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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와 아이사이』를 읽고

꿈꾸는 세상살이 2014. 4. 27. 05:54

 

『부모와 아이사이』를 읽고

                                   

저자 : 하임G. 기너트, 앨리스 기너트, 월리스 고너드/

옮긴이 : 신흥민/ 양철북/ 2006.09.07/ 350쪽

저자

하임G. 기너트 : 1922년 이스라엘의 텔아비브에서 태어났고 51세로 세상을 떠났다. 콜럼비아대학을 졸업하고 뉴욕대학의 교수가 되었다. 이스라엘의 교육부 자문위원을 역임하고, 정신요법과 심리학을 연구하였다. 저서로는『부모와 십대사이』,『교사와 학생사이』,『어린들을 위한 집단 심리치료』등이 있다.「아이들에게 굴욕감을 주지 않고 규칙을 지키게 하는 방법」,「인격을 훼손하지 않고 비판하는 방법」,「판결을 내리지 않고 칭찬하는 방법」,「마음의 상처를 주지 않고 분노를 표현하는 방법」,「감정을 인정하는 방법」,「자신감을 키워 나가는 방법」등을 연구하여 전하고 있다. 본 저서는 미국에서 1년 넘게 베스트셀러에 올랐으며, 전 세계 30개 언어로 번역되었다.

앨리스 기너트 : 체코슬로바키아 출생. 인디애나대학 석사, 뉴욕 뉴스쿨대학 석사와 박사, 뉴욕 헌터 퀸스대학 심리학고 조교수 역임. 하임G. 기너트와 부부이며, 언어를 통한 소통 분야를 주로 연구하여「Betwee Us」,「생각이 건강한 아이로 키우는 방법」,「아이들의 슬픔을 덜어주는 방법」등의 칼럼을 연재하였다.

월리스 고더드 : 미국 유타주 출생. 브리검 영대학에서 석사와 유타 주립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후 출강 중이며, 앨라배마 오번대학과 아칸소대학 사회교육원에서가족생활지도 전문가로 활동 중이다. 세 자녀 외에도 20명의 입양아를 돌보았다. 여러 강연활동과 텔레비전 프로에 출연을 하고 있다.

옮긴이

신흥민 : 한국외국어대학 독일어과를 졸업하고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한국외국어대학과 서울시립대학 그리고 성신여자대학에서 독일문학을 강의하였다. 현재는 덕성여자대학과 대진대학의 겸임교수로 독일문학과 동화를 강의하면서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주요 번역서로는『처음 그 설렘으로 아이들을 만나고 싶다』와『변증법의 역사』, 어린이 문학으로『평화는 어디서 오는가』등이 있다.

줄거리

한 가정에 있어 부모와 아이사이는 매우 가까운 존재이다. 그런데 이들이 신체적으로는 매우 가깝게 지내지만 서로의 마음이 떨어져 있을 때가 많이 있다. 그래서 의사전달이 제대로 되지 않아 오해를 하기도 하며 서로 화를 내기도 한다. 몰론 이것은 서로의 입장과 생각하는 바를 이해하지 못한 데서 오는 차이이다.

부모가 생각할 때에는 별로 중요한 것도 아니며, 굳이 물어보지 않아도 될 것을 꼬치꼬치 캐물으면서 집착하는 아이들을 종종 만나게 된다. 그러면 부모는 뭘 그런 것을 가지고 그러냐며 짜증을 내기도 하고 아예 질문을 막기도 한다. 이때 아이는 그 질문을 통하여 자신의 입장을 정립해보고자 하는 아주 심오한 의도가 깔려있는 것인데, 표현능력의 차이 때문에 직설적으로 말하지 않고 계산된 자기만의 방식으로 물어 보는 것이다. 그러나 부모는 겉으로 나타나는 즉 아이가 질문하는 단어 자체로만 해석하여 어떻게 대답을 어떻게 할 것인지를 결정한다. 이것이 바로 부모와 아이의 생각의 차이이다.

아이는 새로 산 장난감을 가지고 놀다가 망가뜨린 경우에도, 장난감을 망가뜨린 것에 대하여 속으로는 잘못을 인정하면서도 그 잘못에 대한 보상이 두려워 거짓말을 할 때도 있다. 예를 들면 장난감이 어디 있는지 모른다거나 누가 와서 망가뜨렸는지 모른다는 말을 하기도 한다. 이런 때에 부모는 뻔한 거짓말을 하는 아이에게 화를 내거나 체벌을 가하기도 한다. 그에 대한 목적은 거짓말을 하면 안 된다는 명분을 내세우고, 장난감이 망가진 것보다 더 우선하여 거짓말 한 것에 대하여 지적을 하게 된다. 그러면 아이는 전혀 의도하지 않은 부분에서 화를 내는 부모를 이해하지 못한 체, 현실로 닥친 체벌이 무서워 그냥 잘못했다고만 하게 된다. 따라서 둘 사이에는 전혀 예기치 못한 방향으로 치닫게 되며, 부모나 아이 모두 처음 의도했던 데로 나가지 못하고 감정만 상한 채로 끝을 맺고 만다. 이때 저자가 주장하는 아이 대처법은 먼저 상대방의 처지를 공감하라는 것이다.

