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멸감
김찬호/ 문학과 지성사/ 2014.03.01/ 340쪽
저자 : 김찬호
1962년 대전 출생으로 연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교 대학원에서 사회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고(故) 제정구 의원이 도시 빈민들과 함께 경기도 시흥에 일궈낸 공동체 복음자리 마을을 현지 조사하여 1986년에 '철거민 정착 공동체의 형성과 유지에 관한 연구' 라는 논문을 썼다.
현재 성공회대학교 교양학부 초빙교수이며, 연세대학교에서 문화인류학, 문화사회학, 남성학 등을 강의하고 있다. 서울 YMCA, 녹색소비자연대 등의 사회단체에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사회를 보는 논리』,『여백의 질서』,『일본 대중문화론』이 있고, 번역서로『작은 인간』,『이런 마을에서 살고 싶다』, 『경계에서 말한다』, 『학교와 계급재생산』등이 있다.
모멸감은 나의 존재 가치가 부정당하거나 격하될 때 갖는 괴로운 감정을 이야기한다. 또 한국인의 일상을 지배하는 감정의 응어리를 표현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감정은 겉으로 쉽게 나타낼 수도 없고 남에게 쉽게 설명할 수도 없는 것이다. 이 책은 책의 제목이 갖는 성격상 거부감을 느끼기 쉽다. 어떤 일에 대하여 모멸감을 느낀 것인지 모멸감을 느끼지 않아야 하는지 모르는 사이에, 책의 제목이 주는 상상력만으로 읽어야 하기 때문이다. 나도 처음에는 어떤 소설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였었다. 그래서 이 책이 나왔다고 바로 선전되었을 때 읽어 싶은 충동을 느꼈었다. 하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미루어지다가 읽게 된 책이다. 그러데 첫 장을 넘기다보니 이 책은 인문학 책이었다.
저자인 성공회대의 김찬호교수는 다른 곳에서도 인문학에 대한 강의로 하는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모멸감이란 이런 것이며, 모멸감을 느끼지 않게 하려면 이렇게 하여야 하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대체로 이런 부류의 서적은 다른 이름의 자존감과도 상통하게 된다. 모멸감을 느끼지 않고 자신의 장점을 이야기할 수 있다는 것은 아주 훌륭한 경지에 이른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런 사람이야말로 자존감이 충만한 사람이며, 일반 자신감에도 비교할 수 있다. 우리가 흔히 겪는 모멸감은 내가 상당히 굴욕적일 때 느끼게 된다. 그러면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굴욕은 어떤 상태를 말할까. 그것은 상대적 비교 약자의 위치일 것이다. 그리하여 상대에게 좀 더 잘 보이기 위하여 마음에 없는 말을 하거나 행동을 하고, 혹은 없는 거짓말도 꾸며내게 될 것이다. 경제적 빈부의 차이, 신체의 장애 여부, 운동이나 노래 혹은 춤을 잘 추는 가 아닌가 하는 문제, 의복을 잘 입었는가 아니면 크고 안락한 차를 타고 다니는가. 커다란 집에서 갖추고 싶은 것을 다 갖추고 사는 가 등등 모든 일상에서 비교가 되는 부분에서 나타날 것이다. 이런 때에 나는 상대에게 비굴한 처지에 놓이며 결국에는 굴욕적인 언행을 하게 된다. 그리고 속으로는 모멸감을 느낀다. 이것은 바로 나의 자존감을 떨어뜨리고 나를 무력하게 만드는 요인이 된다. 이런 행동은 나와 상대에 있어 악순환에 이르게 한다.
이 책은 이런 모멸감은 사람마다 다르지만 남을 의식하지 않고 나만을 생각하면서 생겨난다고 말한다. 실제로 약점이나 아픈 곳을 건드리면서 약을 올려주면 상대방은 마음은 있으니 그 의지대로 되지 못하여 모멸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차제에 좀 더 차분하게 생각하면서 역지사지로 남을 배려하는 마음을 가져야 할 것이다. 내가 던진 돌멩이 하나에 개구리가 맞아 죽는 다는 사실을 기억하여야 한다. 아이들이 장난삼아 놀린 왕따는 두고두고 평생의 트라우마로 남는 것이다. 이렇듯 아무 것도 아니라는 듯 행한 작은 일이 사람을 살리고 죽이는 것임을 명심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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