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의 신
우노 다카시/ 김문정 역/ 쌤앤파커스/ 2012.05.06/ 263쪽
저자
우노 다카시 : 장사의 신 혹은 아자카야의 전설로 불리는 요식업계에서는 그를 모르는 사람이 없다. 공부 못하는 사람, 요리 못하는 사람, 말주변 없는 사람도 음식점 사장을 할 수 있다며, 자신의 가게에서 직접 가르치기도 한다.
와세다대학 경영학과를 자진 중퇴하고 요식업에 뛰어들어 1978년 라쿠코퍼레이션을 설립하였다. 5평짜리 가게에서 수도권만 20여 개의 지점을 거느린 사업가로, 일소일배(一笑一杯)를 모토로 삼고 있다.
김문정 : 경희대학 일본어학과 졸업. 위성 채널을 통하여 일본 뮤직비디오를 접하고 일본 문화에 빠져 일본어를 전공하게 되었다. 일본 유학시절 이자카야의 칵테일과 안주를 파는 곳, 혹은 디저트와 술 등 다양한 형태로 발전하고 있는 업소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경험을 살려 주인공인 이 책을 번역하게 되었다.
다른 번역서에『강아지 언어 교과서』등의 실용서가 있고, 무역 전문서적도 있다. 현재는 일본 마켓의 한국 에이전트로 일하고 있다.
줄거리 및 감상
대학을 자진하여 중퇴하고 작은 이자카야를 경영할 정도로 술집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고, 어떻게 하면 경영을 잘 할 수 있을까 생각한 사람이다. 실제로 그는 자신의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점원으로 일하면서 독립하여 자신의 점포를 갖기 원하는 사람에게는 누구를 막론하고 일하도록 하고 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점원에서 점장을 거쳐 독립하는 순서를 밟고 있다.
저자인 다카시는 술집처럼 쉽고 마진이 많이 남는 장사가 어디 있느냐고 말한다. 토마토 1000원어치를 사다가 칼질 한 번하고 접시에 담아 내면 바로 3000원을 받으니 이것이 최고로 남는 장사가 아니고 무엇이냐고 한다. 그러니 다른 어떤 것보다 즉 토마토를 기르는 농부가 힘쓰는 것에 비하여 혹은 유통업자가 고민하는 어떤 수고보다도 적은 노력으로 큰 이익을 남긴다고 말한다. 그러니 장사를 하면서 힘들다거나 어떤 이유를 대고 못하겠다고 하는 사람은 말이 안 된다고 하는 사람이다.
개업을 하면 유인물을 나눠주고 손님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실제로는 한 번 온 손님을 다시 오게 만드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고 확실한 손님 늘리기 방법이라고 말한다. 그것은 손님의 마음을 즐겁게 하면 반드시 여러 사람을 데리고 오게 되어 있다는 것이다.
손님이 즐거운 마음을 가지도록 하려면, 우선 점원 즉 경영자가 손님을 맞이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그것은 자신의 마음가짐인데 일하는 사람이 먼저 일을 통하여 행복하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러면 일하는 것이 즐겁고 손님을 맞이하는 것도 즐겁다고 한다. 따라서 손님은 그런 마음을 읽는 것은 물론이며, 다시 오고 싶은 가게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궁극적으로는 손님이 이 가게에 와서 어떤 이득을 보았다는 생각이 들도록 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한다. 다른 곳에 가는 것보다 이 곳에 오면 반드시 어떤 무엇이 있다는 생각이 나도록 하라는 말이다.
손님이 어떤 이득을 보았다는 것은 값이 싸서 경제적인 이득을 보았다는 것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손님은 어차피 돈을 쓰려고 온 사람이니 굳이 돈 가지고 따질 일은 아니라는 것이다. 예를 들면 같은 값을 들이고 맛이 내가 찾던 맛이라든지 혹은 아토피가 있는 사람들이 와서 먹으면 나을 것 같은 기분이라든지 하는 손님 본인이 직접적으로 느끼게 하라는 것이다.
