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진영모 작/ 이재영 엮음/ 포블리셔스/ 2015.04.29/ 207쪽
이 책은 영화 내용을 글로 적어 놓은 것이다. 그래서 진영모 감독의 영화라는 의미가 있고 이것을 글로 풀어 쓴 사람이 이재영이라는 말이다. 이 영화를 보았을 때에는 앞뒤가 잘리고 본 내용만 알게 되어 어딘지 많은 연출이 따랐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런데 책을 보면서 작가와 감독 그리고 평을 한 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전후 상황을 알고 보니 원래 주인공 둘이는 서로 아기자기한 맛이 있으며 아직도 어린 아이와 같은 소박하고 순진한 면이 있었음을 알 수 있었다. 물론 카메라를 통하여 촬영을 하니 조금은 어색하기도 하였겠지만 그래도 본마음은 연출이 아닌 진짜였다고 믿어진다.
사람이 살면 얼마나 산다고 사람이 살면 얼마나 제 마음대로 산다고 그렇게 아등바등하며 살 것인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 내용이다. 촬영하는 2년 여 시간 동안 길고도 짧게 많은 의도가 들어갔지만 그래도 그렇게만 살 수 있다면 그것은 참으로 행복한 삶일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그러면 나는 왜 그렇게 하지 못할까. 그것은 원래 나와 주인공의 성격이 다른 데 있으며 그 주인공에게 주어진 환경과 나의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똑 같이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좀 더 사람답게 살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사람 즉 부부간의 삶을 왜 그렇게 재미없게 왜 그렇게 힘들게 살아가는지 참으로 알 수 없는 노릇이다. 내가 조금 더 양보하면 아니 일부러 잘 해주면 좋을 텐데 하면서도 실제로 부딪치면 그렇게 하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기만 하다.
이미 죽고 없는 아이들의 옷을 사면서 오래 전에 죽어 이제는 그 당시 나이와 몸집도 아련한 상태에서 자식들을 생각하는 마음에 내 마음도 아프다. 이제 곧 죽을 때가 가까웠으니 먼저 간 자식들의 옷을 준비하면서 그때 이런 옷을 입히지 못한 것에 대한 미안함과 서러움에 눈물짓는 모습이 가슴에 와 닿는다. 이것이 바로 자식을 생각하는 부모의 마음일 것이다.
그런가 하면 남편이 죽으면 태우리라 마음 먹었던 옷을 죽기 전에 미리 태워 주면서 한꺼번에 태우면 옷이 무거워 못 입고 갈까봐 걱정된다는 것이나, 죽은 다음에 태워주면 죽어서 저승길로 갈 때에 좋은 옷을 입고 가지 못할까봐 미리 태워준다는 마음은 서로를 위하는 마음을 엿볼 수 있다.
보고 또 보아도 좋은 사람, 보고만 있어도 좋은 사람, 그 사람이 바로 부부인데 더욱이 남편은 부모가 없는 고아이기에 더욱 간절한 사람이 되었을 것이다. 그래서 더욱 더 감정을 담아 사랑했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부부애일 것이다. 원인이야 어찌 되었든 본인의 마음에서 우러나와 사랑한 것은 정말 숭고한 사랑이라 말할 수 있는 것이다.
이 영화를 보면서 많은 사람들이 울었다고 한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도 눈물이 맺힌다. 영화에서 느낄 수 없었던 새로운 면도 있다. 부부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영화로는 너무나 빨리 지나감으로 놓치기 쉬운 부분이지만 책에서는 천천히 음미하면서 읽으면 이내 감 잡을 수 있는 부분이다. 책은 이렇게 또 좋은 면을 보여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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