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의 이해와 표현
부경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재편찬위원회
부경대학교 출판부/ 2003.03.01/ 273쪽
저자 :
부경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들은 대학생들의 글쓰기 수준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여 체계적인 글쓰기와 다양한 글쓰기 연습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이론과 실제를 교과과목에 적용하고 있다.
줄거리 :
요즘 사회는 통신기술의 발달로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는 손글쓰기보다는 전화와 같은 직접적인 수단으로 의사를 빠르게 소통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그러다보니 학생들은 갈수록 글쓰기에 대한 어려움을 넘어 두려움마저 느끼는 게 현실이다. 그래서인지 극단적인 방법으로 입사시험 등 각종 관문에서 자기소개서 형식을 빌어 글쓰기를 테스트하는 정도에 이르고 있다.
그러면 일종의 두려움이라고까지 표현할 수 있는 글쓰기는 어떻게 하면 보다 효과적으로 쓸 수 있을까. 그 답을 한 마디로 풀어보면 그냥 쉽게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노력하고 연습함으로써 극복할 수 있다는 결론이다. 따라서 글쓰기 두려움을 극복하는 방법으로는 책을 읽는 올바른 습관과 자신의 의견을 직접 글로 남겨보는 것을 권하고 있다. 물론 이때에도 좋은 책을 골라 읽고 이해를 함으로써 자신이 원하는 바 좋은 글을 쓸 수 있다는 지적이다.
1. 컴퓨터시대에 있어서의 글쓰기
요즘은 전자기기의 발달로 컴퓨터에 의존하는 시간이 많아졌으며, 우리의 생활 역시 전자기기 없이는 살아갈 수 없을 정도가 되었다. 이런 때에 글쓰기 역시 컴퓨터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시대가 된 것이다.
이런 컴퓨터 글쓰기는 글을 쓰다가 쉽게 고치고 멈췄다가 다시 쓸 수 있다는 장점과 함께 아주 편리한 문명의 이기로 다가온다. 그러나 컴퓨터가 가져다주는 일정한 글자체는 자신이 직접 정성들여 적는 수고를 덜어주기 때문에 글에 대한 애착이나 문장구성의 중요성 등을 간과하기 쉬운 환경으로 만들고 있다. 이런 것들이 바로 좋은 글쓰기의 장애가 되는 것이다.
그러나 빠르고 고르며 예쁜 글씨로 많은 양을 쓸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 컴퓨터의 사용은 또 다른 글쓰기 문화를 정착되어가고 있다. 현실적으로 기성 작가를 포함하여 많은 사람들이 이런 방식을 통하여 예전과 같이 좋은 글을 쓰고 책을 만들며, 혹은 더 빠르게 더 많은 글을 생산해내기도 한다.
따라서 자필이 좋으냐 기계의 활용이 좋으냐를 따지는 것보다는 어떻게 하면 기초가 튼튼하며 독자에게 유익한 글을 쓸 수 있는지 혹은 어떻게 하면 올바른 문장을 쓸 수 있는지를 따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할 것이다.
여기서의 기초가 튼튼한 글이라 함은, 시대적 배경에 따른 글쓰기의 이해와 문화적 차이를 인정하는 것, 글이 사회에 끼치는 영향을 포함하여 사용되는 어휘와 문장 그리고 문법적인 면 등 모두를 포함하고 있다.
2. 좋은 글쓰기
어떤 글이 좋은 글이냐 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공통적이고 일률적으로 말할 수는 없지만, 보편적으로 읽는 사람에게 좋은 감정을 주는 글을 말한다. 하지만 이런 글 역시 읽는 사람의 수준에 따라 다르며, 그 사람의 지식이나 학식, 그리고 직업과 처한 환경 등 모든 면에서 고려하여 판단되는 것이므로 언어적․지적 성장단계와 전문성의 성장단계에 따라 다르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제 막 말을 배우는 아이에게 좋은 글과 학문적으로 깊은 연구과정에 있는 사람들에게 좋은 글이 다를 수밖에 없고, 글에 적용되는 어휘나 문장의 구조 등도 달라져야 한다. 또한 설명문이나 논설문, 혹은 보도문, 서간문, 광고문 등에 적용되는 문장이 각기 다르게 적용되어야 하는 것도 이와 같은 이치다.
그러나 모든 글에 있어서는 작자가 말하고자 하는 의도가 분명하므로, 먼저 무엇을 어떻게 쓸 것인지 구상하는 것이 필수이다. 그리고 전체적인 윤곽을 알 수 있도록 소제목을 적어 본다든지 쓰고자 하는 핵심 내용을 적어 보는 등의 방법으로 초고를 작성하는 것을 권장한다. 물론 원하는 글이 완성된 후에라도 내가 쓴 글을 소리 내어 읽어보고 말하고자 하는 사람의 입장보다는 듣는 사람 즉 읽는 사람의 입장에서 글을 고쳐나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때 고려할 것은 전달하고자 하는 대상과 목적에 따라 사용되는 단어와 문장의 길이, 서두를 풀어나가는 방법과 강조해야 할 부분, 인용 및 참조, 설명하는 깊이와 방법 등을 고려하여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때에 따라서는 그림을 넣거나 사진을 첨부하여 이해를 돕기도 하고, 글의 내용에 따라 시대적 상황에 맞는 언어나 행동을 묘사하는 것까지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좋은 글을 읽는 것보다 좋은 글을 쓰는 것이 훨씬 더 어렵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인 것처럼, 위와 같은 말을 실행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어서 정작 글을 쓰려면 복잡하고 어려워 지레 겁을 먹는 것이 대부분이다.
