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의 신 (한국형)
김유진/ 쌤앤파커스/ 2014.03.27/ 327쪽
저자
김유진 : 방송 PD생활과 대학의 객원교수도 맛 때문에 정리하고, 13년 동안 컨설팅을 성공시킨 레스토랑이 200곳을 넘는 21년째 음식관련 프로그램 진행자이다. 맛있는 음식이 있다는 정보를 얻으면 100시간 이내에 맛을 보아야 한다고 할 정로도 열성을 가진 사람으로, 아침을 먹으면 점심에 무엇을 먹을지 걱정하며, 점심을 먹으면 저녁에 무엇을 먹을지 걱정하는 최고의 식탐왕이다.
전통시장과 여러 레스토랑 그리고 지역특산품에 대한 컨설팅을 하면서 찾아라! 맛있는 TV, 이영돈의 먹거리X파일, 생생정보통, 굿모닝 대한민국 등의 프로그램에서 검증단으로 혹은 자문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줄거리 및 감상
전편이라 할 수 있는 일본판 장사의 신에 대하여 비교가 되는 책이다. 일본판 장사의 신은 일본의 서민 주점인 이자카야의 창립과 그들의 생존전략에 대한 책이었다면, 이 책은 어느 한 분야에 걸치지 않고 다양한 형태의 식당에 대한 조언을 하고 있다. 물론 저자가 직접 찾아가서 체험하고 느낀 점을 적고 있기는 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단편적이고 개괄적인 이야기로 전개되고 있다.
하긴 돈 받고 컨설팅을 해주는 입장에서 그의 모든 것을 한 권의 책으로 표현하기는 무리가 있을 것이다. 또한 좋은 의미에서 잘 설명하려 해도 지면이라는 한정 때문에 다 설명하기도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어느 특정 혹은 일례에 따라 자세한 지침이 있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아무리 그래도 나는 장사를 하는 사람이 아니니 나하고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지만, 내가 나중에 원고를 작성하면서 나도 모르게 요식업에서 배워야할 노하우가 있을 것 같은 호기심에서 읽었는데 별로 큰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다.
그러나 나는 이 책을 통하여 다시 한 번 느끼는 바가 있다. 앞에서 말한 대로 좋은 의미로 인터뷰를 하였더니, 기자가 마치 자신이 직접 체험한 것처럼 하면서 소개해 준 자신의 이름은 거론조차 하지 않았을 때 배신감을 느꼈고, 그 이후로는 절대 돈을 받지 않고 무료로 해주지 않겠다는 다짐을 하였다고 하였다. 이처럼 정보를 주는 사람은 자신의 귀한 노하우인데도 불구하고 기꺼이 제공하였지만, 받는 사람은 아무 것도 아닌 것처럼 지나가다 휴지 하나 주운 것과 같은 반응을 보일 때가 있다. 이런 때에는 모든 정이 떨어지고 더 이상 협조해주기 싫은 것이 당연지사라 할 것이다.
나도 이런 경험이 있다. 내가 운영하는 블로그에 어렵게 작성한 글을 실었는데, 어느 누가 이 글을 퍼다가 자신의 카페에 올린 적이 있었다. 내가 보기에는 별로 중요하지도 않은 중학교 동창모임 카페인데, 마치 카페지기가 어렵게 만든 정보인 것처럼 올린 것을 보았을 때에는 정말 욕이 나올 지경이었다. 물론 나도 모르게 이런 실수를 할 때도 있기는 하겠지만 힘들여 써 놓은 글을 가져다가 살짝 토씨만 바꿔 놓았을 때에는 허망하기까지 하였다. 그 뒤로 내 블로그에는 잠금장치가 붙었다. 누구든지 볼 수는 있되 퍼가는 것은 금지하게 된 것이다. 좋은 의미로 사용하는 사람에게 미안한 감이 없지 않으나 아직도 그 잠금장치를 풀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일본판 장사의 신은 일본이라는 특성상 그리고 선술집이라는 특성상 아주 간단하나마 세밀한 정보를 언급하고 있다. 그러나 그 내용은 어디까지나 일본에서 통용될 내용이었다. 반면에 이 책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한국형 장사의 신인데 구체적이지 않다는 것이 옥의 티다.
그런데 따지고 보면 장사를 하는 사람은 누구든지 자신이 터득하고 느껴야만 가능한 일이지 누군가가 어떻게 하니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는 것은 있을 수가 없다. 일반 회사에서도 어느 컨설팅업체에 의해 고가의 비용을 지불하면서 컨설팅을 받은 경우 그대로 하여 성공한 예는 아직 듣지 못했다. 그런 회사와 저런 회사는 조건과 여건이 다르기 때문에 같은 방법으로 성공할 수가 없는 것이다. 또한 그런 성공 수법을 전수받았다고 해도 그 시점에서는 사회 환경 혹은 경쟁 상대의 여건이 바뀐 상태임으로 그대로 해서 성공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그러면 영원히 성공할 수는 없는 것일까.
아니다. 컨설팅을 받아서 성공할 수도 있다. 그런 경우는 내부의 인원들이 변하고자 하는 열정이 있어야 하며, 그것을 행동으로 실천하는 추진력이 있으면 가능하다. 다시 말하면 어떤 변화든 내부의 자발적인 실천이 없으면 이루어질 수 없다는 말이다. 이런 경우 내부 인원이 스스로 노력하여 컨설팅을 하는 방법이 최상이라 할 수 있다.
일반적인 자기 계발서를 보면, 어떤 사안에 대하여 고민하다가 결국은 선각자 혹은 경험이 있는 멘토를 찾아가서 한 수 배워오는 것이 상례다. 그러나 이때도 배워 오는 것은 그냥 포괄적인 기준일 뿐이며, 최종적으로 실행하는데 결정적인 아이디어를 내는 것은 역시 구성원들임을 본다. 답은 내부의 노력임을 알 수 있다.
이 책은 성공한 요식업들의 상황을 예로 들고 있다. 어떤 고기 전문점은 어떤 방식으로 성공을 한 것처럼 보인다. 그리고 어떤 냉면집은 어떤 방식을 하여 성공한 것처럼 보인다 하는 내용들이다. 실제로 그렇게 하여 성공한 것인지 아닌지도 확실치 않다. 그러나 전문가이니 그가 보는 시각이 맞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방식을 알려준다고 해도 우리의 주인공인 당신이 식당에 그대로 활용할 것인지는 다시 생각해보아야 한다. 입지, 유동인구, 식재료, 조리사, 요리사, 서빙맨, 그리고 점주의 의견이 어떻게 반영될지는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
굳이 답을 찾자면 일본판 장사의 신에서 언급된 것처럼 손님이 손해를 보았다는 인상을 갖지 않도록 하는 것이며, 종업원은 자신이 지금 행복하다는 생각이 들도록 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내가 행복하면 나로 인한 모든 사람들이 다 나의 행복한 기운을 받을 것이고, 그러면 손님 역시 행복하게 될 것이다. 그 식당에 가면 자신이 행복해진다는 다른 곳으로 갈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2014.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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