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것들/독후감, 독서

아프리카, 낯선 행성으로의 여행

꿈꾸는 세상살이 2014. 8. 25. 16:24

 

아프리카, 낯선 행성으로의 여행

채경석/ 계란후라이/ 2014.07.17/ 359쪽

저자

채경석 : 산과 여행 그리고 문학을 좋아하는 사람으로, 한국외국어대학교 산악회에서 산에 대한 공부를 하고 히말라야와 킬로만자로 등 세계 명산을 오르기도 하였다. 또한 각 곳을 돌아다니면서 인류의 문화를 몸으로 체험하고 세상을 보는 눈을 깊게 하였다. 저서로『칭기즈칸의 칼』,『티무르의 칼』그리고『트레킹;세계의 산을 걷는다』등이 있다.

줄거리 및 감상

저자는 여성 기업가이면서 25년 째 기부를 하고 있는 75세의 심계진씨와, 55세가 되면서 의사를 그만두고 자아를 찾아 나선 이상운씨와 함께 한 45일간의 동아프리카 여행을 기록하였다. 처음에는 아프리카 여행이라는 좀 특이한 내용을 기대하면서 펼쳐들었다. 그러나 처음 기대와는 다르게 편린이나마 아프리카에 대한 역사가 기록된 것을 보고‘ 아! 여행 보고서를 이렇게도 쓸 수 있구나!’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냥 한 번 읽고 버릴 경치나 사물에 대한 답사기가 아니었던 것이다. 물론 전문 역사서보다야 내용이 깊지 않고 범위도 좁지만 그래도 일반인들이 역사를 알기에는 전혀 어색하지 않은 그런 내용이었다고 볼 수 있다.

비밀을 간직한 나일강 하류에서 피라미드와 올드 카이로를 볼 때에는 이집트가 나일강이 준 선물이라는 표현을 하였다. 그런가 하면 현재도 풀지 못하는 피라미드의 건축에 관한 비밀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해준다. 제 아무리 뛰어난 문명을 가지고 있다고 자부하는 현대인이 그 옛날에 기원 전 2500년 경에 세운 돌덩이에 무덤에 대한 비밀조차 해석하지 못하고 있으니 말이다. 더불어 올드 카이로에 다양한 문화가 있고 현대의 문화와 어우러지는 것은 참으로 조화가 아닐 수 없다.

문명의 모태인 사하라사막도 있다. 사하라의 남쪽은 니제르강이 흐르고 동쪽으로는 나일강이 있다. 이 두 강을 통하여 사하라는 그야말로 아프리카의 생명의 모태가 되었던 것이다. 이곳은 약 6000년 전에 아주 기름지고 평화로운 초원이었다고 한다. 그러다가 기원 전 약 4000년쯤에 1~2℃가 올라갔고 이후부터 점차 건조해져 기원 전 2400년 경에는 사막이 되었다. 그 전까지는 세계 4대문명의 발상지답게 인류의 모태역할을 하였다고 보는 것이다.

대륙의 정점 에디오피아에서는 이탈리아를 두 번이나 막아낸 전사들답게 자긍심이 강하며, 그리스도 정교의 언약궤를 간직하고 있다는 신앙심이 그들을 지켜주고 있는 듯하다. 에디오피아는 유럽 강국의 지배를 받지 않은 몇 안 되는 나라 중의 하나다. 우리에게는 6.25때 지원군을 보낸 우방국이며 맨발의 마라토너 아베베가 유명하다. 지금도 화산이 끓고 있는 산간마을이 있고, 아직 개발을 기다리고 있는 곳이 많다. 그러나 이들은 많은 아프리카 나라들과 마찬가지로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자연이 파괴되는 것을 원치 않고 있다. 물론 어떤 여행자로부터 많은 돈을 얻어내기 위하여 비행기로 입국하는 경우는 조금 편리를 보아주고 육로로 버스나 기차를 타고 오는 경우는 돈을 많이 쓰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조금은 까다롭게 굴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것이야 어느 곳을 가도 다 공존하는 생리현상이 아니겠는가. 네팔 같은 나라에서는 한 해의 여행객을 2,000명으로 제한하여 엄격한 입국절차를 거치는 실정이다.

아디스아바바의 국립박물관에 가면 인류 최초의 여인이라는 318만년 전의 여인‘루시’를, 그리고 16만 년 전의 여인으로 현생 인류의 어머리라는‘이브’와, 3,000년 된 화석에서는‘시바’여왕을 만날 수 있다. 이를 두고 에디오피아를 인류의 발상지라고 부르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아프리카에서는 이집트와 에디오피아만이 고유의 문자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이집트의 문자는 현세에서 사용하지 않지만, 에디오피의 경우는 아직도 표음문자로 된 자국의 문자를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에디오피아가 갖는 위상은 매우 위대한 것이다.