3. 좋은 글을 쓰는 능력을 배양하는 방법
좋은 글을 쓰려면 무엇보다 먼저 작자의 소양이 풍부하고 관련분야의 전문성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다 그런 조건에서 좋은 글을 쓰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면 우주 생성에 관한 서적 중에서도 대학의 교재로 사용하기 위한 글과 유아들에게 개념을 전달하기 위한 책으로서의 좋은 글이 똑 같을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글을 쓴다고 하면 어느 정도는 전문 지식이 있어야 하며, 글을 구성하는 요령이나 문법적인 지식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내가 전달하고자 하는 의도가 독자에게 바로 이해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처럼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서는 평소 전문분야에 대해 꾸준한 실력을 쌓아야 하며, 기존의 좋은 책들이 가지는 공통점을 찾아내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좋은 글을 읽은 후 독후감을 작성하며 때에 따라서는 같은 주제를 놓고 독서토론의 장을 갖기도 하는 것이다. 이런 과정에서 좋은 글이 가지는 요소를 발견할 수 있고, 나도 모르는 사이에 좋은 글쓰기의 기초가 다져지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좋은 글을 골라 읽을 수 있을까? 이 문제는 아주 어려운 질문에 속한다. 예컨대 처한 환경과 당사자의 입장에서 요구되는 정답이 달라질 수밖에 없으므로 지식의 단계별로 혹은 독서능력의 차이별로 다르게 선별되어야 한다.
이런 연유로 초등학생 때 읽을 책과 성인이 되어 읽을 책이 다르며 자신이 맡은 직업이나 관심 있는 분야에 대한 책이 달라지고, 독서능력이 탁원한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에 차이에서도 달라지는 것이다. 이들은 각자에 맞는 성장과정 즉 지적 성장단계나 학문적 성장단계, 혹은 학습용인지 아니면 여가 선용을 위한 취미 정도의 책인지 하는 등의 목적에 따라 골라 읽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요즘 세상은 기기의 발달과 정보의 홍수 속에서 인쇄물이 넘쳐나는 시대가 되었다. 이런 때에 세상에 있는 모든 책을 다 읽을 수도 없는 것이 현실이므로 각자의 목적에 맞는 책을 골라 용도에 부합하게 읽음으로써 실력을 쌓는 것이 그 사람의 능력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면 흥미위주의 책은 그냥 줄거리만 보아도 좋겠지만, 새로운 정보를 습득하여 더 발전적인 학문을 연구하는 경우는 정독과 반복해서 읽는 것도 필요한 것이다.
이처럼 좋은 책을 선정하였다 하더라도 읽는 사람은 그 책이 쓰인 시대와 당시의 현실을 감안하는 혜안이 있어야 한다. 아주 오래 전에 쓰인 책을 읽은 후 책의 내용보다는 차라리 이렇게 개선하는 것이 더 좋겠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으나, 현실적으로 최근에 나온 책을 보면 이미 내 생각을 증명하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좋은 글을 읽으려면 적혀진 글자 외에도 작자의 의도와 교훈적인 내용 혹은 역사적인 사실 혹은 당시 사회상 등을 고려하는 지식을 필요로 함으로 작자 역시 꾸준한 자기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감상 :
글을 쓰는 사람은 자신의 의도가 그대로 독자에게 전달되기를 바란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하여 내가 원하는 바대로 읽혀지지 않으며, 오히려 잘못 판단하여 악영향을 끼치기까지 한다. 작자가 의도하지 않은 방향으로 읽혀지는 것의 대표적인 경우는 내가 쓴 글에 대한 평론이라 할 수 있다. 사실 작자는 전혀 그런 의도가 아니었으며, 전혀 그런 내용이 아니었지만 읽는 사람은 다른 각도에서 읽을 수 있다는 말이다. 그렇다고 작자의 의도보다 평론의 내용이 더 정확하다거나 더 현실적이라는 말은 아니다. 이때의 평론 역시 나와 같은 한 작자의 의견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원작이든 평론이든 글을 쓴다는 것은 역시 사명감에 의한 것으로 내 마음을 보여주는 하나의 수단이 되기도 한다. 어떤 때는 모든 말을 수다로 털어놓고 싶기도 하지만 어떤 때는 진짜 속마음은 숨겨 둔 채 가식적이며 교훈적인 얘기만 하고 싶을 때도 있다. 그러나 이 모두의 경우에도 작자는 상대방에 전달하고자 하는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있으니, 그에 맞는 독자층과 그 독자층에 적합한 단어 그리고 그 책을 이해할 만한 문장을 활용하여야 할 것이다. 이것을 뭉뚱그려 작자의 글쓰기 능력이라 말할 수 있다.
평소 내가 쓰던 글들은 내가 생각하여도 좋은 글이라고 자부하고 있었지만 사실은 그렇지 못했었구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나는 다른 사람들이 추천하는 좋은 책들을 많이 읽지 못했다. 그 이유로는 경제적인 여건 혹은 시간적 여유와 당시 환경이 나를 허락하지 않았다는 핑계를 들고 싶다. 하지만 이런 것들이 모두 핑계를 위한 핑계였다는 것을 느낀다. 내가 좋은 글을 써서 독자에게 읽히고 싶다면, 나 또한 좋은 글을 많이 읽어서 과연 독자들은 어떤 글을 좋은 글이라고 하는지부터 파악했어야 했다는 말이다.
굳이 나를 예로 들지 않더라도, 글을 쓰고자 하는 사람들은 좋은 책을 많이 읽어보고 각 분야별로 그리고 해당 독자층별로 어떤 내용을 써야 하는지 스스로 판단하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 필요하다. 그래야 작자와 독자가 하나 되는 좋은 글이 쓰이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2014.04.05(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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