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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대해 던지는 7가지 질문

꿈꾸는 세상살이 2014. 7. 31. 13:08

책에 대해 던지는 7가지 질문

정수복/ 로도스/ 2014.01.10/ 294쪽

저자

정수복 : 사회학자로서 좋은 삶이 가능한 인간적인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여『의미세계와 사회운동』,『녹색 대안을 찾는 생태학적 상상력』,『시민의식과 시민참여-문명전환을 꿈꾸는 새로운 시민운동』,『한국인의 문화적 문법-당연의 세계 낯설게 보기』로 그해 출판문화대상을 받기도 하였다. 최근에는『삶을 긍정하는 허무주의-걷는 사회학자 정수복이 둥지 철학자 박이문을 만나다』를 썼다. 작가로서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며 글쓰기를 지향한다. 1980년대 말 프랑스에 유학하였으며, 잠시 귀국 후 다시 2002년도에 파리로 가서 10년을 살았다.

파리에서는 그냥 걷는 사람으로 변신하여 이리저리 누비고 다녀『파리를 생각한다-기억과 풍경의 도시미학』이라는 책을 썼고, 프랑스 남부를 사랑하여 쓴 여름일기『프로방스에서의 완전한 휴식』이 있다.

줄거리 및 감상

요즘 책에 대한 책을 많이 읽으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그러던 참에 책에 대해 던지는 7가지 질문은 나에게 새로운 감정을 주기에 충분하였다. 마침 100권을 읽어나가던 중에 이 책의 첫머리에서 왜 책을 읽느냐? 무조건 책을 읽는 것은 인생을 병들게 하는 것이다. 시간 낭비다. 이것을 일컬어 독서중독이라 하였다.

안 그래도 책을 읽어서 무슨 효과가 나오지 않을까 빨리 효과가 나야 하는데 하던 참이라 나에게 딱 맞는 구절이라는 생각을 하였다.

그러나 책이라는 것이 읽어서 시간 낭비요 무조건 자신이 부딪쳐보아서 체험해보아야 한다는 주의가 없는 것도 아니다. 책에 씌인 내용은 누군가가 행했던 것으로 이미 죽은 정보요 필요 없는 내용이라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여 지난 정보를 전혀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항상 새로운 도전 새로운 직접 체험만 하다가 죽고 말 것이다. 그러기에 인생을 효율적으로 잘 살려면 지난 정보를 얻고 그 위에 새로운 경험으로 살찌워야 하는 것이다.

벤자민 플랭크린은 책에 쓰인 말보다 더 진솔한 마음이 더 크게 사람을 움직인다고 하였다. 이 말은 저자가 하는 의도보다 독자가 느끼는 감정이 더 절실하다는 말과 같은 것이다. 또 니체는 공부를 하고 책을 읽는 것만으로는 현명해질 수 없으며, 여러 가지 다양한 체험을 함으로써 사람은 현명해진다고 하였다. 어느 누구의 말이 옳은지는 따질 필요도 없다. 둘 다 맞는 말이기 때문이다. 그것은 당시 어떤 상황이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다. 자칫 알고 있는 작은 지식, 책에서 얻는 불확실한 지식이 사람을 그르치기도 한다. 우리 말에 선무당이 사람잡는다는 것과 같은 말이다. 이것은 어설픈 지식 혹은 지식깨나 있다는 사람들이 조금 덜 깨우친 사람들을 현혹시키고 속여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말하자면 사이비 지식인들이 되어서는 안 되는 뜻이다.

사실 독서는 내가 체험하지 않았더라도 세상 돌아가는 것을 어느 정도 알게 해준다. 그런데 독서에 너무 몰입하다보면 세상의 흐름과 유리된다. 책에서는 이상적인 이야기만 하지만 실제 세상에서는 각박하고 현실에 적응하지 못할 형편이 아주 많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 자칫 현실도피로 이어지기 쉬운 것이다.

책이라는 것이 나를 좋게 하기 위하여 읽으라는 것이므로, 친구와 필요한 대화를 하거나 친척들의 모임에 참석하는 것 그리고 부모와 함께 노력하는 것들을 무시한 채 전적으로 책에만 몰두하라는 말이 아니다. 책이 나를 사라답게 만드는 요소라면, 책이 아닌 현실에서 나를 사람답게 만드는 것이 우선이고 나중이 간접체험일 것이다.

사람의 욕망은 생리적인 현상으로 인하여 저절로 커지는 것도 상당수 욕망은 내가 노력한 만큼 커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독서에 대한 것도 마찬가지라서 사람이 이 세상의 모든 책을 읽고 싶어 하지만 나의 지식을 충족시키고 나의 지식욕을 충족시키는 책을 골라 읽어야 한다. 내가 책을 읽는 순간에도 그 보다 더 빠른 속도로 더 많은 책들이 생산되고 있어서 어차피 모든 책을 읽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나에게 필요한 책을 골라 읽는 지혜가 필요하다.