그 방법에는 지금까지 상상하지 못한 아이디어가 요구된다. 그러나 평범하면서도 간단한 아이디어들이 더 많이 적용된다. 비오는 날에 비를 맞으며 온 손님에게는 우선 마른 수건을 건네는 것이 가장 필요한 일이다. 그 사람에게 오자마자 무엇을 먹을 것인지 묻는 것으로는 아무런 감동을 주지 못한다. 설혹 맛이 조금 떨어지는 음식이라 하더라도 손님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센스가 손님에게는 가장 만족한 행복을 전해주는 것이다.
요식업은 다단계사업에 속한다. 한 번 온 사람이 다시 찾게 되고, 그 때는 혼자 오기 보다는 반드시 다른 사람을 데리고 오기 때문이다. 손님이 좋아하는 것, 혹은 순간순간 필요한 어떤 작은 일로 마음을 사로잡는 가게가 되기를 권한다. 입시철에 수험생을 자녀로 둠직한 손님에게는 수험생이 있는지 물어보고 같이 걱정해주며, 비가 오면 비 피해에 관한 관심사를 이야기하며, 손님이 먹고 싶어 했으나 다른 사람들이 반대하여 어떤 한 가지 음식을 주문하였을 경우에는 서비스로 시키지 않은 음식을 맛보기라며 내어주는 배려가 다른 주문을 유발하기도 한다. 뭔가 만족감 혹은 이득을 보았다는 생각을 끄집어내는 요령을 강조한다. 이것이 바로 장사를 하는 노하우다.
어제 팔다 남은 식재료를 어떻게 하여 찾아온 뜨내기손님에게 눈을 속여 잘 팔아먹었다는 마음을 가지면 안 된다. 그 손님이 다른 손님을 데리고 올 기회를 차버리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없는 손님을 찾아 나서기를 하는 마당에 제 발로 찾아온 손님을 다시는 오지 말라고 하는 가게는 장사할 준비가 안 된 곳이다. 그런 곳이 성공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간혹 그런 속임수로 손님을 기만하는 경우가 있으나, 손님을 그런 경우에도 어떤 다른 이득을 보았다는 생각을 하기 때문에 찾는 것이다. 예를 들면 유명 인사가 하는 가게에 가 보았다는 심리나, 많은 사람들이 가는 곳에 나도 가 보았다는 만족감, 공동체에서 뒤처지지 않았다는 소속감 같은 것들로 그 공백을 채우고 있는 것이다. 백화점에서 팔리지 않는 재고에 대하여 월등히 높은 가격표를 붙여놓자 바로 다 팔리고 말았다는 얘기와 비슷한 심리다.
그러나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손님을 바로 내 가족처럼 생각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이다. 내 자식이 학교에서 돌아올 때에 배가 고플 것이라는 마음으로 대하고, 음식을 먹는 도중에 갑자기 비가 오는데 우산이 없으면 비를 맞을 것이라는 생각에 쓰다 둔 우산을 비치하여 즉각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마음이 필요하다. 손님이 우산을 가져오지 않는다 하더라도 굳이 원망할 필요는 없다. 어차피 집에 두어도 사용하지 않는 우산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안 쓰는 우산이지만 손님은 두고두고 그 가게에 대한 칭찬이 떠나지 않을 것이다. 반대로 비가 오는 날 찾아오는 손님에게는 문밖까지 우산을 들고 마중 나가면 얼마나 큰 감동을 받겠는가. 물론 그때에 필요한 멘트를 더하면 첫 손님이라도 10년 단골과 같은 기분이 들게 하는 더욱 좋은 전략이다.
그런데 이런 행동들은 평소에 준비하고 있었던 사람과 전혀 생각지도 않고 있던 사람은 200%의 차이가 난다. 즉각적인 대응을 하느냐 그렇지 않으면 주인이 시켜도 싫은 것을 마지못해 하느냐 하는 차이다. 물론 손님은 말하지 않아도 이런 행동을 귀신같이 간파한다. 진정으로 우러나와서 하는 행동을 보면 손님이 비로소 감동을 받고 뭔가 이득을 보았다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입소문을 몰고 와서 없는 손님을 만드는 수고를 덜어준다.
