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것들/1년 24절기와 세시풍속

2. 세시풍속의 태동

꿈꾸는 세상살이 2013. 12. 2. 11:28

2. 세시풍속의 태동

우리 조상들의 세시풍속도 다른 나라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아주 오래전부터 형성되어왔다. 이런 풍속들은 새로운 각오로 희망을 품는 연초나 연말에 집중되어 있고, 자연현상을 중시하는 태음력의 근원(根源)인 달의 순환과 일치시켰으며, 농업이나 어업을 위주로 하던 생활에 적합한 행사들로 이루어졌다. 물론 하늘이 가지고 있는 4가지의 덕(德)을 원형이정(元亨利貞)으로 삼았으며, 이를 봄여름가을겨울로 보았다. 만물이 소생하고 성장하여 완전하게 이루어진 다음 마무리되는 것에 비유한 것이다. 한편, 이것을 사람에 비유하면 인의예지(仁義禮智)가 되니 우주(宇宙)와 사람은 떼어놓을 수 없는 관계였다고 믿어왔다.

기존에 사용해오던 태음태양력은 조선 고종 32년 1895년 11월 17일에 태양력으로 전환하여 사용하게 되었다. 그러나 농업이나 어업에 종사하던 사람들은 물론이며 일반 백성들은 상당히 긴 세월 동안 기존의 달력인 태음태양력을 계속하여 사용하였던 것이다. 이는 현재에 이르러서도 많은 부분 혼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가 흔히 혼동하기 쉬운 24절기는 태양력에 기초한 것이며, 예전의 달력이었던 태음태양력 위주의 세시풍속과는 아무런 연관이 없는 별개의 것이다.

그렇다고 넓은 의미로 보면 24절기가 우리의 세시풍속에 전혀 해당하지 않는다는 말은 아니다. 다만 절기는 세시풍속과 달리 어느 한순간에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행사로서, 시대적으로도 많은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처음 출발부터가 계절의 흐름을 파악하기 위한 농사력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절기 중에서도 일부는 여러 행사를 포함하며, 때에 따라서는 특별한 음식을 만들어 먹기도 하여 세시풍속에 중복되어 나타나는 것들도 있다. 예를 들면 입춘에 입춘첩(立春帖)을 써서 붙이는 것이라든지, 동지에 팥죽을 끓여 나누어 먹는 것들은 모두 우리의 오랜 전통으로 이어진 세시풍속이라 할 것이다. 그러나 곡우와 상강처럼 별다른 행사는 없고 오로지 계절의 변화를 알려주고 농사의 적절한 시기를 알려주는 것들마저 세시풍속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우리가 말하는 음력 즉 태음태양력은 달과 태양의 상관관계를 조정한 이상적인 월력(月曆)이며, 이때 나타나는 윤달은 3년에 한 번 또는 8년에 세 번을 두기도 한다. 윤달이 들어가는 1년은 13달이 되지만 그래도 총 날수로는 1년 365일의 범위에 들기 때문에 별 문제가 없는 것이다. 따라서 윤달에 일어나는 세시(歲時) 역시 고정적으로 되풀이되어 찾아오는 우리의 풍속으로 보아야 하는 것이다.

이렇게 세시풍속으로 전하는 내용에는 당시 제관(祭官)이나 무당들과 얽힌 이야기 많았으니, 그들이 우리 생활의 깊숙한 곳까지 접목되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어쩌면 생활의 일부였을 수도 있다.

-----------------------------------------------------------------------------

이 글은 전국의 해당 행사 사진 500여 장을 첨부하여 '선조들의 삶, 세시풍속이야기'라는 책으로 출판되었습니다.

'내 것들 > 1년 24절기와 세시풍속' 카테고리의 다른 글

6. 세시음식(歲時飮食)  (0) 2013.12.02
5. 제(祭)의 종류  (0) 2013.12.02
4. 세시풍속(歲時風俗)의 변화  (0) 2013.12.02
3. 세시풍속의 유래  (0) 2013.12.02
1. 세시풍속의 정의   (0) 2013.1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