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마무리
법정/ 문학의 숲/ 2009.01.18/ 244쪽
저자
법정 : 송광사 뒷산에 불일암을 짓고 17년간 혼자 살아 수행하였으며, 강원도 산골에서 일월암을 짓고 다시 17년 간을 살았다. 처음에는 그저 조금만 살다 가야지 하는 마음에서 시작하였지만 살다보니 벌써 17년 씩이나 살았다. 그런 동안 자신이 느끼지 못했던 것을 새삼 깨달아가면서 눌러 앉았던 것이며, 그럴수록 자신을 비울 수 있었다.
줄거리 및 감상
이 책은 법정의 에세이집이다. 물론 일반인의 에세이와는 조금 다른 면이 있는데, 굳이 설명을 하자면 명상록과도 같은 것이다. 그래서 이름 붙이기를 그냥 산문집이라 하였다. 수양을 하면서 반드시 그런 수양 목적은 아니었더라도 깨달아가는 동안에 제자들에게 하고 싶었던 말이나 혹은 자신이 돌아보면서 느낀 점을 엮었다. 어떤 때는 강연하는 내용으로 어떤 때는 혼자 반성하는 내용으로 풀어내고 있다. 그러면서도 사회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운다고 할 수 있다.
사람들은 이런 내용을 많이 보아야 한다. 그래야 자신을 돌아보면서 사회의 욕구와 타인의 존재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떤 일이든 나 외의 다른 사람에게는 전혀 기회를 주지 않거나 다른 사람의 입장을 무시하면서 개인의 욕심만 채우려 한다면 사회가 비뚤어지고 만다. 그런 결과는 질서의 혼란이나 혹은 자연의 부조화로 돌아오며, 때에 따라서는 내가 내 발등을 찍는 그런 결과들이 돌아오는 것이다.
필요하지도 않는 물건에 짓눌려 헤어나지 못한다는 말은 가지기보다 나누기를 권장하는 말이다. 진정으로 필요한 것이 아니라면 벌써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을 리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니 사용하지도 않는 것을 두고 그렇게 열심을 내어본들 아무 소용도 없다는 것이다. 진정한 부자는 가진 것이 많은 것보다, 어떤 물건으로부터 불편을 당하지 않는 사람이라는 말이 가슴에 와 닿는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비우는 것이며 내려놓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권장한 것이 있으니,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결혼 주례를 서고는 신랑과 신부에게 매달 각자 1권의 수필집을 읽고 나서 서로 바꿔 읽을 것과, 둘이서 의견을 모아 하나의 시집을 사서 읽으라는 것이었다. 그러면 1년에 36권의 책을 읽게 되며, 나중에 이것을 모으면 자식들에게 좋은 가르침이 될 것이라 하였다. 물질에 대한 욕심보다는 마음의 양식으로 채우고 아무리 쌓아도 무겁지 않은 마음의 양식을 쌓으라는 것이다. 조선 영조때의 학자 유중림은『산림경제』에서 글이란 읽을수록 사리를 판단하는 눈이 밝아지며, 어리석은 사람도 총명해진다고 하였다. 또 글을 부귀와 공명을 위하여 읽는 다는 사람도 있으나 이들은 진정한 독서의 즐거움을 모르는 사람들이라고 하였다. 요즘 들어 인문학이 강조되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법정이 나이가 들어 나라에서 주는 노인복지연금을 수령하기 위하여 신청하라는 고지서를 받았다. 그러나 그는 곧 그 고지서를 휴지통에 버렸다. 세상의 비우기를 주창하는 사람이 거저 주는 것이라고 덥썩 받을 수가 없으며, 그것도 역시 국민들의 노력에 의해 만들어진 세금으로 조성되는 것이니 함부로 받을 수 없다는 의미였다. 그런데 어떤 사람들은 남의 입에 든 것도 빼앗아 먹으려 드는 세상이니 참으로 대조가 된다.
2014.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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