다카시의 가게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모두 독립하여 점주가 되기를 희망하는 사람들이지만, 실제로 어떤 마음을 가지고 일하는 가에 따라 점원일 때와 점장으로 일할 때의 행동이 다르다고 한다. 그 사람이 어떤 위치인가에 따라 생각하는 것이 다르다는 말이다. 그러나 위치가 다르다고 하더라도 손님을 위하는 마음을 가지면 달라질 것은 없다. 바뀌는 환경에 따라 그때그때 맞는 진심을 전하면 되기 때문이다. 점원이 손님을 위하고 점장이 손님을 위하면 되는 것이지 점원에게 점장의 역할을 요구할 손님도 없다. 손님 역시 종업원이 가진 능력만큼만 받으면 만족하는 것이다. 냉면을 먹는 손님이 가위를 달라고 하면, 가위를 던져주고 마는 것보다는 한 마디 덧붙여 미처 생각을 못했는데 잘라드리겠다고 하면 그 말 한 마디로 감동을 받는 것이다. 감동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고맙다는 생각은 가지게 된다. 이때 점장이 직접 와서 냉면을 잘라야 한다고 생각하는 손님은 없는 것과 같은 이치다.
가게에서 자기 욕심을 차리면 가게는 망하게 된다. 그것은 반대편인 손님이 누리고 싶은 욕심은 누릴 수가 없기 때문이다. 손님이 돈을 내고 자신의 욕구를 채울 수 없다면 어느 누가 다시 오고 싶겠는가. 손님의 욕심을 채워주면 그 사람은 다른 손님을 데리고 오는, 시키지 않아도 우리 가게의 홍보대사가 되는 것이다. 이때 필요한 것이 우리 가게만의 특별한 뭔가의 한 가지가다. 남이 없는 것, 혹은 남은 할 수 없는 것을 한 가지 이상은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홍보대사가 그런 장점을 부각하여 선전해줄 것이 아니겠는가.
불경기에 장사를 시작하는 경우에도 희망을 버리지 마라. 언제든지 경기는 회복할 것이며, 내가 힘들면 다른 가게 역시 힘들다는 생각으로 버텨야 한다. 이런 때일수록 한 번 온 손님을 단골로 만드는 전략이 필요하다. 실력이 있는 가게는 언제라도 두려울 것이 없으며, 반드시 살아남는 것이다. 잘 되는 가게는 뭔가가 있는 법이다.
비 온다고 창문 밖을 쳐다보며 한 숨만 쉬지 말고 뽀송뽀송한 바닥을 위한 연구를 하거나, 습해지기 쉬운 양념 통을 손질하며 주변을 깨끗이 청소하는 행동이 요구된다. 직원들만 아는 비밀을 손님에게 베푸는 것도 좋다. 예를 들면 오늘은 비가 오니 손님이 많지 않아 재료가 남을 것을 예상하여 30%할인이라는 전략이 있다고 하자. 물론 이 말은 아침 회의 때 점장이 내린 지시다. 그러나 손님은 전혀 모르는 사실이니, 이것을 아르바이트 혹은 점원이 마치 큰 인심이라도 쓰는 양 베풀면 손님은 특별히 자기만 받는 선심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런 것들이 바로 손님이 느끼는 실제적인 이득인 셈이다.
그리고 말은 아주 중요한 매개체이다. 같은 의미라 하더라도 애 다르고 에가 다른 점이니 주의하여야 한다. 오늘 음식 맛있어요? 보다는 음식 맛있지요? 가 필요하다. 모든 것은 첫 단추를 어떻게 꿰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부정적으로 물으면 부정적인 답이 나오고 긍정적으로 물으면 긍정적인 답이 나온다. 심할 경우 맛이 없느냐고 물으면 맛이 있던 음식이라도 정말로 맛이 없었던가? 하는 생각이 들어 대답이 망설여지는 것이다. 이런 경우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고 하는 것과 똑같은 이치다.
