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것들/산문, 수필, 칼럼

득(得)과 실(失)의 허상

꿈꾸는 세상살이 2014. 9. 15. 21:26

득(得)과 실(失)의 허상

2010년, 이름도 유명한 MB가 우리나라가 사상 최초로 G20 정상회담의 의장국이 되었다고 선전을 하였고, 매스컴에서는 난리 블루스를 쳤다. 그 후 11월 11일부터 12일까지 부산에서 회의가 개최되었다. 각국의 정상들이 모이고 수행원들이 오는가 하면, 우리나라를 알리고 위상을 높여 무역효과가 증대한다고 말했다. 그것도 그 금액이 무려 수십조 원이라고 했다. 단 이틀 동안에 수십조 원을 벌 수 있다면 당연이 해야 할 일이다. 국가와 국민을 위해서 무슨 수를 써서라도 해야 한다. 잘못하여 어느 개인의 희생이 따르는 아픔이 있더라도 말이다.

그래서 MB는 단 한 순간에 벌어들인 그 수십조 원을 4대강에 쏟아 부었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아무리 보아도 4대강 사업에 들어간 22조원, 그리고 추가 비용과 관리비용을 합치면 상상이 미치지도 않는 금액은 모두 달러로 투입된 것이 아니라 순수한 한화 즉 원화로 집행되었다. 그것도 단 몇 개의 기업들이 나눠서 독식하였음은 말할 것도 없고, 그 계획에서부터 완공까지 단 4년 만에 일사천리로 처리해 버렸다. 자연을 거스르는 대관개공사를 임기 내에 마치려 했다면 그런 발상 자체부터가 자연에 대한 역행이며 오만하고 방자하기 짝이 없는 짓이다.

그런데 알고 보니 G20의 의장국은 해당 국가들이 교대로 돌아가면서 맡는 직책이었다. 그런데 마치 자기가 잘 해서 얻어온 것처럼, 건국 이래 최초의 성과라는 수식어로 도배를 하였다. 또 많은 사람들은 그 말에 혹하여 박수를 보내고 알지도 못한 채 박수를 보내고, 뭔가 이상하여 따지면 바로 정책에 반대하는 역적으로 혹은 국가를 팔아먹는 매국노로 몰아붙였다. 이게 우리나라의 현 주소다. 우리는 이런 상태가 지속되어서는 안 된다.

2007년 1월 1일부터 5년간의 임기로 유엔사무총장에 우리나라의 반기문씨가 당선되었다. 유엔은 각 나라의 연합 즉 국가동맹으로 구성된 단체인데, 그 수장에 반기문씨가 피선된 것이다. 이것은 각국의 대통령과 같은 대우를 하며, 어떤 때는 그들의 중재자 역할과 조정을 겸하는 자리다. 비록 유엔의 결의가 법적 구속력은 없다고 하더라도 인간이 만든 세계 최대 조직인 192개국의 협의체라면 그 파급력은 별도로 언급하지 않아도 충분하다. 그리고 2012년 1월 1일부터 연임하게 되었다. 사무총장의 자리가 경제적으로나 군사적으로나 압도적으로 상위에 있는 5개의 상임이사국에서는 맡지 않는 것이 불문율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닌 것은 확실하다.

그 후 2013년부터 임기 2년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에 선출되었다. 그러자 MB정부는 이 사실을 대대적으로 홍보하였다. 첫 투표에서 193개국의 2/3인 129표를 획득하지 못하자 재투표를 통하여 어렵게 선출되었다고 하였다. 그런데 당시 경합을 이루었던 나라는 캄보디아와 부탄이었다. 솔직히 나라를 비교하여 따지는 것은 안 되는 일이지만 우리나라와 위의 두 나라를 동등한 입장에 놓고 비교한다는 것 자체가 격에 맞지 않는 일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MB정부는 이런 사실은 밝히지 않은 채 어렵게 획득한 자리라는 것만을 부각시켰다. 이런 홍보를 하는 나라라면 미래가 어둡다. 원래 비상임이사국이라는 것이 개도국을 중심으로 선출하는 자리이며, 예전에도 1996년부터 2년간 비상임이사국으로 활동한 적이 있는 자리였음을 숨겼다는 점이 그런 이유다.