그런가 하면, 아프리카는 노예라는 이름을 안고 사는 곳이기도 하다. 동아프리카의 노예무역지로 유명했던 잔지바르가 있고, 그들은 인간이면서 인간이 아닌 삶을 살아야 했던 아픔의 시발점이기도 하다. 노예란 원래 백인과 흑인 사이에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유럽 내부에서도 하인이라는 이름으로 종이 있었고, 우리나라에도 종이 있었다. 이런 종은 노예보다야 조금 낫기는 하지만 강도만 다를 뿐 모두가 같은 처지인 것은 틀림없다. 미국에서 백인과 백인이 노예 해방을 놓고 전쟁을 일으켰던 것을 보아도 노예는 한 가문의 재산이면서 도구였다. 이것은 인간을 사람으로 대하지 않고 재산목록의 일부로 보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실제로 노예를 싣고 가던 배가 파산하거나 사고를 당했을 때에는 신고 된 노예 중 몇 명이 죽었는가를 헤아려 보험금을 받았다고 한다. 사람이 아니 물자의 파손이나 훼손으로 보았던 것이다.

유럽이나 북남미로 나갔던 노예가 어떤 이유에서든 해방이 되어 자국을 찾았을 때에는 그들이 다시 원주민을 노예삼아 선조 몇 대가 받았던 치욕을 그대로 되풀이하였다고 한다. 말하자면 내가 받았던 것에 대한 보상을 다른 사람에게서 받아내는 격이었다. 참으로 슬픈 역사가 아닐 수 없다.

희망봉 역시 이와 다르지 않다. 백인들이 점령하여 다스리면서 노예해방이라는 대 명제를 놓고 모두가 이를 수용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일부 남아프리카에서는 백인들이 백인들의 결정에 반대하여 계속 노예제도를 유지하려고 하였다. 그러면서 백인과 백인이 갈라서게 되었고, 남아프리카에서는 백인들이 철수하지 않고 남아서 살아가는 곳이 되기도 하였다. 그래서 이곳은 백인들에 의한 흑인의 인종차별이 오랫동안 지속되었던 곳이기도 하다. 옛 로마는 오랫동안 정권을 유지하는 방법으로 국민의 충성을 이끌어내게 되었다. 그렇다면 인근의 많은 국가에서 유입된 노예와 중류계급은 어떻게 하여 지배자 로마에 충성을 할 수 있었을까. 답은 오히려 간단하다. 로마는 자신이 일일이 간섭하며 지배하기 보다는 자발적으로 나서는 정책을 폈다. 외지에서 온 사람이라 하더라도 로마에 대한 충성을 보여주는 사람에게는 그에 맞는 보상을 하며 로마시민권을 주었던 것이다. 그러면 누구나 동등하게 시민으로서의 권리를 보장받는 것이니 특히 외국에서 온 사람들은 스스로 앞다퉈 충성을 하게 되었던 것이다. 이런 점을 본 뜬 곳이 바로 미국이다. 여러 나라에서 모여 든 사람들을 결속시키는 방법으로 미국시민권 부여라는 제도를 이용하였던 것이다. 그 덕분에 얼이 빠진 우리나라의 돈부들이 많이 합세하였던 것도 다 아는 사실이다. 무슨 일을 하면 반드시 그에 상응하는 보상을 한다는 성과주의가 결실을 맺은 것이다. 그러나 모든 것이 성과주의로만 이루어질 수도 없다. 사람이 사랍답게 살아가려면 그 외에 마음이 우선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정말로 성과주의에 입각한다면 옛날처럼 노예제도가 다시 등장하지 말라는 보장도 없을 것이다.

넬슨 만델라는 이런 곳에서 인종차별을 철폐하는 운동에 앞장섰고, 많은 고초를 겪기도 하였다. 그러나 세상의 이목이 집중되고 그의 주장이 알려지면서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세계가 인정하는 한 나라의 지도자가 되었던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유럽 여행을 간다. 그리고 요즘은 아프리카 여행도 가리지 않는다. 아직도 볼 것이 많고 특이한 점이 많다는 증거일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여행기는 자신의 체류에 대한 내용이 많다. 이 책은 이런 점에서 좀 특이한 것을 느끼게 된다. 처음에는 좀 지루한 듯한 인상을 주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책이다. 이와 더불어 아프리카의 서부에 종단에 대한 이야기도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마저 들게 한다.

세상이 마치 자기 손바닥인양 휘두르는 사람들이 아프리카 보기를 그냥 먹다 버린 피자조각처럼 생각하겠지만, 이 책을 보면 자신을 돌아볼 기회가 되리라 믿는다. 이처럼 자신이 위대하면 상대방도 위대하다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

2014.08.23

'내 것들 > 독후감, 독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시멜로 이야기2  (0) 2014.08.25
마시멜로 이야기1  (0) 2014.08.25
조선임금 잔혹사  (0) 2014.08.25
허삼관매혈기  (0) 2014.08.25
나아갈 때와 물러날 때  (0) 2014.08.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