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것들/독후감, 독서

광장

꿈꾸는 세상살이 2015. 8. 9. 17:35

 

광장

최인훈/ 문학과 지성사/ 1997.10.25/ 189쪽

최인훈 : 1936년생으로 가족과 함께 월남하여 목포고등학교를 거쳐 서울대학교 법학과를 중퇴하였고 1959년 자유문학에 소설 'GREY구락부전말기'를 발표하면서 등단하였다. 서울예술대학에서 문예창작과 교수를 역임하였으며, 동인문학상, 한국연극영화예술상, 박경리문학상 등을 수상하였다.

소설집으로『광장』,『총독의 소리』,『태풍』,『왕자와 탈』등과 희곡집으로 『옛날 옛적에 훠어이 훠이』등이 있다. 1979년 문학과지성사에서『최인훈전집』(12권)을 펴냈다.

광장은 우리나라 분단에 대한 감정을 쓴 소설이다. 1960년 10월 저자가 25세 때 600장 분량으로 쓴 중편소설이다. 당시 나이로 보면 사회 통념상 혹은 이데올로기적으로 잘 알지 못할 것으로 추정되지만 지금 보아도 아주 훌륭한 작품이라는데 아무 이견이 없다. 그간 여러 차례 거듭하여 개정되면서 현대적 감각으로 다시 출판되고 있는 것이다.

저자는 1960년 4∙19혁명을 통하여 한국 사회의 아름다운 미래를 꿈꾸고 있었다. 저자는 당시를 비유하면서 메시아가 왔다거나 신이 죽었다는 표현을 하였다. 말하자면 공산당이라는 사상적 집단과 그에 맞서 대립하는 민족적 이념에서 벗어났다는 말이기도 하다. 만약 당시에도 반공에 얽매이거나 빨치산 혹은 남로당에서 벗어나지 못하였더라면 아마도 견디기 힘든 4월이었지 않았을까 생각하는 사람이었을 것이다. 그것은 어떠한 방식으로든 1960년 4월의 의미를 생각할 수 없었을 것이다. 다시 말하면 학생들이 자유와 민주를 외치고 평화와 질서를 거론할 수 없었을 것이라는 얘기가 된다.

그래서 저자는 소설에서 부친을 북으로 갔다고 하였고, 그로 인해 자신이 아무 상관도 없이 당하는 통제와 갈등에서 고난을 받았다고 느끼는 것이다. 그 뒤 자신도 현실에서 탈피하고 좀 더 자유롭고 인간적인 삶을 꿈꾸며 월북을 하게 된다. 그러나 그가 느끼는 현실은 그 어디에도 없었다. 그냥 시키는 대로 행하는 굴종이 있었을 뿐이다. 작가가 말하는 자유와 인권은 그 어디에도 없었다.

오로지 그가 느끼는 곳은 광장으로 누구에게나 보여질 수 있는 넓은 공간인 것이다. 말하자면 광장은 어느 누구에게나 떳떳하고 보장할 수 있는 곳이다. 그런 곳은 위치가 어디이며 면적이 얼마가 되더라도 모두 광장이 되었다. 저자는 광장에서 살고 싶었던 것이다.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하고 자신이 하고 싶은 행동을 할 수 있는 유일한 곳 바로 그런 광장에서 말이다.

그런 광장이 학생혁명을 통하여 조금은 이루어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을 것이다. 그러나 아직도 그에게는 사상적 갈들이나 풀리지 않은 어설픔이 남아 있었기에 그토록 광장을 열망하였다고 여겨진다.

저자는 소설 광장을 통하여 자신을 돌아본다. 자신이 정말 광장에서 남에게 나를 보일 수 있을 만큼 살아왔는가를 말하고 있다. 이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내로라하면서 살지만 정작 광장 한 가운데 놓아두어도 정말 잘 살았노라고 말할 수 있을지를 얘기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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