장난감을 망가뜨린 죄로 부모에게서 혼나지 않을까 염려하는 아이의 마음, 자신이 망가뜨렸다고 하면 다음에 장난감을 사주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등을 이해해주며 그 두려움에서 벗어나게 하여야 한다.

이런 대화법에는 먼저 그 아이의 처해진 환경을 공감하는 것이 필요하며, 다음은 그 아이의 감정 즉 현재의 심정이 아니라 사건이 벌어졌을 당시의 심정을 이해하는 것이다. 그런 후에 그 아이가 그것을 해결하려면 어떻게 했어야 좋았을지 스스로 생각해보도록 유도하는 질문을 하여야 한다. 예를 들면 내가 그때 조금 일찍 집을 나섰더라면 그런 일이 안 일어났을 것이라든지, 장난감을 내동댕이치지 않았더라면 장난감이 망가지지 않았을 것이라든지, 선생님이 숙제를 내주실 때 구체적으로 어떤 방법으로 하라고 제시했어야 한다는 등의 결론을 얻을 수 있다.

저자는 가정에서 혹은 학교에서 일어날 수 있는 여러 가지 상황에 대하여 각각 다른 예를 들어가면서, 그 대처법에 대한 해답을 열거하였다. 그러나 모든 아이가 모두 같은 환경에서 같은 상황으로 일이 닥치는 것은 아니니 한결같은 정답은 있을 수 없다. 그러나 아이의 심정을 공감하여 아이 스스로 감정을 다스릴 수 있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생일파티에 나가는 아이가 엄마의 목걸이를 차고 싶어 한다거나, 스쿨버스가 불편하니 승용차를 타고 싶다거나, 어쩌다 한 번 깜빡 잊은 것을 두고 항상 그런 아이로 취급하였다거나, 운동장에서 재미있게 놀다보니 옷이 더러워졌다거나 하는 문제들로 인하여 벌어질 싸움을 미리 예방하자는 차원이다. 싸움은 한 차례의 감정만 상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차후에 이와 유사한 행위에 대하여 예상되는 보복을 염려하여 거짓말을 하거나 다른 방향으로 유도하여 이끈다.

이런 방법은 당시 벌어진 상황에서 싸움을 예방하는 단순한 기술뿐만 아니라, 사춘기를 지나고 커서도 부모와 서로 대화를 주고받을 수 있는 자녀가 되기 원하는 부모들이 가져야 할 기술이다.

그런가 하면 부모들이 당황해지는 질문을 하는 아이들도 있다. 이런 경우 대부분의 부모는 다음에 이야기하자거나 그런 것은 크면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는 말로 얼버무린다. 그러나 이런 답변으로 아이의 궁금증이 해소되거나 부모의 말을 이해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왜 대답을 해주지 않는가 하는 생각으로 본인 스스로 해결하려고 하는 노력을 기울이게 된다. 예를 들면 유아기의 이성문제가 그렇고 출생에 관한 질문들이 그렇다. 아이들은 자기를 다리 밑에서 주워왔다는 말을 들으면, 혹시 내가 잘 못하면 다시 다리 밑에 내다 버릴 지도 모른다는 염려와 불안감에 싸이게 된다. 이런 아이들은 의도되지 않은 거짓말이나 겉과 속이 다른 과잉 친절 등으로 잘 보이려 노력하며, 반대로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는 우울증에 빠질 수도 있는 것이다.

저자는 이런 곤란한 질문에 대하여 가능한 정확하게 그리고 그 자리에서 말해주기를 권한다. 하지만 부모의 자존심이나 부모 개인의 문제에 관련된 것까지 모든 것을 이야기하라는 뜻은 아니다. 아무리 설명을 해주어도 어차피 아이들이 다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다만 그런 경우 대체물을 이용하거나 사전 혹은 그림책을 이용하는 방법 등을 제시한다. 그리고 적당한 순간에 다음 기회를 약속하며 마무리하는 것이 좋다.

우리는 새로 산 차를 소위 말하여 신차 길들이기를 한다. 처음에는 부드럽게 운전하다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여러 가지 악조건도 제시하여 갑자기 닥치는 상황을 감당할 수 있기를 바란다. 우리는 이것을 운전기술이라고 한다.

