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실 밖으로 나온 의사의 잔소리
장항석/ 반디/ 2014.03.22/ 280쪽
저자
장항석 : 연세대 의학과 졸업. 삼성서울병원 혈관외과 전임의와 연세대학교의대 외과학교실 스탭을 거쳤고 포천중문의대 외과학조교수와 연세대의대 외과학조교수를 역임하였다. 세계 최고의 암센터인 미국의 뉴욕 메모리얼 슬론-캐터링 암센터에서 연수하였고, 국내에서 연대의대 외과교수를 거쳐 강남세브란스 암센터 소장을 역임하였다.
KBS아침마당의 목요특강과 EBS명의에 소개되었고, 생로병사 등 여러 경로를 통하여 암에 대한 정보를 소개하였다.
줄거리 및 감상
대부분의 의사들이 말하기를 현대는 과학문명이 극도로 발달된 세상이며, 의학 역시 최고의 기술로 발달된 상태라고 한다. 우리가 생각해도 현재 의학은 거의 불가능이 없을 정도의 기술이라는 생각이 들기는 한다. 이 책의 저자인 장항석은 환자인 일반인들이 잘 알지 못하는 의학 상식을 통하여 오히려 치료에 도움을 주지 못하고 악화시키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여 썼다.
따라서 대부분은 일반적인 상식을 뒤엎는 말들이 많이 있고, 치료를 하는 동안에 다른 민간요법으로 병을 키우는 일이 없기를 바라고 있다. 그것은 지금까지 알고 있는 일반 상식이라는 것이 예전부터 내려오는 것들이 대부분인데, 사실은 이런 것들은 예전에 의학이 많이 발달하지 못한 상태 혹은 치료의 기회를 갖지 못하는 사람들이 취한 행동으로 매우 불안한 일에 해당한다. 때로는 해로운 것을 마치 치료약이나 되는 것처럼 오용하고 있는 것들도 있다고 한다. 또 일부는 맞는 것들도 있지만 그 효능에 대해서는 다시 검증해보아야 하는 것들도 있다.
다시 말하면 예전에 그렇게 해서 나았다고 하여도, 지금은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당시의 병은 그런 방법으로 나을 수도 있었지만, 환경이 다른 지금은 그런 방법으로 나을 수 없다는 것이다. 병원균의 내성이 그렇고 사람의 체질이 그렇고, 식습관이 달라 영양 상태가 다르며, 무엇보다 더 좋은 방법이 개발되었는데 굳이 덜 검증되고 효능이 미미한 그런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한다.
예를 들면 설탕에 절인 쑥의 진액이 그렇고 매실진액이 그렇다. 오래 보관하는 방법이면서 식물 본연의 성분 외에 효소의 이점을 얻기 위하여 설탕에 재어놓았다가 발효시켜서 먹는 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설탕물을 마시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물론 미생물이 번식하여 유용한 성분도 있겠지만 그 양이 매우 미미하며, 그보다는 설탕물을 마심으로써 인체에 해로운 영향을 더 많이 끼친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저자가 근무하는 병원의 영양팀장은 오방색 채소와 과일 먹기를 권하고 있다. 말하자면 칼라푸드인데 빨간색, 초록색, 검정색, 흰색, 노란색 과일과 채소를 고루 먹으라는 것이다. 이런 채소에는 각기 가지고 있는 성분이 다르며, 하는 역할도 달라 우리 몸에 아주 유용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음식을 모든 사람이 그리고 매일 매끼마다 가려 먹는 다는 것은 매우 까다롭고 귀찮은 일이다. 그래서 이런 것들을 모아서 즙으로 짜서 마시기도 하고, 때로는 섞어서 하나의 음식으로 만들어 먹기도 한다. 그러나 아무리 간단하게 만들더라도 모두를 고루 먹는 것은 힘든 일이다. 경제적으로 매우 부유하면서 시간이 많은 사람은 누군가가 챙겨주는 것을 먹을 수도 있겠으나, 보통 사람들은 현실적으로 이것을 지키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그런데 주목할 만한 것은 이런 식단을 제안하고 권장하는 영양팀장 자신은 그렇게 먹지 않는 다는 것이다. 그 이유를 들자면 그런 것을 다 지키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기도 하지만, 그것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것이 또 다른 스트레스로 작용하여 몸에 해롭다는 것이다. 그래서 본인은 그냥 되는 대로 골고루 먹는 방법을 택하고 있다고 하였다. 이것이 앞에서 말한 민간요법의 일종으로, 개선해야 할 부분이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개선해야 할 부분이 있다는 말은 심한 말로 하면 틀린 것 하지 말라고 하는 것은 하지 말아야 한다는 말로 통한다.
그런데 나는 저자의 말에 상당부분 동의할 수가 없다. 그것은 자신이 병을 고치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기는 하지만, 사람의 병은 현재 알려지고 있는 서양의술에 국한되는 것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의사가 고치지 못하는 병을 다른 방법으로 고치는 예가 얼마든지 있다는 것도 인정하여야 할 것이다.
그러나 내가 상당 부분 저자의 말을 귀담아 듣는 데는 이유가 있다. 한의학에서 기본으로 삼고 있는 본초강목이나 동의보감에 의하면 이렇게 하라 저렇게 하라고 하였다고 하는 것에 이의를 제기하는 점이 나와 같았기 때문이다. 좋은 말로 하면 동의보감이 정말로 흠잡을 데 없이 아주 훌륭한 대작이라서 그 어떤 사람도 그것을 따라갈 사람이 없다는 것까지는 동의한다. 그러나 현재는 허준이 동의보감을 저술할 때와 다른 세상이다. 병자들의 식생활이 다르고, 당시 유행했던 병원균의 수나 성질이 다르며, 대기와 토양을 비롯한 자연환경의 조건이 다른 세상에 아직도 그 때의 기준을 그냥 그래도 받아들인다는 것은 생각해보아야 할 일 아니겠는가.
동의보감이 틀렸다는 얘기가 아니라, 현 시대를 사는 현대인에 맞는 개정판 동의보감이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참으로 당연하고 당연한 말이다. 허준 때와 지금의 처방이 같고 히포크라스 때의 의술과 지금의 의술이 같다고 생각한다면 우스운 얘기가 아니겠는가 말이다.
또한 환자 자신도 그때와 지금 다른 환경 다른 사람인만큼 처방도 다르게 하여야 한다는 잊어서는 안 된다.
2014.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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