여기에서 주의할 것은 세상에는 좋은 책과 나쁜 책의 구분은 없다. 책이란 어느 누군가에게는 필요한 부분이 있을 것임으로 그 사람을 제외한 다른 사람에게 필요 없는 즉 나쁜 책이라는 이름을 붙일 수는 없는 것이다. 반대로 내가 좋다고 한 책이라 하더라도 나와 반대의 생각을 한 사람인 경우는 좋지 않다고 생각할 것임으로 한 마디로 잘라 말할 수는 없다는 뜻이다. 그러나 내가 선택하여 골라 읽을 권리는 있으니 나에게 적합한 책을 고를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어느 일정 시간만큼은 투자를 해야 하며 상당한 집중력이 필요하여 일정한 에너지를 부담하여야 하는 노동에 속한다. 그리고 자신의 노력이 전제되어야 함으로 독서에 대해서도 어린 아이가 말을 배우는 것과 같은 습관이 필요하다. 처음에는 읽어주기부터 시작하여 짧고 간단한 그림책, 그리고 복잡한 그림책을 거쳐 짧은 문장으로 된 책이 기다린다. 다음에는 어느 정도 구성을 갖춘 줄거리의 이야기책으로 독서에 대한 흥미를 유발시킨 뒤에 비로소 문자로 된 텍스트를 권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과정이 없이 바로 넘어가게 되면 좋은 독서 습관을 들이기가 매우 어렵다. 이런 경우는 나중에 책에 대한 흥미가 없어 전반적인 공부에 대해서도 흥미를 갖지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 따라서 어릴 적에 부모가 읽어주는 이야기책으로부터 아이의 독서습관 즉 책에 대한 흥미가 시작되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우리는 흔히 각 학교나 기관에서 선정한 필독서라는 목록을 본적이 있다. 거기에는 줄여서 20권 혹은 100권씩의 제목이 나오는데, 사실 이 책을 다 읽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거기다가 이 책을 선정한 사람들의 취향이 다르므로 반드시 이것이 필독서라는 증거도 없다. 그러나 이런 목록에서 겹치는 부분이 있다면 그것은 아마도 좋은 책에 틀림없을 것이다.

우리가 말하는 필독서 즉 좋은 책은 대체로 고전에 속한다면 믿어도 좋을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고전 역시 다 같을 수는 없다. 그러나 두고 두고 오래 전부터 읽혀진 책과 여러 사람들이 추천하는 책이라면 대체로 그렇게 믿어도 좋을만하다.

전문가들이 말하는 양서는 인생의 깊이를 더하는 것으로 살아가는데 도움이 되는 책이어야 한다. 세상을 올바르게 판단하고 선택과 결정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마음을 푸근하게 하는 것이라면 족하다. 거기에 영혼마저 맑고 투명하게 하는 책이라면 바로 그것이 양서라 할 것이다. 이런 책은 눈으로 읽었지만 가슴에 남고 머리에진한 흔적을 남기는 책이라 할 수 있다.

말하자면 책이란 우리의 경험을 확대시켜 나보다 훌륭한 사람의 눈과 상상력과 가슴을 빌려 나의 정신세계를 자연스럽게 확장시켜 나갈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우리에게 풍부한 삶의 방식을 제공하여야 하며, 우리의 의식을 높게 끌어 올려야 하는 의무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조건을 가진 책이 바로 좋은 책일 것이다.

한편, 인문학은 사람의 본질을 다루며 사람을 사람답게 만드는 것이므로 아무리 대학 졸업장이 많이 있어도 인문학적 교양이 없는 사람이라면 그를 품위 있고 격조 있는 사람이라고 말할 수가 없는 것이다.

2012년 통계청에서 발표한 한국의 사회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1인당 독서량은 2009년 17.4권, 2011년 20.8권, 2012년 남자 23.6권에 여자 18.1권이었다. 점차 늘어나는 추세여서 다행이지만, 대졸 이상의 학력을 가진 사람들의 조사에서는 1년에 평균 20.3권을 읽는 것으로 나타나 실망스럽기까지 한다. 프랑스의 경우 1년에 50권 이상을 읽는 사람 즉 독서가라고 할만한 사람은 2003년도에 인구의 약 8%에 달했다. 1년에 50권을 읽는 사람들의 평균 수명을 80이라고 본다면 아마도 그들은 죽을 때까지 4,000권 정도의 책을 읽는 셈이다. 우리나라 인구 약 5000만 명으로 환산하면 8%가 400만 명이어야 하는 수치로써 부럽기도 하다.

내가 독서를 하는 이유는 나의 삶을 풍요롭게 하기 위한 방편 중의 하나다. 내가 많은 책을 읽기 원하는 것은 내가 모든 것을 체험해볼 수가 없기 때문에 빠른 시간에 남들이 경험한 것을 습득하기 위함이다. 그러니 책을 많이 본다는 것은 나의 인생에 있어서 결코 헛된 것이 아님을 나는 안다.

2014.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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