그런데 우리 아이들도 이와 같다. 처음에는 아무 것도 모르는 것은 물론이며 부모가 주는 대로 시키는 대로 행하지만, 그래도 나름대로는 생각을 하고 나름대로의 감정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다만 주의할 것이 있다면 아이들은 자신의 감정을 잘 표현하지 못하며, 어떤 것이 옳은 것인지 분별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이런 시기에 자신의 감정을 스스로 극복하고 다스릴 수 있도록 부모들이 잘 지도하여야 한다. 저자는 이것을 두고 아이를 키우는 기술이라고 말한다. 이때 잘 길러진 아이는 사회에서 좋은 제목으로 성장할 수 있지만, 잘못 들여진 습관이나 성격으로 인하여 존경받지 못하는 사람으로 성장할 수도 있게 되는 것이다. 어떤 부모든 자기 아이들이 사회로부터 냉대 받고 소외되는 삶을 사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비록 자신은 그렇게 살지 못했다 하더라도 자녀만큼은 이상적으로 잘 성장해주기를 바라는 것이 공통된 심리다. 그렇다면 어떤 부모든 어떤 선생님이든 아직 어린 나이 때부터 좋은 습관과 좋은 감정을 가지도록 해주어야 한다.

이러한 아이 교육은 우리가 생각하는 나이 대체로 학교에 들어가는 때부터가 아니라, 아직 유아기 때부터 혹은 신생아 때부터 행하는 것이 좋다. 하얀 종이에 첫 그림을 그리면 선명하게 보이듯이 아이들도 처음에 받아들인 교육을 오래 기억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화를 내거나 짜증을 내면 아이들도 무의식 중에 닮게 되며, 그로 인한 성격의 편향이 일어날 수 있다.

그러나 만약 이런 시기를 놓쳤다면 아이들의 심리발달 상태를 점검하여 가능한 빨리 치유 과정을 거치도록 권한다. 어떤 잘못에 대하여 치료시기를 놓치면 혹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이미 굳어진 상태가 되어 고치기 어려울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감상

어떻게 보면 한창 유행했었던 아이의 눈높이에 맞추라는 말이 생각나는 책이다. 처음 이 말이 거론되었을 때에는 모두가 아이가 바라보는 키 높이의 시각에서 바라보라는 것으로 오해하여, 아이를 대할 때 어른은 무릎을 꿇고 같은 키 높이에서 대화하는 것을 자주 본다. 거기다가 모조건 존댓말을 써가며 애써 어른 대접을 해주는 것이었다. 물론, 아이와 같은 키 높이에서 말하면 서로 보는 시각이 같으므로 어떤 사안에 대하여는 공감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보는 시각이라는 것이 단지 물리적인 치수의 높이뿐만 아니라, 내면의 깊이도 생각한다면 굳이 허리를 굽히지 않아도 서로 통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이런 이론을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저자는 이런 아동치료부문에서 장기간 근무한 경험을 토대로 세상의 부모들이 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부모는 아이들이 스스로 올바른 행동만을 골라 하기를 바라지만 정작 아이들은 아직 그런 판단을 잘 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하다. 따라서 부모들이 그런 능력을 길러줘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부모들이 먼저 배워야 한다.

요즘 유행하는 단어 중에 ‘부모 되기 위한 준비’가 있다. 오래전에 등장한 예비신부라는 말에 이어 예비부모라는 단어도 생겨난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부모가 되기 위한 준비가 부족한 상태에서 부모가 되어버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때 부모가 된다는 것은 신체적으로 성숙하여 성을 구조를 이해하고, 아이를 출산하여 하나의 가정을 꾸리는 것도 포함된다. 그런가 하면 살아갈 집이나 차를 장만하고 필요한 가재들을 들이는 것도 필요하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한 가정을 행복하게 지켜나가기 위한 준비가 아닐까 생각한다. 거기에는 서로 이해하고 사랑하는 부부가 되어야 함은 물론, 아이들까지를 포함하여 행복한 가족이 되도록 하여야 한다. 그런데 가정의 한 축인 아이들을 이해하지 못한 다면, 아이들을 사랑한다는 말도 잘못 된 방법으로 행해질 수가 있다. 따라서 부모가 되기 위한 준비는 물리적인 면과 내면적인 면 모두가 포함되어야 할 것이다. 그런 가정에서 자란 아이들이 사회에서도 남을 배려하며 서로 존중하는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지금 많은 부모들이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다시 말하면 아이를 키우는 기술이 부족한 상태이다. 지금의 장노년층은 억압에 시달리던 강점기를 거쳤으며 전쟁과 고난을 겪은 세대이다. 그리고 너무나 빨리 변해가는 산업기술로 인해 적절한 조화는 물론 적응하는 것조차 힘든 세대들이다. 그러기에 아이들을 양육하는 문제에 있어 경제적인 면과 육체적인 면에 치중하였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제 새로 형성되는 가정 즉 부모라는 이름으로 거듭나는 세대는 정신적인 면 혹은 심리적 내면까지도 배려하는 자세가 요구된다.

요즘 한창 유행 중인 힐링에 이어 음악치료, 미술치료, 문학치료 등이 떠오르고 있으나 그 보다 더 중요한 것은 미리 예방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고난이도로 돌려서 말하는 아이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는 부모가 되는 것은 어렵지만 아주 중요한 일이다. 아이와 나 사이에 무엇이 가로막고 있는지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2014.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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