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들어 4대 사회악을 근절하겠다고 선포하였다. 사회악은 어느 민족 어느 사회건 존재하겠지만, 그 중에서도 4대 사회악이라 하면 사회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악으로 꼽는 것이다. 이런 사회악에 학교폭력, 성폭력, 가정폭력, 불량식품이 꼽혔다. 나에게도 이런 악들은 정말 만나기 싫고 보기도 싫은 악임에 틀림없다. 그래서 정부는 4대 사회악 근절이라는 기치를 내 세우고, 각 기관이나 치안을 담당하는 부서에서는 열을 올리며 홍보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이 길거리마다 4대 사회악근절이라는 문구가 눈에 띈다. 어림잡아도 100m마다 하나씩은 만날 수 있는 내용이다.
나는 이런 문구를 보면서, 길거리 가는 곳마다 걸린 플래카드는 누가 걸었으며 거기에 소요되는 비용은 누가 지불하였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일선 경찰서에서 지불하였을까 아니면 각 지자체에서 지불하였을까. 길거리에 나붙은 숫자가 너무 많아 한 도시를 기준으로 생각하면 그야말로 천문학적인 숫자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최근에 프랑스와 독일, 그리고 이스라엘에서는 아주 오래 전에 있었던 나치전범을 찾아낸다는 내용을 접했다. 이것을 한 마디로 반문하면 ‘그들은 아직까지도 용서하지 못하고 과거를 들먹이는 가’이다. 사람은 사람을 용서할 수 있는 범위가 있고, 신이 사람을 용서할 수 있는 범위가 있다. 나는 여기서 인간이 인간을 용서할 수 없는 일 중의 하나가 국민을 담보로 하는 무책임한 행동과 영토적 목적으로 전쟁을 일으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되짚어보면 병자호란이나 임진왜란 등이 포함되며, 근래에는 한일늑약에 의한 일본의 강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중국이나 일본이라는 나라가 절대로 용서할 수 없는 나라가 되며, 거기에 빌붙어 국민을 괴롭히고 천년만년 종 부리듯 할 기세를 지녔던 사람들은 무어라 표현해야 할까. 극단적으로 말해 우리가 요즘 말하는 친일파가 청산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그러나 친일파는 말할 것이다. 당시 상황으로 보아 어쩔 수 없었다고. 그렇다면 나치와 이스라엘의 관계도 그렇지 않았을까. 내가 하면 준법이고 남이 하면 불법이란 말인가. 내가 하면 철학을 바탕으로 하는 합리적인 행동이고 남이 하면 육체적 쾌락을 바탕으로 하는 천박한 행동이란 말인가.
내가 생각하는 4대 사회악 보다 더 크게 다루어야 할 특 사회악은 바로 친일파다. 아직도 득세하며 과거의 잘못을 인정하지 못하는 것은 일본이 독도를 일본 것이라고 우기는 것과 진배없다. 짜지고 보면 그들은 진정으로 뼛속까지 친일파이기에 한국인으로서의 친일이 왜 잘못 되었는지를 모르기 때문이다.
일본이 아직도 과거사를 인정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화산폭발에 의해 혹은 쓰나미를 동반한 지진에 의해 참혹한 변을 당한 후에도 그럴 것인지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있다. 나는 거기에 덧붙여 그러면 친일파가 정신을 차릴지도 궁금하다. 만약 친일파가 그렇게 해서라도 정신을 차린다면 나는 전자를 부인하지 않겠다. 그 이유는 일본이 한국을 침략하였던 것에 대해 그만한 보응이 있었어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리고 친일파에 대한 그만한 문책이 있었어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따라서 가장 심각한 사회악은 그 종합대상감이 친일파이며, 둘째인 특상감에는 철학 없는 정치인, 셋째인 대상감에는 주취폭력과 악덕사채업자를 포함하는 조직폭력배이다. 땅 속 깊은 곳에 뿌리를 내려 바람이 불어도 끄떡없는 나무를 보면서, 이파리 몇 개를 떼어 낸다면 무슨 변화가 있겠는가. 정말 근절하겠다고 한다면 글자 그대로 뿌리를 뽑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잘라내야 할 것이다.
미사여구로 포장하고, 거리마다 나붙여 눈을 혼란스럽게 하며, 철학도 없이 그냥 주는 대로 먹으라고 한다면 그것은 안 될 말이다. 지금 우리나라의 정국이 위에서 따낸 이파리 몇 개로 덮여질 것인가. 국민들은 4대 사회악을 물리쳐 착하게 살아도 권력자는 여전히 특히 친일파라는 사람들이 개인 치부만 하겠다는 것인가 묻고 싶다.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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