다. 그런 곳에서 산사태가 났었다. 우리지역은 높은 산이 없으니 전혀 예측하지 않은 시각에 미륵산 자락에서 일어난 사고였었다. 어떤 이유가 있었는지 당시 타지에 나가 있던 나는 정확한 내용을 알지 못하나, 매사에 불여튼튼이라고 다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우리 모두 항상 준비를 다하여야 하겠다.

사찰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나느냐고 비판하는 발언은 금물이다. 지난번 고찰 낙산사의 소실이 그렇고 금산사의 화재도 그렇다. 뿐만 아니라 교회에 다녀오다가 사고를 당한 사람도 많고 결혼식에 가다가 죽은 사람도 많은 것이 현실이다. 어떤 편협된 종교관이나 한 가지 예로 전체를 매도하는 등의 오류는 없어야 할 것이다.
 
▲ 7층석탑 
심곡사의 7층석탑은 대웅전 바로 앞에 있다. 사진에서 보이는 석탑의 우측에 명부전이 위치한다. 탑의 조성과 관련된 기록이 없으나 양식에 비추어 볼 때 고려 후기로 추정하고 있다.

◈심곡사7층석탑(深谷寺七層石塔)

심곡사(深谷寺)는 전라북도 익산시 낭산면 낭산리 176번지 미륵산 북동쪽의 계곡 내에 있는 사찰이다. 신라 제46대 문성왕대에 무염대사(無染國師)가 수도할 터를 찾던 중 미륵산 깊은 골짜기에 창건하여 심곡사라 하였다고 하는데 정확한 근거를 찾기는 어렵다. 이 절에 7층석탑이 있으니, 심곡사의 소유이며 2001년 9월 21일 시도유형문화재 제192호로 지정되었다. 조선시대에 허주대사(虛舟大師)가 다시 중건하였다.

대웅전은 조선 순조 9년 1819년에 건립되었는데, 그 구조는 정면 3칸. 측면 2칸으로 지붕은 팔작지붕이며 공포를 갖추고 있다. 이곳은 석가모니불을 주불로 하여 좌우에 지장보살과 관세음보살을 협시보살로 봉안하고 있다. 이러한 불상들은 수법이나 양식에서 볼 때 조선시대에 조성된 것으로 보인다.
심곡사 7층석탑과 관련된 기록이 없음으로 다만 석탑의 양식에 비추어 볼 때 축조 연대를 고려 후기로 추정할 뿐이다. 단층 기단위에 7층의 탑신부를 형성하고, 정상에 상륜을 장식한 정4각형의 중층의 일반형 석탑이다. 직사각형의 지대석 위에 높은 받침석 1매를 놓고 기단부를 받치고 있다. 1매의 하대석에는 복련(伏蓮)을 돌려 장식하고 있다. 기단 면석은 1석으로 별다른 조각이 없고, 그 위의 갑석도 커다란 1매석으로 앙련(仰蓮)을 돌렸다.

상대석은 판재로 앙련대와 탑신을 받치는 모양이며, 앙련의 연판은 단엽인데 하대석과 같이 연판마다 주연을 돌려두었다. 탑신은 낮아 안정감이 있으나 아무런 각출이 없고, 옥개석은 옥개받침을 낮은 3단으로 각출하였으나 형식적인 표현에 지나지 않는다. 각층 탑신석에는 귀퉁이 기둥이 없어 건립시기가 많이 내려옴을 알 수 있다. 옥개석 받침은 각 층이 3단씩인데 7층에서는 2단으로 나타난다. 끝부분이 약간 들려 올려진 옥개석의 하면부가 넓고 낙수면이 평박하여 널찍한 판석형(板石形)으로 보인다. 상륜부는 보주형 석재가 남아있다.

심곡사에는 부도군이 있다. 원래는 심곡사에서 약 300m 떨어진 산꼭대기에 있었으나,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전란과 도굴을 막기 위해 현재의 위치로 옮겨왔다고 한다. 이곳에는 석종형부도와 옥개석이 있는 석종형부도, 연화문부도 등 크기와 형식이 다른 7기의 부도가 있다. 그중 1기에서 ‘경진당(敬眞堂)’이라는 명문(銘文)이 있다.

심곡사의 마당에 서있는 7층석탑은 다른 석탑에 비해 가늘고 위태롭게 보인다. 우선 1층의 지대석도 좁지만, 전체적인 높이와 너비의 균형이 부조화를 이룬다. 그래도 오랜 비바람을 견뎌온 것이 대견스럽다. 하긴 사찰의 일주문이 끄떡없는데 석탑이야 더 말해무엇하랴.

한참을 둘러보는데 아까부터 심상치 않던 황구가 나를 찾는다. 하긴 하루 십여 명 찾아올까 모르는 사찰에 이보다 더 편리한 내방객감지시스템은 없을 것이다. 요즘 날고뛴다는 무인경비도 후각은 작동하지 못하니까 말이다. 나는 할 수 없이 탑을 돌았다. 사실 서로는 말이 통하지 않으니 모른 체 하면서 그냥 돌아서는 게 상책이었다.

천천히 그리고 눈치를 보면서 탑을 돌았다. 그것은 나에게 있어 생전 처음해보는 탑돌이였다. 예전에 고창읍성의 답성놀이와 해미읍성을 돌던 생각이 났다. 그때는 일부러 운동삼아 돌았었지만, 지금은 연자방아 돌리듯 싫어도 돌아야 하는 것이니 흥겨울 리가 없다. 반기자니 그렇고, 그렇다고 터놓고 내쫒자니 그 또한 맞지 않을 듯하였다. 따지고 보면 내가 객인데 잘못하다가 동냥은커녕 쪽박마저 깨질 수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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