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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과 공자

꿈꾸는 세상살이 2015. 5. 1. 05:45

인문학과 공자

우리가 인문학을 이야기할 때에는 먼저 공자를 떠올리며, 공자의 사상을 적어 놓은 논어와 함께 인(仁)을 앞세우곤 한다. 그러면 인이란 무엇인가. 국어사전에 의하면 인(仁)은 어질고 자애로움을 뜻한다. 다른 뜻으로는 유교의 가장 중심적인 정치 이념 및 도덕 이념으로 조화로운 정감에 바탕을 둔 모든 덕(德)의 근본으로써 이것을 확산시켜 실천하면 사회적으로나 국가적으로 평화를 얻을 수 있다고 하였다.

실제로 인문학을 한다는 곳에 가보면 그 첫 번째 내용에 인을 주제로 삼고 있음을 볼 수 있다. 그러나 공자는 인을 가장 중요시한 것이 아니라 사실은 성인(聖人)을 가장 필요한 덕목(德目)으로 삼았다. 말하자면 모든 사람들이 성인(聖人)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말이다.

그러면 성인(聖人)은 어떤 사람을 말하는가. 또한 사전에 의하면 덕(德)과 지혜(智慧)가 뛰어나고 사리에 정통하여 모든 사람이 길이 우러러 받들고 모든 사람의 스승이 될 만한 사람을 말한다.

이렇게 놓고 보면 인(仁)과 성인(聖人) 역시 모두 덕(德)에 관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사람이 사람을 다스리되 덕으로 할 것이며, 사람은 모두 덕으로 살아야 한다는 말이다. 이것이 바로 공자가 주장하는 이상적인 사회의 기본 개념일 것이다.

그런데 사실은 이렇게 덕을 근본으로 하는 인(仁)은 그리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 일상에서 항상 접하며 실천하고 있는 것이 바로 인(仁)이라 할 수 있다. 따지고 보면 인은 이상적인 내용보다는 현실적인 윤리에 더 가치를 두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공자가 말하기를 은나라에는 세 명의 인(仁)한 사람이 있었는데, 하나는 미자(微子)를 말하며, 또 하나는 기자(箕子), 세 번째는 비간(比干)을 일컫는다. 이 중에서 미자는 도(道)가 없는 곳에서는 살 수 없다며 현실을 피해 떠나갔고, 기자는 미친 척하며 종으로 살아가면서 인을 실천하였고, 마지막으로 비간은 충심으로 진언을 하다가 노여움을 사서 죽임을 당했으니 온전한 인을 실천하였다고 본 것이다.

어떤 측면에서 의롭지 못하다고 생각되면 그것을 타개하고자 목숨을 걸고 의롭게 하는 것이 합당한 듯 보이지만, 그것을 피해 가는 것도 좋다고 한 것이다. 또 그것을 능가하지 못할 바에는 머리를 숙여 살더라도 마음으로는 인을 행하라는 뜻도 담고 있다. 마지막으로 비록 목숨을 버릴지라도 인(仁)을 위하여 최선을 다하라는 것이다.

이런 일들은 실제로 우리 일상에서 항상 일어나고 있는 일들이다. 다만 처한 환경에 따라 그 때의 당사자의 입장에 따라 다른 결과가 나타날 뿐이다. 그래서 인은 항상 우리 곁에 있으니, 내가 언제 인을 행할 지만 선택하면 되는 것이다.

고서(古書) 대학(大學)에 보면 격물치지성의정심수신제가치국평천하(格物致知誠意正心修身齊家治國平天下)라 하였다. 여기서의 격물(格物)은 만물의 이치를 철저히 연구하는 것이며, 치지(致知)는 철저한 연구로 지식이 더해지며, 성의(誠意)는 지극해 진 지식으로 뜻이 성실해지며, 정심(正心)은 성실한 뜻을 통해 마음을 바르게 함이며, 수신(修身)은 마음이 바로서야 육체도 온전해지며, 제가(齊家)는 몸과 마음이 수양되면 집안이 바로 서고, 치국(治國)은 집안이 잘 다스려진 이후에 덕을 펴서 나라를 위하고, 평천하(平天下)는 마지막 단계인 나라가 잘 다스려진 이후에 천하가 평화롭게 된다는 뜻이다.

말하자면 군자나 성인이 나서 세상을 다스리고자 하면 우선 만물의 이치를 잘 파악하고 터득하여야 한다는 말이다. 세상의 원리를 망각하고 자신의 얄팍한 지식이나 권력으로 다스리려고 한다면 평천하를 할 수 없다는 말이다.

그러니 인문학은 사람의 도리와 자연의 섭리를 거슬러서는 안 되는 것이며, 나 보다는 타인과 모든 인류를 위하는 마음으로 나가야 된다는 말이다. 그래서 인(仁)이 어려운 것이며, 사람 사는 학문 즉 인문학이 어려운 것이다. 그러나 모든 사람들이 인문학에 관심을 가지고 인(仁)의 정치를 원한다면 도저히 못 이룰 것도 없는 것이 바로 인문학일 것이다. 모든 사람은 평안한 평천하(平天下)를 갈망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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