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바꾸는 책 읽기
정혜윤/ 민음사/ 2012.08.14/ 251쪽
저자
정혜윤 : CBS라디오 프로듀서이며,「김어준의 저공비행」,「시사자키 오늘과 내일」,「공지영의 아주 특별한 인터뷰」등 시사교양과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제작하였다. 저서로는 에세이『침대와 책』,『세계가 두 번 진행되길 원한다면』,『런던을 속삭여 줄게』,『여행, 혹은 여행처럼』등을 냈다. 현재는 한겨레에서『정혜윤의 새벽 3시 책 읽기』, 시사IN 에서는『정혜윤의 오늘도 여행 중』을 연재 중이다. 장르를 가리지 않고 방대한 독서와 생생하고 감각적인 글쓰기로 독서 에세이 장르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다.
줄거리 및 감상
책을 쓰기도 하고, 서평을 내기도 하며, 칼럼을 쓰기도 하는 작가다. 거기다 방송까지 진행하며 종종 강의도 하는 다방면의 활동가이다. 보통 우리가 생각하는 좋은 것 혹은 해보고 싶은 것을 상당히 많이 가지고 있는 여자다. 그가 독자 혹은 팬들을 만나면 어떻게 하면 좋은 책을 골라 읽을 수 있으며, 어떻게 하면 한 번 읽은 책의 내용을 안 잊어버릴 수 있는지 혹은 어떻게 하면 많은 책을 읽을 수 있는지 질문을 받는다. 그러나 그때마다 합리적이고 적당한 답은 없다. 항상 노력하고 자신이 필요한 부문이 무엇이며 어떻게 하면 그런 욕구 혹은 희망을 달성하기 위하여 노력하는 가에 달려있다고 말하는 사람이다. 다시 말하면 사람마다 다르고 그때그때의 환경에 따라 다르니 어떻게 한 마디로 말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보다 더 정확한 이유를 대자면 그것보다는 자신이 직접 체험하고 노력하는 것밖에 없다는 말을 하는 것이다.
사실 책이라는 것이 아무리 보고 또 보아도 다시 생겨나는 것이며, 한 번 읽었다고 하여 그 내용을 다 이해하거나 모두 기억할 수도 없다. 그러니 필요한 경우에는 여러 번을 반복하여 읽을 수도 있고, 때에 따라서는 읽지 않고 건너 뛸 수도 있다. 그러나 이 모든 것들도 역시 본인이 스스로 터득할 수밖에 없으니 그것이 한 마디로 설명할 수 없어 안타까울 뿐이다.
저자는 책을 읽으면 자신을 돌아보고 자기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고 말한다. 따라서 좋은 책을 잘 골라서 여러 번 반복하여 읽는 것도 권장하는 바이다. 그런데 많고 많은 책 속에서 내가 좋아하는 책이라 하여 계속 그것만 반복하여 읽는다면, 내 사상이 그 책에서 거듭날 수는 있겠지만 새로운 세상과의 접촉 즉 여러 각도의 생각을 할 수가 없어 편중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책을 읽으면 내일 아침에 먹을 빵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책을 읽으면 내일 아침 축구경기에 이기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많은 책을 읽은 사람은 자기가 원하는 직장에 취업하는 조건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으며, 많은 책을 읽은 선수는 상대방의 심리를 파악하고 좋은 기술을 구사하는 조건에 더 가까이 갈 수 있게 된다. 상대적으로 내가 책을 읽는 동안에 맞먹는 시간만큼 술을 마셨다면 내가 원하는 직장에 취업하거나 축구 경기에서 이길 확률은 그만큼 줄어든다고 보아도 틀림이 없을 것이다. 따라서 책을 읽는 다는 것은 다른 어떤 것보다 훨씬 더 효율적이고 투명한 투자인 것도 틀림없다.
물론 인생살이에서 항상 책으로만 배우는 것은 아니다. 그보다 더 좋은 방법은 스승으로부터 배우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좋은 멘토를 만나 직접 빠른 방법으로 배우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다. 그러나 내가 원하는 멘토를 만나기도 어렵지만, 어렵게 만난 멘토라 하더라도 항상 같이 있어 내가 틀릴 때마다 지적해주면 가르칠 수는 없는 것이다. 이런 때에 책이라는 매체를 통하여 좋은 스승을 대신할 수 있으니 여러 측면을 고려한다면 가장 좋은 방법이 책이라고 할 수도 있는 것이다.
어떤 사람은 읽을 만한 책이 없어서 책을 읽을 수가 없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런 사람은 도서관에 가면 해결됩니다. 자신이 책을 살 경제적 여유가 없을 수도 있으며, 그렇게 많은 책을 사서 다 보관할 수도 없으니 도서관이라는 제도를 두어 해결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정작 도서관에 가서도 읽을 책이 없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런 사람은 어떤 책이 좋을지 어떤 책을 먼저 읽을지 몰라서 하는 말이므로 그리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됩니다. 그런 사람이 도서관에서 1분만 기다릴 수 있다면, 다른 사람들이 한 보따리씩 책을 빌려가는 장면을 볼 수 있으니까요.
많은 사람들은 책을 읽는데 시간이 없다든지 적당한 책이 없다는 말로 자신을 합리화시키곤 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자기합리화라기 보다는 핑계에 지나지 않는데, 세상에는 그런 핑계를 듣고 그대로 믿어줄 사람은 한 명도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을 읽지 않는 사람들은 어리석은 변명만 늘어놓습니다. 아무도 들어주지 않는 공허한 거짓말을 말입니다.
세상을 움직이는 사람은 책을 많이 읽은 사람들입니다. 자신이 책을 많이 읽지 못했을 경우에는 다른 사람 즉 책을 많이 읽은 사람을 고용하여 그들의 지식을 빌려 세상을 움직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때 못된 사람들은 자신이 얻은 지식을 못된 방법으로 사용하기도 합니다. 책에서 얻은 귀중한 지식을 통하여 남을 이용하거나 남을 속이는 곳에 사용하는 것이지요. 이런 것은 남과 비교하거나 인생의 참 방법인가 따질 가치도 없습니다. 책이란 그리고 인생이란 나 좋자고 남에게 해를 끼치는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더불어 좋게 살아가는 것이 인생의 궁극적인 목적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책 속에 길이 있고 진리가 있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책 속에 스승이 있고 인생의 참 도리가 있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책은 저자의 삶을 축소하여 놓은 결정체라고 하였습니다. 남이 살아 온 한 평생의 교훈과 경험을 값싸고 빠르게 습득할 수 있는 것이 책이라는 것을 안다면, 책을 소중하게 다루며 책을 읽지 않을 수 없는 것입니다.
2014.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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