물론, 위의 당선된 두 사례가 나쁘다거나 좋은 일이 아니라는 것은 아니다. 모든 일의 과정에서 그에 걸맞는 지원이 없었다가 나중에 좋은 결과가 나왔을 때 모든 것이 자신의 공로인양 떠벌리는 것이 우습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인간이 만든 세계 최고의 상인 노벨상을 받은 사람이 있는 나라다. 이것은 1년에 10명 미만으로 결정되는 것이기 때문에 극소수에 해당하는 아주 영예로운 상이다. 그때 혹자는 노벨상이 땅에 떨어졌다고 했다. 그런 것이라면 아무나 개나 소나 다 받을 수 있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그렇게 말한 사람은 노벨상을 받았는가. 사실은 그렇지 않다. 또 어떤 사람은 돈을 주고 심사위원회를 매수하여 받았다는 말도 하였다. 그런데 그 상이 돈으로 매수하여 주는 상이라면, 우리나라 사람들처럼 부정을 좋아하고 뇌물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그 넘쳐나는 돈을 어디에 다 쓰고 그깟 상 하나를 못 가져오는지 모르겠다. 문제는 좋은 것은 좋다고 말하며, 어떤 일에 대하여 그 과정이 이렇다는 것을 설명하여 이해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나 모든 공(功)은 내 것이요 과(過)는 네 것이라는 식으로 호도하는 것은 정말 어리석은 짓이다.

우리 지역에서 배출한 시인이 연속하여 노벨문학상 후보자에 들어있었다. 그러나 아직 기쁜 소식을 전해오지 않고 있다. 이런 때 약간의 돈을 보태서 노벨문학상도 받아오면 되는데, 재벌들은 로비 자금 좀 보태줄 수 없는지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내가 생각하는 문제는 우리가 노벨상을 받을만한 재목을 키우지 않는데 있다. 사실 노벨상을 받는 작품이나 노벨상 후보에 올랐던 작품이 어떤 가치적 오류를 범하고 있으며, 어느 작품이 더 잘된 것인지는 지극히 주관적이며 정말로 절대적 객관성이 검증되지 않는 부분이 사실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런 점을 잘 파악하여 대처하는 자세가 필요한 것이다.

예를 들면 작품을 많이 홍보하고, 그의 일생을 전달해주는 것도 중요하다. 심사위원들이 심사에 들어가기 전부터 그 작품 혹은 그런 인물에 대해 충분한 지식을 가질 정도로 홍보를 해야만 한다. 그곳에 나가 있는 외교관은 말할 것도 없고, 그 곳으로 여행을 하는 모든 사람들이 그의 작품을 들고 가서 현지에서 홍보하는 성의도 보여야 한다. 반대로 그 나라에서 오는 관광객은 무조건 그런 작품들을 번역한 서적을 주면서 홍보하는 성의도 있어야 한다. 외국어 대학의 해당 나라 과목에서는 그런 작품을 교재로 다루는 준비성도 보여야 한다. 작품이라는 것이 개인의 능력에 따라 결정되어진다고는 하지만, 사실 따지고 보면 아프리카의 최빈민국에서 탄 적도 없으며, 경제적으로 군사적으로 안정되고 영향력이 큰 나라에서 많이 배출된 것과 대조적이다.

매년 가을이 되면 올 해는 노벨문학상을 탄 사람이 사는 나라가 될지 기대하면서 전화통만 바라보는 국민들이 되어서는 안 된다. 반면 쓸데없는 곳에 열을 내면서 홍보하면 안 된다. 개인의 집을 지으면서 국가의 돈을 사용하려는 것처럼 말도 안 되는 행동을 하면 안 된다. 그것도 돈이 없는 가난한 사람이었다면 이해는 갈 수 있지만, 평소 돈이 많아서 일상생활을 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는 사람이었다면 더더욱 말이 안 된다. 국가의 체면을 깎는 일보다 실제적인 국격을 높이는 일에 신경써야 한다.

시간이 되면 아침과 점심을 먹고 해가 지면 저녁을 먹는 것을 가지고 오늘은 겨우 밥을 두 번째 먹는 다든지 오늘은 이제 겨우 세 번째로 먹는 다는 말을 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감나무 밑에서 감 떨어지기를 기다렸다가 익지 않은 감이 떨어지면 발로 툭툭 차서 저 울타리 밑에 처넣고, 잘 익은 감이 떨어지면 그것을 받아서 내가 기른 감이라고 말해서는 안 된다. 감꽃이 피었을 때 솎아주기도 하며 불볕 뙤약볕에서 물 한 바가지라도 떠 주었는지 벌레 한 마리라도 잡아주었는지 생각해야 한다. 양심적으로 정말 내가 기른 감인지 아니면 그냥 떨어지는 감을 받아먹는 것인지 정도는 판단할 줄 아는 사람이어야 한다.

그것도 초등학생도 아닌 지도자 나아가 국가를 운영하는 사람들이라면 말이다. 만약 그런 지도자를 국정의 운영자로 둔 국민들이라면 아주 불행하고 불쌍한 사람들일 뿐이다. 이제는 우리나라가 성숙한 국가가 되었으면 좋겠다. 거기에서 일하는 지도자는 당연히 성숙한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런 일쯤은 잘 판단하는 모든 국민들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본다.

'내 것들 > 산문, 수필, 칼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자긍심보다 더 중요한 것  (0) 2014.09.15
투표가 가지는 의미  (0) 2014.09.15
잃어버린 권세  (0) 2014.09.15
익산아리랑  (0) 2014.02.28
전북출신 인사의 등용은 필요악인가  (0) 2013.1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