같은 값이면 즐겁게 일하고 행복한 직장에서 일하고 싶은 것이 공통된 심리다. 손님 역시 마찬가지로 좋은 가게 행복한 가게에서 먹고 싶은 것이 공통된 심리다. 내 돈을 내고 먹는 손님에게 너는 돈만 내고 행복을 누리지 말라고 하면 이치에 맞지 않는다. 이는 내가 열심히 일하고 돈을 벌지 못한다거나 행복하지 말라고 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인맥도 없고 돈도 없는 사람이 장사를 하려면, 최소한 이런 마음이라도 가져야 하지 않겠는가. 남들이 있는 것도 없는 주제에 남보다 더 많은 이익을 내고 내 욕심을 채우려면 남들보다 더 노력해야 하지 않겠는가 말이다.
식당을 개업하면서 겨우 그릇 100개를 사는 사람이 인터넷에서 가장 저렴하게 샀다고 자랑하면 그것은 이미 장사에서 진 사람이다. 동네 수퍼에서 식기를 20개씩 다섯 번에 나누어 사면, 그 사람은 장사를 이미 반 성공하고 시작하는 것이다. 수퍼에서 식기를 사는 동안 내가 장사를 시작한다는 홍보를 하면서, 하나의 단골을 만들 기회를 가졌으니 성공을 예약하는 경우다. 내가 수퍼의 단골인데 수퍼 사장이 나의 단골이 되지 않고는 못 배길 것이다. 외식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최소한 내 가게를 홍보는 해줄 것이다. 이런 경우 조금 비싸게 샀다고 해도 절대로 비싼 것이 아니다. 전단지 작성이나 이를 뿌리는 비용을 벌어놓았으니 오히려 첫 숟가락에 남고 시작한다는 말이다.
점장이나 경영자는 다른 가게를 자주 가보아야 한다. 그곳에서는 어떻게 하는지를 염탐하러 가기도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내가 손님으로 다른 곳에 가보았더니 어떤 점에서 기분 나쁘더라 혹은 어떤 점에서 기분이 좋아지더라 하는 점을 찾으러 가는 것이다. 이런 것은 다른 어떤 컨설턴트를 통하더라도 실감이 나지 않으면 보는 사람이 시각에 따라 달라질 것이니 무작정 남의 눈에 맡길 수는 없는 것이다.
장인정신을 가진 사람은 항상 자신이 손해를 보는 행동을 한다. 지금 돈이 안 되는 일이라거나 누가 알아주느냐는 말을 들어도 행하는 사람들이 장인이다. 그러나 그런 사람들이 없으면 훗날 감탄하면서 감상할 기회가 없다. 마찬가지로 장사에서도 장인정신을 발휘하면 당장은 손해가 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손님은 그러 인하여 좋은 감상을 하게 되며 만족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다만 그때까지 시간이 걸리므로, 처음 장사를 시작하는 사람은 얼마가 살아갈 자금의 여유가 있어야 한다. 무슨 장사든 처음부터 대박을 내는 경우는 비정상적이라고 보아야 한다. 그들은 남들이 없는 특이한 경우다. 자금력이 좋아 반드시 거기에서만 파는 독점 품목이라든지, 다른 곳과 비교하기 힘든 탁원한 상대라든지 하는 케이스라고 보아야 한다. 일반적으로는 홍보가 되고 손님이 오기까지는 최소 3개월에서 6개월 혹은 1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 무작정 이런 대기 시간을 무시하고 덤비면 개업과 동시에 문 닫을 준비를 하고 만다.
장사는 준비다. 그리고 노력이다. 장사의 신은 없다. 그만큼 생각하고 노력한 결과가 나타날 뿐이다. 남들이 하지 않는 아이디어로.
2014.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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